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7년 12월에서 올해 2018년 1월에 거쳐 구입하고 조립해서 완성한 구판 & 무등급 건프라 모음.

구판 건프라 '비그로'. 가격은 3000원. 12월 겨울 행사 할인으로 2700원에 구입. 크기는 1/550 스케일.
약력은 지온 공국 우주군이 운용한 고기동 우주전용 모빌 아머.

비그로의 핵심 파츠는 양팔의 클로 암인데 구판 건프라라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파츠를 결합하는 건 물론이고, 홈에 끼우는 것 조차 어려워서 몸통은 물론이고 클로 암까지 접착제를 발라 겨우 조립.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진동에도 팔이 흔들흔들거리다가, 클로우암이 몇번이나 빠져서 그때마다 접착제를 바르느라 고생했다.
예비 파츠는 저 주둥이 입인데.. 주둥이 열린 버전. 닫힌 버전 두 가지가 있지만, 앞서 말했듯 구판 건프라라 파츠 결합시 접착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끝까지 가야 한다. 즉, 한 번 파츠를 결합시키면 나중에 분리해서 다른 파츠를 낄 수 없다는 거. (여기서 첫번째 씨바!)

구판 건프라 '엘메즈.' 가격은 3000원. 12월 겨울 행사 할인으로 2700원에 구입. 크기는 1/550 스케일.
약력은 1년 전쟁 당시 제작된 최초의 완전한 뉴타입 전용기라고 쓰고, 우주세기 때 샤아와 아무로의 우주를 넘나드는 치정극의 핵심 인물이었던 라라아 슨의 탑승 기체.
여자 친구가 에르메스라고 불러달라며 에르메스 백 사달라는 암시를 할 때, 이거 사주면 불꽃 싸다구 맞을 수도 있다.

겉으로 보면 상당히 때깔 좋게 나온 것 같지만.. 밑을 바치는 보조 바퀴가 열린 해치 안쪽 홈에 끼우는 방식이라, 이것도 역시 접착제 사용이 필수고. 해치를 닫는 것과 해치 열고 바퀴 꽂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거기다 주요 무기인 비트는 꽂아 놓는 곳이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바닥에 늘어 놓는 장식용인데 쓸데 없이 갯수가 많다.
그밖에 초미니 사이즈의 샤아 전용 겔구그가 들어 있다.
사실 엘메즈 자체는 조립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 그 겔구그 조립하는데 2시간 넘게 걸렸다.
그게 엘메즈 자체가 1/550 사이즈라 겔구그는 그보다 한참 작아 초 미니 사이즈인데, 일체형으로 들어있는 게 아니라 꼴에 그것도 건프라라고 접착제 붙여서 조립하는 파츠로 들어 있어서. 안 그래도 존나게 작은데 그 미친 '샤아 전용기' 뿔이 과장이 아니고, 손톱에 때만한 사이즈라서 그거 하나 붙일려고 개고생했다.
겔구그가 오른손을 든 포즈를 취한 게, 겔구그가 엘메즈 꼬랑지를 손에 잡고 날아가는 걸 재현한 것 같은데..
겔구그도 접착제를 써야 조립이 되는 관계로 팔의 방향도 한번 정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구조라서 저렇게 했다.
근데 그렇다고 엘메즈 꼬랑지에 접착제 바르고 겔구그 붙이는 건 너무 볼썽사나워서 한참 고민하다가 그만뒀다.

구판 건프라 '앗잠' 가격은 4000원. 12월 행사로 3600원에 구입. 크기는 1/550 스케일
약력은 지온 공국이 만든 극초기형 모빌 아머.

4개의 다리를 조립할 때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 조립하는데는 별로 시간이 안 걸렸다. 다리가 4개나 되는데 다리 접합부가 흔들흔들거려서 바닥을 딛고 설 때 불안정하다. 그래도 후술할 빅잠보다는 더 안정적이다.
탱크, 포대, 폭탄, 건담 등등 뭔가 쓸데 없이 많이 들었는데 건담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나마 조립이 쉬웠다.

구판 건프라 '빅잠'. 가격은 4000원. 12월 행사로 3600원에 구입. 크기는 1/550 스케일
약력은 자비 4남매의 둘째 '도즐 자비'가 탑승한 MA.

겉보기에는 그럴듯 하지만, 실제로는 '아오 씨바(두번째), 미친 게 껍데기!'
비그로는 받침대가 있고, 엘메즈는 평평한 배와 보조 바퀴, 앗잠은 다리가 4개라도 있지, 빅잠은 다리 2개 밖에 없는데 이게 보기와 다르게 굉장히 부실해서 미친 게 딱지 몸통을 감당하지 못한다.
즉, 똑바로 선 자세를 취할 수 없다는 거. 두 다리 중 어느 쪽이 됐던 한 쪽을 앞으로 좀 땡겨야 설 수 있다.
이게 원형 몸통을 지탱할 유일한 다리가, 무릎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접합 부분이 파츠 결합의 조립이 아니라.. 그냥 접착제를 발라 이어 붙이는 방식이라 부실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설상가상으로 게 딱지 몸통도 파츠가 위 아래로 딱, 달라 붙는 게 아니라 위, 아래 사이의 중간에 오돌톨톨한 눈 집어 넣는답시고 굽은 띠 같은 파츠를 넣고 접착제를 발라 붙이는 방식이라서 내구력이 엄청나게 약하다.
내구력의 약한 게 어느 정도냐면 바닥에 살짝 떨어진 순간 그렇게 접착제를 쳐 발렀던 게 딱지랑 발바닥이 단번에 분리될 정도다.
안정성과 내구력이 부실해도 너무 부실해서 구판 건프라 중에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구판 건프라 '브라우 브로'. 가격은 7000원. 12월 행사로 6300원에 구입. 크기는 1/550 스케일.
약력은 최초로 사이코뮤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무기가 탑재된 소헝 전함 크기의 모빌 아머.

