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타워: 희망의 탑 (The Dark Tower.2017) 2017년 개봉 영화




1978년에 스티븐 킹이 쓰기 시작한 동명의 소설을, 2017년에 소니 픽쳐스에서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이 만든 판타지 영화.

내용은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고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다크 타워를 수호하는 건슬링어들이 다크 타워를 파괴하려는 사악한 마법사 월터에게 모두 죽임을 당하고 ‘롤랜드’만이 홀로 살아남아 중간 세계를 떠돌아 다니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중. 지구 세계에서 환영과 예언의 꿈을 꾸면서 주위로부터 미친놈 취급 받아 고립된 어린 소년 ‘제이크 체임버스;가 실은 강대한 빛의 힘을 소유한 특별한 아이로서 포털을 넘어 중간 세계로 건너가 롤랜드와 만나서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제작 비화가 다소 꼬여 있는데 처음에는 2007년에 워너 브라더스에서 영화화를 발표, J.J 에이브람스가 감독 및 제작에 내정되었다가 2010년에 모두 하차. 론 하워드를 새로운 감독이 됐지만.. 2012년에 소니 픽쳐스가 워너브라더스에게 제작을 인계 받고 론 하워드는 감독을 하차해 제작에만 참여하고, 새 감독으로 니콜라이 아르셀이 내정되면서 영화화 발표 10년 만인 2017년에 겨우 나온 것이다.

원작 소설은 1978년에 단편 소설로 처음 나왔다가 단행본이 1982년에 발간되고 그로부터 2013년까지 무려 39년에 걸쳐 시리즈가 이어진 초장편 소설이다. 근데 실사 영화인 본작은 러닝 타임이 약 90여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7부작인 원작 내용을 모두 담지는 못했고, 시리즈 1부인 ‘건슬링어’와 3부인 ‘웨이스트 랜드’에 나오는 이벤트를 합쳐서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원작은 건슬링어인 총잡이 롤랜드가 마법사인 검은 옷을 입은 남자 월터를 쫓아가면서 차원을 넘나들며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반면. 본작은 원작에서 조연에 가까웠던 제임스 체임버가 환영/예지몽과 빛의 잠재력을 가진 특별한 소년 주인공 캐릭터로 만들어서 롤랜드와 콤비를 이루게 했다.

본작에선 롤랜드가 최후의 건슬링어이고, 월터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올라 그를 처단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것으로만 나와서 사실 건슬링어라는 설정의 중요함에 비해서 스토리의 중심에서는 좀 벗어나 있다.

오히려 제이크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 월터와 가짜 피부 인간들의 표적이 되어 위기에 처하고, 악당들이 노리는 힘의 근원이 되어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 포스터에도 무슨 ‘건슬링어Vs맨인블랙’ 차원을 넘나드는 운명의 대결! 이렇게 써 붙였는데. 실제로는 롤랜드가 월터에게 복수하려고 하는데 찾을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운명의 대결을 벌이고 싶어도 벌일 수 없는 상황에, 제이크가 뿅-하고 나타나서 월터가 제이크의 힘을 노리고. 롤랜드는 제이크를 보호하다가 월터랑 맞부딪치는 전개가 나오는 거다.

롤랜드는 그런 제이크를 보호하고, 함께 여행을 하는 보호자 역할을 하다가, 마지막에 제이크가 월터에게 잡혀간 이후 그를 구하러 가면서 최후의 분전을 벌여 월터를 물리치고 다크 타워를 향한 포대를 박살내면서 사건을 해결한다.

뭔가 주인공은 제이크인데 정작 사건을 해결하는 건 롤랜드이고. 제이크의 비중이 처음에는 너무 컸는데 정작 하는 일은 꿈에서 본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길 안내를 하는 것 정도 밖에 없고, 후반부에 가면 잡혀간 공주님 정도의 비중으로 급락해서 캐릭터 운용이 좋지 못하다.

콤비로서 롤랜드와 교감을 이루긴 하나, 캐릭터 관계적으로 케미를 이룬 것도 없고. 극 후반부의 내용은 완전 롤랜드의 원맨쇼나 마찬가지로 제이크의 역할은 한국 영화 클레멘타인의 ‘아빠 일어나!’ 수준의 텔레파시 대사 밖에 없어서 어쩐지 좀 페이크 주인공 같은 느낌을 준다.

다크 타워가 차원을 넘어서 세계를 수호하고 악의 무리가 아이들의 정신력으로 에너지 캐논을 발사해 타워를 무너트리려고 하며, 포탈을 타고 차원을 넘나든다는 거창한 설정이 나오는 것 치고는 배경이 스케일이 상상 이상으로 작게 나온다.

지구에서는 제이크가 사는 동네. 중간 세계에서는 사막, 숲속, 작은 부락이 전부고 에너지 캐논이 있는 악의 본거지도 엄청 좁게 나온다.

제이크와 롤랜드의 중간 세계 여행도 상당히 짧게 다루고 있어서 그 과정에 조우하는 미지의 괴물은 달랑 2마리밖에 안 나온다.

한 마리는 환영 괴물. 다른 한 마리는 몸에 가시 달린 야수형 괴물이라서 나오는 수도 적지만, 나오는 시간도 극히 짧아서 몇 분 안 되기 때문에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차원을 넘나드는 것도 말만 그렇지, 단순히 중간 세계랑 지구를 왔다 갔다 하는 것 정도 밖에 안 되고. 그 이동 반경도 사실 중간 세계의 마을<제이크네 동네<악의 본거지. 이렇게 제한되어 있어서 차원이동 판타지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월터의 부하인 가짜 피부 인간들도 머릿수는 많은데 배경 인물로만 많이 나올 뿐. 실제로 제이크를 추적하거나, 월터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부하로 나올 때는 몇 명 안 된다.

