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마스터 (Timemaster.1995)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95년에 제임스 길켄호스 감독이 만든 SF 영화. 감독이 이전에 만든 1993년작 ‘지옥의 슬로터’ 때처럼 친아들인 제임스 카메론 길켄호스가 주인공 제스 역으로 나온다.

내용은 핵전쟁 이후 황폐화된 2007년의 미래 시대 때 거친 사막 지대에 살아남은 인류가 최후의 방어선을 치고 그 안에 살고 있는데, 거기서 아빠, 엄마, 여동생과 자신의 4가족으로 단란하게 살던 제스가 어느날 마적 떼의 출현에 맞춰 외계인의 공격을 받아 방어선이 뚫리고 부모님이 납치됐는데, 그게 실은 ‘엣지 오브 더 유니버스’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에 있는 ‘펠리세이즈 시티’에서 외계인들이 통칭 ‘어쓰(지구)’라고 불리는 가상체험 게임을 해서 지구의 역사가 바뀐 것이며 핵전쟁도 그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 제스 남매가 1996년 현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서니데일에 있는 고아원에서 지내게 됐다가, 외계인 ‘이사이아’로부터 차원이동 헬멧을 받아서 부모님을 구하고 핵전쟁을 막기 위해 시공을 초월하는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본작은 줄거리부터가 정리하기 힘든 만큼, 본편 스토리도 굉장히 난잡하다.

줄거리의 핵심적인 부분만 보면 제스가 시공을 초월하는 모험을 하면서 부모님을 구출하는 이야기인데, 그 모험의 과정이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관전자의 시점으로 지켜보는 경우가 더 많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스토리를 디테일하고 매끄럽지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감독이 각본 작업까지 맡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걸 다 우겨 넣었다는 점에 있다.

도입부에서 2007년 미래 시대 때 사막 지대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마적 떼와 집단 전투를 벌이는 것부터 시작해, 서부 시대로 건너가 소년 시절의 빌리 더 키드를 만나고, 현대 시대 때 고속도로 술집에서 폭주족과 엮이고, 다른 차원에서 가상 체험 게임을 하여 외계인을 설득하고, 평행 세계의 과거로 돌아가 핵전쟁 위기를 막는 것 등등. 온갖 것이 다 들어 있다.

옴니버스 스토리라고 하기 보다는 의식의 흐름 기법에 가까이 보일 정도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시공을 초월한 모험이라는 컨셉으로 커버할 수 없을 정도다.

포스터의 우주복 입고 파이팅 포즈 취하는 제스를 보면 우주여행이 주를 이룰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건 전혀 없다. 우주의 ‘우’자도 안 나온다. 작중에 우주복 입는 씬 자체가 없다.

외계인의 게임에 의해 지구 역사가 바뀌고 시공을 초월하는 모험이라는 설정은 되게 거창한 것에 비해 연출, 소품은 싸구려의 극치를 보여준다.

인류 최후의 방어선이란 게, 사막 한 가운데에 건물 간판 하나 중심으로 마을버스 몇 대랑 천막 몇 개 세워둔 채 바깥쪽에 골판지랑 고철을 쌓아서 띠를 두른 게 전부다. 판자촌 규모조차 되지 못하고, 아파트 단지 입구 앞에서 열리는 바자회 정도의 규모다.

시공 이동도 오토바이 헬멧 같은 거 하나 쓴 채, 벽의 일부가 무너져 구멍이 뚫리면 그 안에 들어가서, 무형의 공간에 둥둥 떠다니며 거품 속에 담긴 시공에 쏙 들어가는 것이라 엄청 구리다.

펠리세이즈 시티에서 벌어지는 어쓰 게임도, 명색이 가상체험 게임인데 캡슐에 들어가는 것도, 고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무슨 원형 건반 같은 고리형의 기기에 앉아서 건반 느낌의 키보드 두들기고, 아날로그 스틱 돌리면서 게임하는 것이라서 되게 조잡하다.

가상 게임 내용도 다소 황당하다. 설정은 지구의 역사를 바꾸는 것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서부극으로 시작하더니, 나중에 가면 갑자기 철봉 타고 체조하면서 체조+격투하는 해괴한 대전 액션과 스키 타고 내려가면서 기관총 사격을 하며 추격+총격전을 벌이는 것이라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철봉 격투 씬의 하이라이트는 두 사람이 같은 철봉 잡은 상태에서 철봉 체조하면서 옆 사람한테 발차기 날리며 싸우는 것, 스키 총격전의 하이라이트는 스키 점프 묘기를 부리며 기관총을 뚜르르 갈겨 상대를 해치우는 씬이다.

그게 멋진 장면이라 인상적인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너무 태연스럽게 묘사해서 기억에 남는 거다.

캐릭터 비중 배분을 논하기 전에 관계 설정부터가 너무 이상하다.

그게 평행 우주란 설정 하에 캐릭터 돌려막기를 해서 캐릭터 관계가 꼬인 거다.