1/550 스케일인데도 불구하고, 사이즈가 상당히 크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도 다른 1/550 스케일 구판 건프라의 2배다.
파츠는 되게 단순해서 조립하기 쉬운데, 아무리 적 기체라고 해도 생긴 게 너무 못 생겨서 진짜 인기 없을 것 같다.
특이한 건 검은 철사 같은 게 들어있다는 건데 그게 상하좌우 끝에 달린 메가 입자포와 연결해서 원작의 와이어를 재현했다는 거다.
근데 그 철사가 메가 입자포 파츠 하나당 하나씩 들어있는 게 아니라 그냥 길쭉한 거 하나 들어서 일일이 끊어서 써야 된다는 것과 파츠 안에 낀 철사를, 몸통의 연결 부위에 나 있는 홈(구멍)에 무작정 쑤셔 넣는 구조라서 뭔가 좀 이상하다.
길다란 목 파츠도 따로 있는데 그걸 사용하려면 해당 부위의 메가 입자포 파츠에 와이어(철사)를 넣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것도 역시 구판 건프라의 '한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어' 구조를 따르고 있다. (세번째 씨바!)

무등급 건프라 '사이코뮤 고기동 테스트 자쿠'. 가격은 6000원. 12월 행사로 5400원에 구입. 크기는 1/144 스케일
약력은 사이코뮤 운용 테스트를 하기 위해 시험용으로 만들어진 자쿠.

지옥 같은 1/550 스케일을 벗어나 1/144 스케일로 들어가니 매우 좋았지만.. 이것 역시 옛날 건프라라 접착제 사용이 필수인 건 변함이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구조 자체는 멀쩡해서 크게 스트레스 받는 일 없이 조립했다.
머리, 몸통, 팔 등 상체까지는 조립이 간단한데 문제는 다리.. 다리 조립이 존나 번거롭다.
4개의 보조 발이 달린 다리라니 진짜 미친 다리..
왜 지옹에 다리를 안 달았는지 알 것 같다.
아오, 지온 이 새끼들 센스가 왜 이럴까.
제발 좀 정상적으로 만들라고! 이러니까 연방군한테 털리지!!
다리 디자인이 해괴한 걸 제외하면, 제품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스티커 씰이 없다는 거. 스티커 씰이 없고, 스티커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오려서 접착제로 붙이는 구조라서 되게 엉성하다.
자쿠 특유의 분홍색 소시지 눈은 별 위화감 없이 붙였지만, 테스트 2호기라 유난히 2를 강조한 씰은 종이 붙인 거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구리다..
근데 그나마 저건 양반이지. 기체 곳곳에 점 같이 새겨진 부분에, 진짜 컬러 점을 오려서 붙여야 되는 조립 구간이 있어서 그건 포기했다.

아무튼 이걸로 구판 & 무등급 건프라 조립 완료! 단체샷!
새삼스럽지만, 건프라 싸다고 막 사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가격이 싸면 싼 이유가 있다.
거기다 접착제 사용이 필수인 건프라는 절대 피해야 되는 것 같다. 너무 스트레스 받아..
이건 뭐, 건프라 만들고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수준이다.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그거네. 내 씨바 이런 X 같은 건프라도 조립해봤는데 어떤 X 같은 일을 당해도 눈 하나 깜짝할까 보냐!
...
본의 아니게 심신수양이 됐다.
P.S:
참고로 1/550 스케일 구판 건프라에 동봉된 초미니 건담 사이즈가 실제로 어느 정도냐면..

일반 SD 건담과 비교하면 이 정도다.
저거 나름대로 초기 우주세기 건담 V작전 삼총사인데, 건캐논과 건탱크 사이에 낀 저 RX-78 건담 보이시는가.

근접샷으로 보면 '그래도 그렇게 작지는 않네'라고 할 수 있으니, 약간 멀리서 '네오지옹'을 찬조출현시켜 비교해보면 사이즈가 제대로 보인다.

네오지옹과 나란히 놓고 투샷.
진짜 존나게, 존나게 작다고 저거! 괜히 초미니 건담이 아니다. 손톱의 때만한 사이즈의 파츠를 접착제 발라서 붙이는 작업은 진짜 고역이었다. (마지막 네번째 씨바!)
덧글
하나 미데아의 경우 구판 밖에 없다는 것이 함정카드인지라 선택지가 없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구판 사라미스 순양함의 경우에는 제타건담 버전으로 개조한 작례들을 구글검색으로 본적이 있었는데 진짜 감탄사가 나오더군요
사람들이 매니아가 되는듯
뻔하지 "중독의 늪"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