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우주괴물 만나다 (Frankenstein Meets the Space Monster.1965) 2020년 전격 Z급 영화




1965년에 로버트 가프니 감독이 만든 SF 호러 영화.

내용은 화성에서 ‘마르쿠잔 공주’를 제외한 모든 여자들이 핵전쟁으로 사망해, 마루크잔 공주가 자신의 오른팔인 ‘나디르 박사’와 함께 화성인 남자들을 데리고, 화성인이 멸종되지 않으려고 종족 번식을 목표로 삼아서 지구를 침공해 지구상의 모든 여자들을 납치할 계획을 세웠는데.. 때마침 미국에서 ‘스틸 아담 박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우주 비행사인 ‘프랭크 사운더스’가 탑승한 우주 로켓을 발견하고선 지구에서 자신들의 우주선을 공격해 오는 걸로 착각해 격추시켜 푸에르토리코에 추락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미국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의 수도인 ‘산후안’에서 촬영됐다. 그래서 본제인 프랑켄슈타인 우주괴물 만나다 이외에 ‘화성의 푸에르토리코 공격’, ‘화성의 푸에르토리코 침공’, ‘산후안 작전’이란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제목에 분명 ‘프랑켄슈타인’이 들어갔지만, 실제로 프랑켄슈타인 시리즈가 아니고. 프랑켄슈타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프랑켄슈타인 박사, 크리쳐(일반적으로 알려진 프랑켄슈타인 괴물)이 전혀 등하지 않는다.

본작에서 프랑켄슈타인으로 설정된 건 프랭크 사운더스 대령이다. 작중 프랭크 사운더스 대령은 인간의 몸에 전자두뇌가 설치되어 있는 안드로이드다.

즉, SF물의 사이보그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고딕 호러의 프랑켄슈타인으로 재해석한 거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의 시체를 끼워 맞춘 플래쉬 골렘인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를 사이보그로 치환한 것이다.

일단, ‘프랑켄슈타인’이 호러물이라서 호러의 색체를 넣기 위해 그냥 멀쩡한 사이보그로 등장시킨 것이 아니라. 작중 화성인에게 레이져 총을 맞아서 얼굴의 절반이 흉하게 변한 사이보그로 묘사하고 있다.

정확히는, 레이져 총에 맞은 얼굴의 반쪽 머리털이 날아가고 피부가 녹아서 얼굴 안쪽에 박아 놓은 메인보드 기판의 윤곽이 드러난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게 그 묘사다. 보통, 인간의 탈을 쓴 사이보그하면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되고, 흔히 인간의 피부 안에 기계 해골의 틀을 갖춘 모습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작은 그보다 수십 년 전 앞서 나왔기에 사람의 피부에 기계의 흔적이 드러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아마도 이건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쳐가 가진 흉측한 외모 이미지를 구현화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 같다)

거기다 전자두뇌도 말이 좋아 전자두뇌지, 기계로 만든 두뇌가 아니라 그냥 사람 두뇌 반쪽에 남은 반쪽 안에 기계 부품을 넣은 것으로 묘사해서 되게 조잡하고 그로테스크하다. 정확히, 어떤 느낌이냐면 인간의 뇌 반쪽 자리를 비워 놓고 그 안에 컴퓨터 메인 보드를 쑤셔 박은 형상이다.

본작의 제목만 보면 프랑켄슈타인과 우주 괴물이 박터지게 싸울 것 같지만.. 실제로 본편 스토리는 사고를 당해 얼굴 반쪽이 망가지고 제어 시스템이 마땅히 없어 폭주하여 사람들을 무참히 해치는 프랭크 대령과 지구인 여자들을 납치하고 남자들을 레이저 총으로 쏴죽이며 침략 행위를 하는 화성인이 펼치는 재난물에 가깝다.

쉽게 말해 프랑켄슈타인의 폭주. 화성인의 지구 침공. 이 두 가지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다.

스토리 초반부부터 중반부까지는 폭주한 프랭크 대령이 사고치는 것, 중반부부터 후반부까지는 화성인의 지구 침공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지구인이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쓸데 없이 스케일은 커서 미군이 헬리콥터, 전투기, 탱크 부대를 파견해 우주선을 공격한다.

