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소야 (殭屍少爺.1987) 강시 영화




1987년에 유빙기 감독이 만든 강시 영화. 원제는 강시소야. 영제는 매직 스토리.

내용은 할머니, 부부, 아들/손주(딩동)의 4가족으로 구성된 강시 일가가 흉가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날 딩동이 가족들이 다 깨어나기 전에 먼저 일어나 아무 이유 없이 가출해서 돌아다니다 괴짜 박사의 조수로 일하는 아귀를 만난 직후 금시계를 잃어버렸다가, 우연히 그걸 주운 사람들이 딩동을 찾으러 온 강시 일가에게 죽임을 당해 마을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급기야 경찰과 도사로 구성된 강시 토벌대까지 결성된 마당에, 딩동이 아귀, 아화를 무작정 찾아가 그들이 사는 괴짜 박사의 집에서 지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강시 영화의 아류작으로 1986년에 나온 강시선생 두 번째 작품 ‘강시가족’을 모방했다. 꼬마 강시의 부모 강시가 아들을 찾아다니고, 꼬마 강시는 주인공 일행과 친해지는 기본적인 구성이 비슷하다.

근데 현대 배경인 강시가족과 달리 본작은 근대 배경에 가깝고, 꼬마 강시 딩동이 강시 영화 역대급 트롤러 캐릭터란 점에 있어 강시가족과 큰 차이가 있다.

본작은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꼬마 강시의 귀여움을 어필하며 그걸로 팔아먹으려는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중에 나온 꼬마 강시의 행적은 민폐의 정점을 찍기 때문에 애교로 넘어갈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아무 이유 없이 가출을 하더니 칠칠맞게 흘린 물건 하나 때문에 가족들이 마을 사람을 해치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아귀, 아화를 찾아가 친해지면서 괴짜 박사의 집에 빌붙어 사는 동안. 인간 토벌대가 금시계를 이용해 딩동의 가족을 유인해 퇴치 작전을 펼치는 전개로 이어지는데 심지어 그때조차 딩동이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지 않아서 진짜 궁극의 트롤러로 묘사된다.

주인공 일행도 주인공 일행대로 딩동이 아무 생각 없이 벌건 대낮에 밖에 나갔다가 햇빛에 노출되어 두 번 죽을 뻔 했을 때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하면서 갖은 고생을 다하니 결국 등장 인물 전원이 딩동 때문에 욕본다.

아이의 순수함, 호기심으로 포장하기에는 지나친 민폐를 끼친다.

극 후반부에 강시 가족, 강시 토벌대, 주인공 일행과 딩동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데. 강시 가족은 딩동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 일행을 노리고, 강시 토벌대가 덫을 친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이 강시 가족의 공격을 피하다가 본의 아니게 트랩을 발동시켜 강시 가족이 줄지어 퇴치 당하는 촌극이 발생해서 당최 어디에 감정을 이입해야 할지 모르겠다.

피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강시가족 VS 강시 토벌대의 대립 속에서 제 3자로 어중간하게 묘사를 해서 생겨난 문제다.

거기다 강시가족이 딩동과 교감을 나누는 씬이 엄마 강시가 퇴치 당하기 전에 딩동을 애처롭게 쳐다보는 씬 하나가 전부인데 딩동이 거기에 시그널을 보낸 것도 아니고, 심지어 아빠 강시, 할머니 강시는 시선 한 번 마주하지 못한 채 퇴치 당해서 완전 글러 먹었다.

강시 일가 떼몰살 당하고 딩동 혼자 남았을 때. 강시 토벌대의 위협이 주인공 일행에게 향하자, 뜬금없이 딩동이 전신에서 푸른색 전류를 내뿜으며 각성해서 비천강시마냥 하늘을 날아 스트리트 파이터의 바이슨처럼 사이코 크래셔로 강시 토벌대를 한방에 전멸시키는 결말은 제 딴에는 해피엔딩이랍시고 넣은 거겠지만, 보는 사람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중요한 건 딩동과 주인공 일행의 무사생환이 아니라 강시가족의 재결합 아닌가?)

아귀, 아령, 괴짜 박사로 구성된 주인공 일행은 도술, 강시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일반인이고. 강시에 맞서는 무기라고 해봐야 기껏 숫총각인 아귀의 오줌 밖에 없고. 강시를 퇴치하는 도사가 악역 포지션으로 등장하는데 법술이라고 해봐야 부적술 밖에 안 써서 강시물 특유의 도술/법력 묘사의 밀도가 굉장히 낮아서 되게 심심하다.

개그랍시고 나오는 것도 괴짜 박사가 가짜 강시로 변장해 강시 토벌대를 속이다가 진짜 강시와 만나서 고생하는 씬, 아귀가 강시에게 밟혀 부상을 당하자 딩동이 붕대를 감아줘 미이라처럼 만드는 씬이라 유치하기 짝이 없다.

결론은 비추천. 강시가족의 아류작으로 꼬마 강시를 전면에 내세워 팔아먹는 작품이지만.. 꼬마 강시의 행적이 강시 영화 역대급 트롤링으로 만악의 근원이라서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고, 주인공 일행이 일반인이고 악역이 도사라서 도술 묘사의 밀도가 낮으며, 개그는 유치찬란하고, 메인 소재가 강시 가족인데 가족의 교감이 없고 피아를 구분하지 않은 채 주인공 일행을 제 3자로 묘사해 캐릭터 간의 관계가 어그러져 어디에 몰입할지 모르게 만든 졸작이다.

이 작품의 존재 의의는 강시선생의 꼬마 강시 이후로 양산된 꼬마 강시물을 기준으로 삼아, 꼬마 강시 소재로 얼마큼 어그로를 끌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 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친숙한 배우가 몇몇 나온다. 성룡의 폴리스 스토리에서 표숙 반장님으로 친숙한 ‘동표’가 괴짜 박사 배역을 맡았고, 홍금보/성룡 및 강시 영화에서 깡마르고 경박한 남자 조연으로 나오던 ‘태보’가 이름 없는 야간 순찰 대원 역으로 나오며, 이소룡/성룡/원표의 쿵푸 영화에서 코 빨간 조연/단역으로 자주 나온 ‘화성’이 강시 토벌대의 도사로 등장한다.


덧글

  • 시몬 2017/11/19 20:29 # 삭제 답글

    갑자기 느낀건데 홍콩영화 등장인물들은 '아'로 시작하는 이름이 많네요. 우리나라로 치면 김이박최정 같은 흔한 성씨일까요?
  • 잠뿌리 2017/11/30 01:11 #

    아로 시작하는 등장인물 나오는 영화가 지금까지 본 홍콩 영화 중에 절반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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