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도술동자 구구(1992) 2019년 게임(카테고리 미정리)




1992년에 재미나에서 패미콤용으로 만든 아케이드 게임. 재미나표 게임 중 처음이자 마지막, 유일한 패미콤 게임이다. 당시 패미콤 게임으로선 고용량인 3메가 게임이란 걸 어필하고 있다.

내용은 도술동자 구구가 여자 친구 세세와 함께 최고의 도술사가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재미나’는 80~90년대 당시 좋게 말하면 이미테이션 게임. 안 좋게 말하면 도작 게임을 유통하던 한국 게임 유통사/개발사다.

국내에서 게임 라이센스의 개념이 희박하던 시절이라서 그랬던 것이다. 한국 최초의 콘솔용 상업용 게임이 재미나에서 닌텐도의 슈퍼마리오를 도작한 ‘형제의 모험’이란 걸 생각해 보면 낯부끄러운 일이다.

본작도 사실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USA’를 모방했고 효과음 쪽으로는 코나미의 ‘타이니툰 어드벤처(90년대 MBC 방영 제목: 말괄량이 뱁스)’ 패미콤판의 효과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단순한 데드 카피 작품은 아니고, 나름대로 슈퍼마리오 USA와 차별화된 점도 많으며, 놀랍게도 재미나에서 개발한 오리지날 게임 중에서는 게임성이 괜찮은 편에 속한다.

‘어디까지나 재미나 게임 중에서’. 라는 전제를 두고 있는데 AVGN에서 제임스 롤프가 LJN표 게임을 그렇게 까다가 슈퍼패미콤용 LNJ표 스파이더맨 게임을 하고 쇼크를 먹었던 것과 같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게임 팩키지 타이틀 커버를 보면 주인공 얼굴이 딱 ‘마신영웅전 와타루’의 와타루 얼굴을 가져다가 하얀 도복만 입힌 것으로 그렸는데, 실제 게임 속에서는 디자인이 전혀 다르다. 그냥 하얀 머리 띠를 두른 소년으로 나와서 서클릿 착용한 와타루의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일부 적, 구조물, 배경 중에 슈퍼마리오 나온 것을 열화시켜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예를 들어 수중 구간에서 나오는 물고기 몬스터)

2인 플레이를 지원하며 1P가 구구(소년). 2P가 세세(소녀)인데 2명이 동시에 나오는 게 아니라, 슈퍼마리오 USA의 2인 플레이처럼 한명씩 돌아가면서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게임 조작 키는 좌, 우 이동, 하(앉기), B버튼(볼 잡기/공격), A버튼(점프), 셀렉트 버튼(캐릭터 변신/아이템 사용창), 스타트 버튼(일시정지)다.

바닥에 있는 눈 달린 볼을 집어 들어서 적을 향해 던지는 게 기본적인 액션이라서, 슈퍼마리오 USA의 드랍 공격과 비슷하지만.. 슈퍼마리오 USA는 땅속에서 순무를 잡아 뽑거나, 알을 들어 던지는 반면. 본작에서는 오로지 볼만 집어서 던질 수 있다.

볼은 빨강색, 검은색, 가짜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빨강색은 한 번 던지면 끝. 검은색은 던졌을 때 막힌 벽이 있으면 튕겨져 반대편으로 미끄러지는 바운딩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가짜는 볼의 모습을 한 방해 몹이라 닿으면 죽는다.

볼을 들고 이동/점프가 가능하지만 들고 있는데 제한 시간이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볼을 던져 없어지니 주의해야 한다.

물속에 들어가면 슈퍼마리오처럼 헤엄치는 자세로 이동하며, 점프를 계속 눌러줘야 가라앉지 않고 위로 상승할 수 있다.

슈퍼마리오와의 차이점은 헤엄치는 자세에서도 물속 어딘가에 볼이 있으면 그걸 집어들고 던질 수 있다는 거다.

슈퍼마리오USA와 다르게 생명력 개념이 없이 잔기 개념만 있어서 적과 닿거나, 적의 탄막에 닿으면 한방에 죽는다. 죽으면 해당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볼은 적을 공격할 때만 쓰는 게 아니라, 호리병을 부술 때 사용한다. 스테이지 곳곳에 있는 호리병을 볼을 집어던져 부수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잔기, 스코어(점수) 이외에 사탕(푸드), 알약(MP)의 개념이 있다.