근데 그것도 출격하는 장면만 지겹게 보여주다가,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씬은 극 후반부에 짧게 나와서 되게 싱겁다.

화성인의 우주선 자체도 5평 남짓한 원룸 사이즈로 조종실과 1인실 크기의 감옥만 화면에 보여준다. 우주선 밖에서는 미군의 기갑 부대가 출동해 공습을 해오는데, 정작 우주인은 조막만한 우주선 하나로 버티니 뭔가 괴리감이 크다.

화성인 묘사도 대머리에 뾰족귀를 제외하면 인간하고 다를 게 없고. 나디르 박사를 제외한 화성인 군인의 디폴트 복장이 지구 인류의 우주복이라서 헬멧 쓰고 있으면 화성인인지 전혀 모를 이미지다.

근데 작중 유일한 화성인 여성인 마르쿠잔 공주는 또 판타지 공주 같은 복색을 하고 나와서 화성인 남자들과 전혀 달라 이질감이 크다. (완전 생긴 게 마블 코믹스의 스칼렛 위치 스타일이다)

영화 전반부에 폭주해서 사고치는 프랑켄슈타인(프랭크 대령)이 화성인과 싸워서 지구를 구하는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도 무리수가 큰 것 같다.

타이틀의 우주괴물은 작중 화성인이 데리고 온 방사능 흉터가 있는 돌연변이 괴물 ‘멀(Mull)’인데 드래곤볼 ‘피콜로’의 촉수 더듬이에 들창코를 가진 얼굴과 스타워즈의 ‘츄바카’ 같은 털복숭이 몸을 가진 인간형 괴물로 프랭크 대령과의 일 대 일 싸움은 영화 끝나기 약 5분 전에 벌어진다.

우주선 파괴 엔딩과 남녀 주인공의 스쿠터 데이트를 다룬 엔딩 스텝롤도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실제 싸움은 5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냥 서로 목 조르고, 주먹으로 툭툭 치고. 그게 싸움의 전부라서 엄청나게 시시하다.

핵전쟁으로 화성인 여자가 공주 하나 빼고 전멸해서, 화성인 종족 번식을 위해 지구 여자를 납치한다는 설정도 다소 황당한데. 그 납치 스케일도 그냥 별장 수영장에서 파티하는 곳 급습해서 파티에 참가한 수영복 입은 여자들 데리고 오는 게 전부라서 스케일적인 부분에서 싼티의 끝을 보여준다.

결론은 비추천. 설정은 거창하지만 비주얼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주요 설정이 너무 황당하며, SF물의 사이보그를 고딕 호러의 프랑켄슈타인과 접목시킨 게 전혀 어울리지 않아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그냥 이상하게 보이기만 하며, 프랑켄슈타인과 우주 괴물의 대결을 부각시킨 제목과 달리 실제 본편에선 영화 끝나기 5분 전에 나와서 그 5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싸우는 게 나와서 보는 사람 뒤통수를 치기까지 하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4년에 나온 DVD 다큐멘터리 ‘최악의 영화 50편(The 50 Worst Movies)’에서 7위를 차지했다.

덧붙여 본작에서 우주 로켓 발사, 미군 기갑 부대 출동 장면은 직접 촬영한 게 아니라. 이미 촬영되어 있는 영상 아카이브를 가져다 쓴 거다. 그래서 미군 부대 출동 씬에서 미군 마크가 박힌 복엽기, 최신예 전투기, 헬리콥터가 활동 연대를 무시하고 튀어 나온다.



덧글

  • 고지식한 맘모스 2018/01/19 06:11 #

    이글루스 회원이 아니라서 오랫동안 눈팅만 하다가 가입하여 댓글 답니다. 올려주신 b급 영화 몇 편 찾아서 보았는데 좀 괜찮다 싶은 것도 안습이 이루 말할 수 없고 괴롭더군요. ㅜㅜ 어떻게 이런 살인적인 작품들을 참고 보시는지 실로 존경스럽습니다.
  • 잠뿌리 2018/01/19 16:29 #

    이제는 일상이라서 익숙해졌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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