가짜 피부의 사람들이 일반인 사이에 섞여서 살고 있다는 설정이지만 그걸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그게 악당으로서의 포커스가 월터에게만 집중되어 있어서 그렇다.

작중 월터는 가짜 피부 사람들이 추종을 받고 다크 타워 공격의 선두에 선 사악한 마법사다.

포탈을 타고 어디든 마음대로 이동을 하고, 다양한 마법과 가짜 피부 사람들에 대한 지배력으로 악당 보스의 포스를 풀풀 풍기지만.. 뭔가 진득이 가만히 있는 법이 없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악당으로서의 스포라이트를 독점하고 있다.

작중 월터가 부하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으면 아예 이름조차 언급이 되지 않을 수준이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건 롤랜드의 총기 액션 씬 밖에 없다. 그것도 극 후반부에 제이크가 월터에게 잡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롤랜드가 혈혈단신으로 구하러 가서 가짜 피부 사람들과 총격전을 벌일 때뿐이다.

그때 롤랜드가 엑스칼리버라 불리는 쌍권총(2정의 개조 리볼버)로 총격무쌍을 펼치는 씬은 꽤 볼만하다. (문제는 그게 달랑 2분밖에 안 된다는 거)

작중 롤랜드가 쏘는 총격은 완전 무슨 심총류(心銃派)처럼 묘사되는데. 아예 대사가 손으로 쏘지 말고 마음으로 쏜다 어쩐다라면서 정신을 집중하고 뭔가를 감지해 아무 곳에나 총을 쏘는가 싶더니 총알이 탕탕-튕겨서 표적을 맞추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웨스턴 무협물 느낌마저 들어 인상적이다.

롤랜드와 월터의 최후 대결은 서부극의 일 대 일 대결을 연상시키지만 롤랜드는 총을 쏘는 반면. 월터는 마법을 빙자한 초능력을 사용해서 오묘한 느낌을 준다.

깨진 유리 파편, 돌덩이, 철근 따위를 염력으로 움직여 날려 버리고, 맨손으로 총알을 잡는 것 등의 능력을 선보여서 그렇다.

근데 사실 그런 염력보다, 월터가 제이크의 어머니를 찾아가 제이크의 방에서 생긴 일을 환영술로 재구성해 되짚어 보는 과거 회상 구현 마법을 쓰는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를 떠나서 스토리 자체만 놓고 보면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한편짜리 영화로 다 담아내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관계로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본편 내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고 보면 당최 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일이 생긴다.

다크 타워, 건슬링어, 월터, 가짜 피부 사람들 등 주요 설정에 대한 설명이 달랑 나레이션 몇 줄과 캐릭터 대사 몇 마디 정도의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만 나오고, 그게 안 그래도 작은 배경 스케일과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켜 개연성이 없고 깊이도 떨어진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도저히 세계의 명운을 건 싸움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은 비추천. 스티븐 킹 소설 원작 영화인데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다 담지 못하고 원작 구현율도 낮아서 원작 팬이 보면 실망이 클 것이고, 주요 설정에 대한 설명이 워낙 부족해 개연성이 없는 수준으로 보여 아직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에게 불친절한데다가, 거창한 설정에 비해서 배경 스케일이 너무 작고, 볼거리가 적으며, 캐릭터 운용도 좋지 않아서 재미와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같은 해에 스티븐 킹 원작의 ‘그것(2017)’이 대히트친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예언가 아라 캠피그넌 배역을 맡은 배우는 한국 배우 ‘김수현’이다. 문자 그대로 딱 예언가 캐릭터라서 비중이 단역 수준이다.

덧붙여 원작에서 본래 롤랜드는 백인 총잡이지만 본작에서는 흑인 총잡이로 바뀌었고. 해당 배역은 ‘이드리스 엘바’가 맡았는데. 토르 실사 영화의 헤임달, 퍼시픽 림의 스태커 펜테코스트 대장 등으로 친숙한 배우다. (성우로는 디즈니 정글북 실사판의 폭군 호랑이 ‘쉬어 칸’을 더빙했다)

추가로 본작의 제작비는 6000만 달러인데 최종 흥행 수익은 약 1억 800만 달러로 손익 분기점인 1억 2000만 달러에 이르지 못했고, 한국 관객 동원 수는 약 97000명으로 10만명도 채 되지 못했다.



덧글

  • 포스21 2017/12/29 17:28 # 답글

    흠. 광고는 볼만했는데 아쉽군요.
  • 잠뿌리 2018/01/01 23:18 #

    광고만 볼만합니다. 딱 광고에만 하이라이트씬이 다 들어가있죠..
  • 알트아이젠 2017/12/29 22:20 # 답글

    공짜 티켓이 생겼지만, 금방 간판 내려서 못본 그 녀석이군요. 그래도 예고편에서 건슬링어 롤랜드는 참 멋있었습니다.
  • 잠뿌리 2018/01/01 23:18 #

    캐릭터 개별적으로 보면 괜찮았습니다. 심총류 묘사도 괜찮았죠.
  • 로그온티어 2017/12/31 01:05 # 답글

    원작이, 흔한 명작가의 세계관 만들기 프로젝트와 같은거라 (파운데이션이라던가 실마릴리온이라던가) 킹 작가의 영화판세계를 잇는 모양새의 킹시네마틱유니버스(??)같은 것이 될 줄 알았는데...
  • 잠뿌리 2018/01/01 23:19 #

    같은 해에 나온 그것(2017)만큼 히트쳤으면 그것도 가능했을 텐데 폭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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