사탕은 푸드라고 표시되는데 사탕을 비롯해 뼈 달린 고기 등의 푸드 아이템을 입수하면 수치가 상승하고. ‘게임룸’에서 보너스 게임을 할 때 배팅할 수 있다.

게임룸은 플레이 도중에 별 아이템을 입수할 때 진입 가능한 모드로 스페이스 키가 랜덤으로 움직일 때 버튼을 눌러 정지시켜 4가지 보너스 게임 중 하나를 하는 것이다.

슬롯 게임, 사다리 게임, 다트 게임, 카드 뒤집기 등의 4가지다. 게임당 4번의 기회가 기본적으로 주어지고, 푸드를 배팅한 다음 보너스 게임에서 이기면 2배, 4배 이렇게 배팅 액수가 불어난다.

그렇게 푸드 수치를 불린 다음, 샵에 들어가서 쇼핑을 할 수 있다.

샵에서는 잔기(구구 초상화), 알약(MP), 마패(순간 무적), 번개(화면 점멸형 공격), 몬스터 금지(몬스터가 나오지 않음) 등의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각각의 아이템 구입 비용이 적지 않아서, 성실하게 플레이를 했을 때 얻는 푸드로는 제일 싼 알약 구입하는 것도 벅찬 수준이다.

알약이 푸드 아이템처럼 스테이지 곳곳에 흩어져 있긴 한데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만 나오는 확률이 너무 적고, 볼을 던져 호리병을 파괴해야 그나마 확률이 올라가는데.. 볼이 없으면 파괴할 수 없어서 또 문제니 게임룸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알약은 푸드 20당 MP 1을 올려주는 것인데 여기서 MP는 캐릭터 변신을 할 때 쓰인다. (괜히 도술동자가 아닌 것 같다)

셀렉트 버튼을 누르면 셀렉트 플레이어 화면이 뜨고, 손가락 커서를 움직여 변신할 캐릭터를 고를 수 있으며, 해당 캐릭터의 변신 MP도 표기된다.

변신 가능한 캐릭터는 기사, 원시인, 공룡, 호랑이, 로봇, 까마귀, 펭귄, 돌고래 등이 있다.

기사는 근거리 칼 공격, 원시인은 중거리 부메랑 공격, 공룡/호랑이/로봇/펭귄은 원거리 공격(공격 궤도가 직선으로 나가다가 상단/바운딩/중단/하단으로 패턴이 바뀜), 까마귀는 점프 연타로 비행 가능, 돌고래는 물속에서 점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유 이동 가능하며 총알도 쏠 수 있다.

변신 가능한 캐릭터 수가 꽤 많고, 근거리 공격/중거리 공격/원거리 공격/비행/수영 등등 제각각 스타일이 다르다.

이 변신 시스템이 슈퍼마리오 USA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당시 패미콤용 게임의 유행을 따른 게 아닐까 싶은데 코나미의 ‘와이와이 월드(국내명: 자매 특공대)’와 ‘고양이 당인전 테얀데(닌자 고양이 or 고양이 특공대)’를 떠올리게 한다.

본작이 효과음을 무단으로 가져다 쓴 타이니툰 어드벤처에서도 캐릭터 체인지 시스템을 채택했는데 거기선 사실 매 스테이지 시작 전에 플러키 덕, 디지 데블(국내명: 핑핑이), 퍼블(국내명: 나비) 셋 중 하나만 고를 수 있어서 앞서 언급한 두 게임에 비해서는 캐릭터 볼륨이 작다.

의외인 건 본작의 캐릭터 변신 시스템이 그런 게임들과도 겹치지 않는다는 거다. 아이템 혹은 상점에서 구입해 MP를 보충해 변신하는 것이라 그렇다. 물론 그게 되게 번거롭고, 또 MP 소비가 큰 것에 비해 MP 보충 수단이 한정되어 있어 연비가 좋지 않아 게임 인터페이스가 좀 불편하지만 말이다.

변신 캐릭터들은 까마귀를 제외한 전원이 기본 공격 기술이 있는데 볼을 집어 던지는 것도 가능해서 구구의 상위 호환이다.

