지오스톰 (Geostorm, 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딘 데블린 감독이 만든 재난 영화.

내용은 근미래 시대 기후 변화로 지구촌 곳곳에 지진, 홍수, 태풍, 폭염, 가뭄, 해일 등등 자연재해가 속출해 큰 위기에 빠지자 미국과 중국을 위시한 17개국 과학자들이 쉬지 않고 일을 해 기후 통제 방법을 찾아내고, 수천 개의 위성이 열, 압력, 수분 등 날씨 요소의 변화에 개별 대응하는 기후 변화 프로그램 ‘더치보이’를 개발하여 국제 우주 정거장의 관리 하에 두고 미국이 통제권을 쥐고 있다가, UN 결의에 따라 국제 관리 위원회로 통제권을 양도해야 할 시기가 오자 갑자기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겨 세계 각지에 재난이 발생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치보이 개발자인 제이크 로손이 우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타이틀인 지오스톰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자연재해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거대한 재난이 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어떤 현상의 정의가 아니라 코드 네임에 가깝다.

근데 그게 근본적인 문제가 됐다. 지오 스톰이 발생해서 세계 멸망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라, 지오 스톰이 발생하기 직전의 상황이 본편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즉, 지오 스톰이 현재 진행형이 아니란 말로 영화 거의 끝날 때쯤이 되어서야 지오 스톰이 가동되고, 주인공 일행이 그것을 막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그 때문에 본편은 주요 키워드가 ‘재난’이기는 하나, 핵심적인 내용은 재난이 아니다. 정확히, 재난을 둘러 싼 스릴러에 가깝다.

작중에서 더치 보이가 기후 변화 조정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이든 타겟팅해서 자연 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서 그 강대한 힘을 놓고 미국 정부의 음모론이 핵심적인 내용인 거다.

본편에 나오는 자연 재해 묘사는 상당히 스케일이 크고 위협적이지만 그 분량이 지극히 짧다. 재해별로 평균 5분도 채 안 된다.

‘이러이러한 위험이 있으니 어서 빨리 미국 정부의 음모를 밝혀내고 사건을 해결해!’ 라는 식으로,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재난 씬을 보여줘 위기감을 고조시킬 뿐. 재난 속에서 살아남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서 재난 영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다.

애초에 주인공 일행은 작중에서 벌어진 자연재해의 직접적인 타겟이 되지 않고, 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에 있으며 재해에 대한 소식을 TV 뉴스 보도로만 접하는 상황이라서 재난 영화의 주역으로서는 완전히 글러 먹었다.

그럼 스릴러로서 볼만하냐고 하냐면 그것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본작의 주인공은 로손 형제인데, 형 제이크 로손은 우주 정거장에서 스토리를 진행하고, 동생 맥스 로손은 지구의 미국에서 스토리를 진행한다. 문제는 각 형제의 파트로 번갈아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점이 분산되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있다.

스릴러로서 미지의 적과 사건의 흑막과 갈등, 대립을 통해서 긴장감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게 스킵되고. 단순히 주인공 형제가 이러이러한 위험에 처했다는 것 정도만 인식시켜 주고 대충 넘어가고 있다.

맥스의 지구 파트는 그래도 사건의 흑막이 밝혀지고 번개 치는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추격전이라도 벌어져서 최종 보스전이라도 치루지, 제이크의 우주 파트는 그런 것도 없다.

사고를 일으킨 원흉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다. 정체가 밝혀지기 무섭게 눈 깜짝할 사이에 퇴장해서 그렇다.

그게 제이크의 우주 파트가 클라이막스 시점에 본격 우주 재난물로 진행돼서 그렇다. 자폭 스위치 가동된 우주 정거장에서 여기저기 터지고 무너지고, 우주복 입은 주인공 제이크가 온갖 고생을 하면서 더치 보이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결국 핵심적인 내용은 우주 정거장에서 벌어진 사고라서 우주 재난물인데, 지구의 자연재해물로 과장해서 관객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비추천. 세계 전체 대상의 연쇄 재난에 기후 변화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의 힘으로 재난을 통제한다는 설정은 되게 거창하지만.. 본편 내용이 재난물이 아니라 미국 정보의 음모론을 다룬 스릴러고, 하이라이트에서도 지구의 재난보다 우주 정거장의 우주 재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줄거리와 소재를 보고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오는데다가, 우주, 지구 파트의 시점 분산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스릴러로서의 밀도가 떨어져 재난의 비주얼만 요란하지, 빛 좋은 개살구로 알맹이가 부실한 속 빈 강정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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