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황비홍 철계투오공(黃飛鴻 鐵鷄鬪蜈蚣.1995)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3년에 홍콩에서 이연걸 주연에 왕정, 원화평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1995년에 Gamebox에서 MS-DOS용으로 만든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 한국에서 수입되어 정식 발매했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해 청나라 시대 때 황비홍이 인신매매를 하는 의화단을 박살내는 이야기다.

보통, 게임박스하면 대만 게임의 한국 유통사 중 하나로 흔히 알려져 있는데 본작은 아예 게임박스 자체 개발 게임이다. 게임박스에서 만든 단 2개뿐인 게임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종극임무Z(終極任務Z)’다)

본래 원작 영화 제목의 철계투오공은 철계(쇠닭)과 오공(지네)의 투(싸움)을 다룬 것으로 작중 극 후반부에 쇠부리 투구, 방패x2, 쇠발톱 신발 셋트의 쇠닭 분장을 한 황비홍이 지네탈을 쓴 천총대인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에서 유래됐다.

근데 사실 게임에서는 그게 전혀 재현되지 않고, 그냥 황비홍 혼자 달랑 나와서 의화단 악당들을 때려잡는 내용이 됐다.

오프닝 없이 바로 타이틀 화면으로 넘어오고, 메인 모드에 텍스트가 로딩씬 이외에는 단 한 글자도 나오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는 스토리 자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배경이 마을 거리에서 인신매매 당한 여자들이 갇혀 있는 감옥과 의화단 소굴로 쭉 이어지는 걸 보면 스토리의 기본 줄기는 영화 원작을 따라가고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게임 조작 키는 숫자 방향키 8246(상하좌우) 이동에, SPACE바(공격), SHFIT(점프), ENTER(특수 공격), CTRL+SPACE바(특수 공격 2), ALT+SPACE바(특수 공격 3), CTRL+ALT(특수 공격 4)이다.

즉, 방향키 이외에 SPACE바, SHFIT, CTRL, ALT, ENTER키를 전부 사용하는 것으로 꽤 다채로운 액션이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좀 애매하다.

우선 SPACE바를 누르면 나가는 기본 공격이 손가락 끝으로 찌르는 사권인데, 이게 파이날 파이트나 더블 드래곤 같은 일반적인 벨트 스크롤 게임처럼 연속 콤보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키 누를 때마다 단타로 한 번에 한 대씩 툭툭 치는 수준이라서 타격감도 나쁘고 성능도 안 좋다.

한 대 쳤을 때 상대가 경직되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거리 차이가 생겨 공격이 닿지 않으면 역습 당하기 십상이다.

황비홍이 뜬금없이 왜 사권을 쓰냐?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게 나름대로 원작을 재현한 거다. 원작에서 황비홍이 천총대인과 일 대 일 승부를 벌일 때 취권을 사용하는데 그때 손가락 끝으로 툭 찌르는 권법을 선보이는데 그걸 재현한 것 같다.

ENTER키를 누르면 나가는 기술은 파이날 파이트의 메가 크래쉬 같이 생명력을 소모하는 특수 기술이다. 황비홍 전매특허 기술인 ‘불산무영각’으로 전방을 향해 뛰어오르며 연속 발차기를 날리는 돌진기다.

무적기에 범위/다운 공격 효과가 있어 적이 우르르 몰려와도 전부 쳐 날릴 수 있다. 다만, 위력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문자 그대로 위기 회피용 정도로만 쓰인다.

CTRL+SPACE바를 누르면 나가는 특수 기술도 불산무영각처럼 생명력을 소모하는 기술인데.. 정말 뜬금없게도 장풍을 쏜다. 포즈는 쌍장파인데 나가는 기탄은 스트리트 파이터 1의 파동권 같은 느낌을 주는 원거리 공격이다.

원거리 공격이라 쓰임새가 있긴 하나, 생명력 소모 기술이라 남발할 수는 없다. (근데 대체 왜 황비홍이 장풍을 쏘는 걸까?)

ALT+SPACE바를 누르면 나가는 특수 기술은 손등으로 2회 타격하는 공격이다. 이건 생명력을 소모하지 않는 기술인데 성능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일반 공격과 따로 나누어 놓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일반 공격의 콤보로 연결시켰으면 자연스러웠을 텐데, 키 2개를 동시에 누르면서까지 사용하기에는 번거로운 기술이다.

SHIFT를 누르면 점프를 하긴 하는데, 문제는 점프 공격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거다. 점프를 해서 뛰어 넘는 낭떠러지 구간 같은 것도 없는데 공격도 못할 거면 왜 점프 기능을 넣은 건지 알 수가 없다.

