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신역습 (大魔神逆襲.1966)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66년에 다이에이에서 모리 카즈오 감독이 만든 대마신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최종작.

내용은 전국 시대 때, 우류 마을의 무장 아라카와 히다노카미가 이웃 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화약 무기를 만들려고 산에 나무를 하러 온 인근 주민들을 잡아와 유황 채집과 화약 제조의 강제 노동을 부과하는데, 그 화약 공방에서 간신히 도망친 주민 한 명이 마을로 돌아가 강제 노역 사실을 알리고 숨을 거두자, 다이사쿠, 킨타, 츠루키치, 스기타츠 등 4명의 어린 아이들이 잡혀간 어른들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금족 지역의 산에 올라가 지옥 계곡을 넘어 화약 공방을 향해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모리 카즈오 감독이 ‘여자와 남자는 재미없고 아이가 좋으니까 아이를 주역으로 한 이야기로 하자!’고 방향성을 잡아서 아이들이 주역이고, 어린 소년의 순수한 신앙심이 대마신이 움직이는 트리거 역할을 하고 있다.

주역은 어른들이고, 어린 아이는 단역으로만 나왔던 시리즈 이전 작과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주/무사가 폭정을 펼치며 양민들을 강제 노역시키고, 이에 분노한 대마신이 다 때려 부수는 내용은 시리즈 이전 작과 동일해서 스토리 자체는 원패턴화됐다.

인간들의 헛된 저항 끝에, 영주가 대마신에게 사로잡혀 끔살 당한 이후. 양민들의 기도를 받으며, 분노를 누그러트리고 무신으로 변화하여 사라지는 것 역시 동일하다.

그나마 시리즈 초기작은 다이에이가 시대극의 본고장으로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멋들어진 시대극 세트장을 만들고 거기서 특촬물을 찍어 특색이라도 있었는데. 본작의 무대는 야외 비중이 더 크고, 대마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극 후반부도 사실 마을이 배경이 아니라 금족 지역의 산과 노역이 벌어지는 광산 등의 야외가 주요 배경이기 때문에 시대극으로서 배경의 밀도가 이전 작에 비해 떨어진다.

게다가 항상 가장 나중에 등장하는 대마신도, 본작에서는 영화 끝나기 약 10여분 전에 나타나 안 그래도 짧은 등장씬이 더 짧아졌다.

사실 본작은 대마신이 스토리의 중심이 아니라 스토리 바깥에 있다.

시리즈 초기작은 최소한 주요 배경 중 하나가 대마신상이 있는 마신의 산이고. 나쁜 짓 하면 대마신이 분노하여 벌을 내릴 것이란 경고를 수시로 하는데 인간 악당들이 들은 척도 하지 않아서 대마신의 분노 폭발을 암시하는 반면. 본작은 그냥 아이 넷이 산에 올라 대마신상에게 절을 하며 기도를 올린 이후에 쭉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를 그리다가 영화 거의 끝날 때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제 몸을 던져 기도를 한 끝에 대마신에 그에 응답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바뀌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서의 성격이 더 강해졌다.

아이들이 주역이라고는 하나, 아이들의 모험 이야기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이 산길을 오르고, 암벽등반하고, 도끼로 나무 잘라서 나무다리 만들어 계곡 건너고, 나무 잘라서 뗏목 만들어 강을 건너고, 눈 내리는 설산길에 오르는 것 등등. 산 넘고 물 건너 다리 지나는 모험을 이어 간다.

목표가 잡혀간 마을 사람들을 구하는 것인데 사실 아이들에게 아무런 힘도 없고 믿을 건 대마신에게 기도하는 것 밖에 없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여행에 포커스를 맞춘 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행하는 부분만 따로 놓고 보면 아이들용 모험물이란 건 알겠는데, 무사 집단에 붙잡혀 강제 노역에 시달리는 어른들을 구하러 간다는 목표를 나란히 두고 보면 전혀 매치가 안 된다는 거다.

실제로 아이들이 어떤 소년 영웅적인 활약을 해서 마을 어른들을 구하는 거라면 또 모를까, 목표 지점인 화약 공방에 다 다르기도 전에 설산 지역에서 얼어 죽을 뻔 하다가, 어차피 죽을 거 셀프 인신 공양으로 대마신을 깨우는 전개로 이어져서 스토리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노래방으로 비유하자면 꼭 노래를 불러야 할 중요 파트에서 간주 점프를 한 느낌이다.

여행의 목표도 애매하고, 여행의 목표를 달성한 것도 아닌 상황에 중도 하차 위기에서 대뜸 대마신 강림이란 결과를 나온 거라 납득이 안 간다.

무사에 의해 핍박 받고 탈주 시도가 실패로 끝아 유황 온천에 빠져 처형당하는 씬 등. 어른들 쪽 이야기가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는데 그게 사실 아이들 쪽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하고 아무런 연관이 없어서 좀 겉돌고 있다.

근데 결과적으로 마신이 민중을 핍박한 무사를 징벌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보니 대마신 자체는 어른들 쪽 이야기와 연결 고리가 강하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아이의 순수한 신앙심이 대마신을 강림시켰다는 것도 어째 좀 어거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강하다.

아이들의 여행이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지 못하고, 여행의 목적, 과정, 결말이 애매한 관계로 굳이 아이들 이야기가 나와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준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건 대마신의 사역마로 인형 소품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있는 ‘참매’가 첫 등장한 것과 대마신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사용하는 씬이 처음 나온다는 것 정도다.

헌데 그 검 사용씬이,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냅다 던져 땅에 꽂힌 순간 지진을 일으키는 투척용 마법 아이템이 됐고. 시리즈 초기작 때 이마에 꽂힌 정을 뽑아 악당 보스를 찔러 죽인 게, 본작에서는 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대마신이 나타나고, 사라질 때 시리즈 1탄에서는 도깨비불, 2탄에서는 물로 표현됐던 게 본작에서는 눈으로 표현된 설정이다. 눈으로 만들어진 눈사람 같은 마신상이 눈발을 휘날리며 사라지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비추천. 악한 무사들이 민중을 억압해 대마신이 분노하여 다 때려 부수는 메인 스토리는 기존 시리즈와 똑같아 원패턴이고, 아이들을 주역으로 내세웠는데 지나치게 그쪽에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어 모험물로서의 성격이 강해져 시대극 특촬물이라는 대마신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으며, 야외가 주요 배경이라 인물 복색을 제외하면 시대극 느낌도 약하고, 대마신 자체의 등장씬도 더 짧아져 볼거리마저 부족해진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당시에 겨울 방학 전에 개봉을 했다가 겨울 방학이 시작될 쯤에 상영 종료를 해서 모리 카즈오 감독이 흥행 성적에 납득하지 못해 아이용 영화를 아이들이 볼 시기를 놓치게 했다고 본사에 불평을 넣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본작은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 본래 시리즈 4탄의 기획이 있었지만, 이번의 흥행 참패로 인해 무산됐다고 전해진다.

덧붙여 본작의 극 초반부에 나오는 고목이 늘어진 산은 오다이가하라 산, 극 후반부에 나오는 설산은 다테야마 산에 가서 설산 로케이션을 한 것이라고 한다. 다테야마 산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당시 촬영된 필름을 현상할 때 실수로 손상시켜서 급하게 다시 촬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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