예를 들어 제스의 아빠 조나단은 어쓰의 게임 속 캐릭터로 여러 시공에 등장하고, 제스의 엄마 이블린은 어쓰 게임의 게임 플레이어로 나오며, 제스의 여동생 베로니카는 아이 시절과 틴에이지 시절이 따로 있는데 후자는 현대 시대의 고속도로 폭주족 때 오토바이 타는 여장부로 나오고, 서부 시대 때 제스와 만난 후 썸을 타던 애니는 스토리상 아무런 비중도, 역할도 활약도 하지 않는데 그저 제스랑 썸을 탔다는 이유 하나로 제스 따라서 시공을 넘어간다.

무엇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해당 구간의 스토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스토리, 또 다음 스토리. 억지로 입에 쑤셔 넣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괜찮은 게 있다면 외계인의 가상 게임 어쓰의 시스템 설정이다. 후반부에 가서 체조 격투, 스키 추격전 같은 이상한 게 나와서 그렇지, 기본적인 게임 시스템이 1P와 2P의 대전 모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그게 역사 속 사건의 선역과 악역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거다.

이를 테면 서부 시대 때로 시뮬레이션하면 선역은 마을 보안관, 악역은 범죄자 악당으로 악당이 교수형에 처하는 상황에서, 1P, 2P가 각각 보안관과 악당 일행을 조정해서 그 사건 자체를 게임화하는 것이다.

결론은 미묘. 많은 내용을 깔끔하게 압축한 게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그때그때 쑤셔 넣고선 매끄럽게 풀어내지 못해 난잡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 시공이동을 가장한 엉망진창 캐릭터 관계, 거창한 설정에 비해 너무 싸구려 티나는 비주얼, 배경, 소품. 감독이 각본도 맡고 자기 자식들을 실명 그대로 출현시킨 자기만족 끝판왕적인 캐스팅 등등. 객관적으로 보면 망하는 게 당연한 졸작이지만, 너무 못 만들어서 ‘못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쯤되면 웃음으로 승화될 정도의 괴작이다. 의도하고 만든 건 아니겠지만 쌈마이한 맛이 있다는 거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비평가들에게 압도적인 혹평을 받았고, 로튼 토마토 청중 지수 0%를 기록했다.

덧붙여 본작은 제임스 길켄호스 감독의 영화사인 ‘샤피로-길켄호스 엔터테인먼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샤피로-길켄호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바스켓 케이스 시리즈’와 ‘프랑켄후커’, ‘매니악 캅’ 등등 저예산 B급 호러 영화를 주로 만들었고 액션 영화로는 대표작이 ‘롤프 룬드그웬’이 주연을 맡은 ‘레드 스콜피온’이다)

제임스 길켄호스 감독의 아들 제스 카메론 길켄호스가 배우로 출현한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다.

추가로 조연/단역 배우들이 꽤 낯익은 사람들이 많다.

우선 제시의 멘토 역할을 하는 ‘이사이아’ 배역을 맡은 배우는 ‘가라데 키드’의 사부님 ‘미야기 켄스케’로 친숙한 ‘팻 모리타’. WWF의 중계진이었던 ‘진 오클랜드’, WWF의 악역 매니저였던 ‘바비 히난’이 작중 게임 중계진인 밥&하워드 역할로 나오고, 게임 배팅 점원 역으로 나온 배우는 ‘폴터가이스트’의 영매 ‘탠지나 바론스’로 나왔던 ‘젤다 루빈스타인’이다.

거기다 서부 시대 출신으로 뜬금없는 히로인이 된 애니 배역을 맡은 배우는 한국에서는 올해 2018년 1월에 개봉 예정인 ‘올 더 머니(20170’에서 게일 해리스를 연기해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때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미셀 윌리엄스’다. 본작에는 16살 아역 배우 시절 때 출현한 것으로 첫 주연작이다. (이전에는 래시, 스피시즈에 조연/단역으로 출현했다. 스피시즈에서는 여자 외계인 ‘실’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마지막으로 본작에서 제스의 여동생 베로니카(어린 시절)로 출현한 배우는 제임스 길켄호스 감독의 딸인 베로니카 카메론 길켄호스다. 즉, 오빠랑 같이 남매가 동반출현한 것이다. 거기다 실명인 ‘제스’, ‘베로니카’ 이름 그대로 말이다.


덧글

  • 먹통XKim 2018/04/13 22:51 # 답글

    제임스 글리켄하우스(프로텍터라든지 솔저같은 영화 국내개봉당시 포스터와 비디오 이름) 마지막 영화였을걸요 이거?

    이 양반 왕금수저죠.....영화 제작도 스스로 하고 넘치는 돈으로 자유롭게 하던 양반...이래도 영화 제작일을 20년은 했으니 재미치곤 오래 했죠

    지금은 나이 칠순 되어가는데 이젠 화려하게 살더군요

    페라리 50대 이상 보유하고 특별 주문 페라리를 수십억 주고 주문하지 않나 ㅠ ㅠ...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ohaku3533&logNo=140126720919

    이 영화에 나온 아들과 딸도 잘 살겠죠....
  • 잠뿌리 2018/04/14 01:33 #

    네. 필모그래피상 마지막 작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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