근접 잡기 기술 같은 것도 일절 없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기술이 있다면 CTRL+ALT키를 동시에 누르면 나가는 특수 기술인데, 해당키를 누르면 갑자기 영화 원작에 장민이 배역을 맡은 철연아의 실사 썸네일과 짧은 음성이 나오더니. NPC 캐릭터로 등장해서 CPU가 조종해 자동으로 움직여 비수를 던지면서 일정 시간 동안 보조 공격을 해준다.

NPC 캐릭터를 불러내 도움을 받는 걸 보면 세가의 ‘베어너클 1’이 생각나는데 실제론 그쪽의 경찰 로켓 런쳐 지원 기능보다는, 캡콤의 ‘천지를 먹다 1’에 나왔던 원호 공격으로 불러내는 부장 기능에 가깝다. (부장을 불러내 일정 시간 동안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적을 공격하는 지원 기능이다)

헌데 작중 철연아는 반응이 한 박자 느려서 운이 나쁘면 호출 시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시간 됐을 때 사라지고, 운이 좋아서 공격 포인트를 잘 잡으면 제자리에 서서 말뚝 딜을 날리듯 비수를 난사해 큰 도움을 준다.

철연아 호출은 황비홍의 얼굴로 표시되는 잔기 바로 밑에 철연아 얼굴로 표기되는데. 이게 슈팅 게임의 잔기/폭탄 같은 느낌을 준다.

전반적인 키 배치가 이상하고 점프 공격/잡기 공격이 없어서 기술 지원이 부실한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스테이지 구성이 빈약하다는 거다.

기존의 벨트 스크롤 게임은 보통 게임을 진행하면서 배경 스테이지가 쭉 하나로 이어지는 반면. 본작은 같은 배경에 똑같은 적을 쓰러트리는 걸 반복하다가 서너번 정도 횟수를 채우면 배경이 바뀌는 방식이다.

거기다 스테이지 끝에 보스가 나오는 게 아니라, 화면상의 자코를 전부 쓰러트리면 특수 기술을 쓰는 자코가 등장하는데 그것마저 해치우면 화면이 점멸됐다가 로딩 메시지 후 다시 켜졌을 때 배경/적이 리셋되어 다시 싸우는 걸 반복하는 것이라 정말 엄청 지루하다.

적 자코가 기술은 각자 하나씩 밖에 없어 공격 패턴이 굉장히 단조로운데, 머리 숫자만 많아서 인력으로 밀어 붙이는데. 플레이어 캐릭터인 황비홍은 기술이 시원치 않아서 대응하기가 어려우니 플레이의 쾌적함이 없다.

유일한 희망은 매 스테이지에 도자기나 통나무, 바위 같은 구조물이 나오는데. 그걸 파괴하면 아이템이 드랍된다는 거다.

스코어(점수) 아이템은 쓸데없지만, 잔기 UP, 폭탄 UP, 생명력 회복 등의 아이템 등은 유용하다.

음악은 타이틀 화면에서 황비홍 시리즈 주제가인 ‘남아당자강’이 흘러나오긴 하나, 정작 게임 본편 시작한 이후에는 BGM이 없고, 황비홍의 기합 소리나 기술명 외치는 소리와 피격시 적 자코의 비명 소리만 요란하게 들릴 뿐이다. (차라리 타격음이라도 찰지게 넣었다면 좀 나았을 텐데 그런 걸 기대하는 게 사치였다)

결론은 비추천. 대만 게임 중에 무협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 주로 롤플레잉, 어드벤처로 많이 나와서 액션으로 나온 건 보기 드문데 그게 또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이란 게 유니크한 구석이 있지만.. 게임 키 배치가 이상하고, 플레이어 캐릭터 성능이 안 좋은 것에 비해 적 자코의 수가 너무 많아 플레이의 쾌적함이 떨어지며, 같은 배경에 똑같은 적을 쓰러트리는 걸 반복해야 겨우 스테이지가 넘어가는 구조가 답답하기 짝이 없어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의 기본도 지키지 못한 작품이다.


덧글

  • 블랙하트 2018/01/13 14:18 # 답글

    잡지 광고로만 보고 게임잡지에 공략이 나오거나 한적은 없어서 어떤 게임인지 알수 없었는데 이제 실체를 알겠군요.
  • 잠뿌리 2018/01/13 19:53 #

    잡지 광고로 많이 접하긴 했었는데 공략이 없었던 게 의외지만, 공략이 실리지 않을 만한 게임이긴 합니다. 쿠소 게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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