호리병을 부술 때 드랍되는 것 중에 알파벳이 있는데. E, X, T, R, A를 다 모아서 ‘EXTRA’를 완성하면 잔기가 하나 추가된다. 문제는 이것도 호리병을 파괴하는 게 조건이라서 볼 사용이 제한되어 있으니 잔기 보너스 얻기가 어렵다.

게임 스테이지 수는 꽤 많다. 1~5스테이지까지는 일반 진행, 6스테이지는 보스전으로 각각 6개 스테이지로 구성된 7개의 월드가 있다. 모두 합하면 49개나 된다.

일반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은 스테이지 어딘가에 있는 ‘열쇠’를 입수해 스테이지 끝에 있는 문에 도달하는 것. 열쇠를 가진 상태에서 문에 다가가 방향키 상을 누르면 스테이지 클리어가 된다.

열쇠가 없으면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되는데, 간혹 되돌아갈 수 없는 구조의 구간이 나올 때가 있고 그때는 무조건 죽어야 된다. (예를 들어 높은 벽을 경계로 둔 낭떠러지 구간)

까마귀로 변신해 날아서 가면 되긴 하는데.. 까마귀는 명색이 비행 캐릭터라 그런지 MP 소비율이 30이라 전 캐릭터 중 가장 높아서 연비가 나쁘다.

근데 보스전은 더 어렵다. 일단 생명력이 없어서 살짝 닿기만 해도 죽는데 화면은 고정되어 있고 보스 크기는 기본적으로 라지 사이즈라서 이동과 함께 총알을 쏘면 피하기 쉽지가 않고. 변신용 캐릭터들의 공격 수단이 모조리 차단되고 구구처럼 공 집어서 던지는 기능 밖에 안 남으며, 보스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공 던지기 하나뿐인데 공이 여러 개 있는 게 아니라 바운딩 효과 있는 검은 볼 하나만 가지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볼이 바운딩되었을 때 중간에 버튼을 눌러 캣치해 집어들 수 있긴 하나, 보스가 벽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볼의 움직임이 보스의 몸에 닿아서 가로 막히는 일도 있으니 답답하다.

결론은 미묘. 게임의 기본 틀은 슈퍼마리오 USA를 모방했고 효과음은 타이니툰 어드벤처의 것을 무단 사용했으며, 게임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게 난이도 상승으로 이어져서 완성도 자체가 썩 좋지는 않지만.. 캐릭터 변신 시스템과 게임룸의 배팅 보너스 게임은 신선한 구석이 있어서 단순히 데드카피에 머무른 게 아니라 나름대로 오리지날리티가 있어서 완성도는 제쳐두고서라도 게임성 자체는 ‘재미나’에서 나온 게임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패스워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패스워드는 각 월드의 이름으로 해당 월드 시작 전에 나오는 것을 입력하면 해당 월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월드 1: MAGIC
월드 2: TIGER
월드 3: ORGAN
월드 4: STICK
월드 5: BORAD
월드 6: EAGLE
월드 7: MOUTH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덧붙여 본작은 발매 당시 한국 게임 잡지인 ‘게임월드’에서 꽤 밀어준 작품으로 본작의 게임 광고와 공략이 실린 건 물론이고, 1992년에 6월에 발행된 게임월드 6월호에 잡지 표지까지 장식하기까지 했다.

추가로 이 게임의 치트키는 정말 쓰잘데기 없는데, 스타트 버튼과 셀렉트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구구가 죽는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외국에서 배급사가 슈퍼콤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슈퍼콤은 배급사가 아니라 한국에서 발매한 패미클론 콘솔이다. 해태전자에서 발매한 제품으로 본작의 패키지에 적힌 건 패밀리(패미콤)/슈퍼콤 호환 소프트란 표시다.

북미 쪽에서 롬으로 덤프되지 않은 환상의 패미콤 게임 중 하나로 의외의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2017년 올해 2월경에 에뮬용 롬이 덤프되었다.


덧글

  • 블랙하트 2017/11/30 10:12 # 답글

    https://www.youtube.com/watch?v=UhRe6YnJvK4

    PC 엔진으로 나온 '모모타로 활극'을 배낀 부분도 있네요. 특히 저 거대 도깨비는...
  • 잠뿌리 2017/12/03 17:12 #

    허드슨도 제미나표 도작의 피해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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