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Coco, 2017) 2018년 개봉 영화




2017년에 디즈니/픽사에서 리 언크리치 감독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미국 현지에서는 2017년 11월에 개봉했는데 한국에서는 2018년 1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멕시코 산타 세실리아에서 증조모 때부터 대대로 구두 제조업을 가업으로 해온 리베라 집안에서, 증조부가 음악을 한다고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음악이 금지됐는데, 집안의 장손인 미구엘 리베라는 기타 뮤지션을 꿈꾸고 있고 과거의 대가수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스를 동경하면서 남몰래 기타를 독학으로 배우던 중. 조상님에게 제사를 올리는 ‘죽은 자’의 날 때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살아있는 인간의 몸으로 죽은 자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꿈을 쫓는 주인공과 그 꿈을 반대하는 가족의 대립 속에서 꿈과 가족.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결국 기승전가족으로 끝나는 구조가 딱 디즈니 스타일이다.

하지만 작품의 주요 배경이 멕시코인데. 디즈니/픽사 작품 중에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것은 본작이 처음이며, 거기다 메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게 과거, 현대, 미래, 동화 속 세계가 아니라 무려 ‘사후세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본작의 시간대인 ‘죽은 자의 날’은 멕시코 고유 명절로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열리는 행사로 세상을 떠난 조상과 가족의 제사를 지내며 추모하는 날이다.

본작은 죽은 자의 날에 이승에 돌아오거나, 혹은 저승에서 머무르는 망자들의 세계를 멕시코의 라틴 테이스트를 듬뿍 끼얹어 유쾌 발랄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후세계라는 말만 들으면 되게 음침하고 무서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게 묘사하고 있어서 진짜 이건 난생 처음 보는 해석이다.

천국, 지옥, 연옥 같은 종교적 색체가 일절 들어가지 않고 문자 그대로의 죽은 자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승의 인간과 달리 망자들은 해골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승만큼 발전되고 체계화된 시스템에 따라서 도시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망자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망자들이 살아가는 사후세계의 비주얼이 화려하고 흥겨워서 사후세계란 말 자체가 가진 저승에 대한 편견을 깨고도 남는다.

이승의 사람들이 죽은 자를 기억하고 사진을 제단에 올려줘야 망자가 죽은 자의 날 꽃길을 건너 이승에 갈 수 있다는 설정과 살아있는 인간인 주인공이 죽은 자의 날이 다 지나기 전에 친족에게 축복을 받아야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이 본편 스토리의 코어 역할을 하고 있어서 달성해야 할 목표와 제한이 명확하기 때문에 스토리가 늘어지는 일 없이 쭉쭉 진도를 나가면서 나름대로 긴박감이 넘친다.

근데 사실 가장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가족 드라마가 주는 감동이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가족애와 그리움이란 테마로 한데 묶어서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감동의 일격이 눈물을 적시게 만든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중에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게 업, 토이 스토리 3인데 여기에 본작 코코까지 더해져 디즈니/픽사표 최루계 애니 트로이카를 달성한 것이다!

본작의 제목인 ‘코코’와 작중 가장 중요한 노래인 ‘리멤버 미’에 담긴 본뜻이 밝혀지는 후반부가 폭풍 눈물 구간이다.

음악은 멕시코 라틴 문화 특유의 흥이 넘쳐흘러서 상당히 좋은데, 그렇다고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뜬금없이 노래 부르면서 군중들이 튀어나와 군무를 추는 뮤지컬 스타일은 또 아니다.

주인공 자체가 기타 뮤지션의 꿈을 꾸는 소년이라 본편 스토리와 연결성이 매우 강하다. 음악으로 인해 갈등이 벌어지고, 심화되고, 해결돼서 본편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로 나온다. 본 작품 자체가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주인공 미구엘과 헥터를 비롯한 주요 캐릭터는 텍스트적인 설정만 보면 사실 그렇게 개성이 뛰어난 것도,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초능력도, 마법도 사용하지 못한다.

그게 어찌 보면 되게 소시민적인데 스토리 본편에서 펼치는 모험과 가족애의 완성을 보고 있으면 정감이 가고 친근한 캐릭터로서 매력을 어필한다. 소시민적인 캐릭터들이라 오히려 더 가슴에 와 닿는 구석이 있다.

결론은 추천작.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사에 최초로 멕시코, 사후세계 배경이 나와서 세계관이 독창적이고, 사후세계가 가진 편견을 깨트린 화려한 비주얼과 흥겨운 음악에 가슴 뭉클한 가족 드라마가 더해져 재미와 개성과 함께 완성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명작.

2018년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아무래도 픽사가 평정한 것 같다. 올해에 과연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이 작품을 넘어설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여담이지만 쿠키 영상이 없는 건 조금 아쉽지만, 그 대신 영화 본편 시작 전에 나오는 단편 애니메이션 ‘올라프의 겨울 왕국 어드벤처’가 꽤 볼만하고 분량도 길다. 약 20여분 가량 돼서 처음에는 ‘코코’가 아니라 ‘겨울왕국 2’ 보러 온 줄 알았다.

덧붙여 본작은 제 75회 골든 글로브상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덧글

  • Arcturus 2018/01/12 01:23 # 답글

    오늘 2회차 관람했는데 보면 볼수록 대단한 작품입니다:)
  • 잠뿌리 2018/01/12 23:09 #

    저도 2회차 볼까 생각 중입니다. 1회차는 자막으로 봐서 2회차는 더빙으로 볼까 고민 중이지요.
  • 2018/01/12 13: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1/12 23: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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