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미도고 (一眉道姑.1990)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90년에 진지화 감독이 만든 코믹 호러 영화. 영제는 ‘뱀파이어 셋틀 온 폴리스 캠프’. 고웅, 누남광, 오군여 등등 80~90년대 홍콩 영화의 친숙한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나온다.

내용은 경찰청의 진 SIR이 부부, 아들, 할아버지의 4인 귀신 가족에게 시달리는 악몽을 꾸고, 실제로 귀신들이 나타나 경찰들이 훈련하는 걸 방해하자 고명한 대사를 찾아가 상담을 하니, 진 교관이 전생에 사악한 탐관오리로 제물을 탐하다가 일가족을 몰살시켜 귀신이 되어 돌아온 그들에게 살해당한 뒤. 후생인 현재 또 다시 복수의 대상이 된 것이라서 대사로부터 전해 받은 비방인 구룡추혼진(九龙追魂阵)의 완성을 위해 V.O.S.P라는 귀신 퇴치 경찰 캠프를 열어서 새로 경찰에 지원한 9명의 젊은 남녀를 마담 리, 탕 SIR와 함께 직접 훈련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제 중 ‘일미’가 일자 눈썹을 뜻하는데 작중 오군여가 극후반부에 강시선생 임정영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해서 그렇다. 정확히는, 일자 눈썹을 달고 모산술 도사 도복을 입고 나오는 것인데 임정영이 임 도사 이외에 일미도사란 명칭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많아서 그렇다.

‘코미디’, ‘경찰’, ‘훈련소’란 키워드를 보면 휴 윌슨 감독의 1985년작 ‘폴리스 아카데미’가 떠오르는데, 거기에 귀신이 추가되었기에 귀신 퇴치 훈련을 받는 경찰 이야기란 점에 있어 유진위 감독, 장학우 주연의 1987년작 ‘맹귀차관’의 영향을 받은 작품 같다.

줄거리와 설정을 보면 후생에 이어진 전생의 원수 귀신들과 추룡구혼진이 어쩌고저쩌고 해서 되게 거창한데, 실제로는 겉으로 보기만 그럴 듯한 것 뿐. 귀신 소재의 코미디 영화에 가깝다.

귀신 퇴치 훈련이란 것도 퇴마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무슨 줄넘기하고, 표적에 분무기 쓰고, 진형 연습하고 명상하는 게 전부인 데다가 분량 자체도 무지하게 짧아서 순식간에 지나간다.

작품 전체의 약 2/3에 해당하는 내용이 귀신과 경찰 훈련생들이 엮이면서 벌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차지하고 있다.

남자 훈련생들이 여자 훈련생들 숙소에 엿보러 갔다가 귀신 부부가 부부 싸움을 해서 각각 남녀 훈련생 몸속에 들어가 박터지게 싸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훈련생들이 야밤에 담력 시험을 하려고 하는데 실제 귀신이 툭 튀어나오고, 파티를 열어 신나게 술을 마시는데 귀신이 몰래 끼어서 병나발을 부는가 하면, 아이 귀신이 숙소에 들어가 요술로 훈련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 등등.

귀신이든, 사람이든 뭔가 자기 목표를 잃고 몸개그 하느라 바빠서 주객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거기다 퇴마 진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진법을 펼치는 인물만 9명에 교관 셋을 합쳐 주인공 일행이 12명이나 되고 여기에 악역인 귀신 가족은 4명이니 등장인물 총 수가 무려 16명이나 되는데 대인원이다 보니 캐릭터 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지 못하고. 대부분의 씬에서 떼로 몰려다니니 누구 하나 톡톡 튀어 오르지 못한다.

거기다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격인 캐릭터가 없다는 게 치명적인 문제다. 줄거리만 보면 귀신의 표적이 된 진 SIR, 타이틀 표지만 보면 마담 리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그 둘은 작중 훈련소 교관이란 신분 때문에 캐릭터 출현씬이 적어서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본편 스토리 내내 귀신과 인간이 뒤섞인 개그를 하다가, 모든 것을 끝내야 할 시간인 극후반부에는 대뜸 구룡추혼진이 완성되어 진 SIR가 제단 위에서 지휘하고. 9명의 경찰 지망생들이 진법을 펼치는데.. 처음에는 바닥에 전기 조명을 켜놓고 거기에 맞춘 진법으로 귀신과 맞서 싸우는 게 꽤 그럴듯하게 묘사되지만 얼마 안 가 귀신 가족한테 진법이 깨진 뒤부터, 뜬금없이 마담 리가 일자 눈썹 붙이고 강시도사 코스프레하고 등장했다가 된통 깨지고. 갑자기 댄서 기믹의 경찰 지망생 커플이 사자 가면 쓰고 나와서 사자춤을 쓰며 귀신들과 싸우다가 또 밀리니까. 진 SIR에게 비방을 알려준 대사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염주 드랍 한 방에 귀신 가족을 제압해 퇴치하니 극 전개가 너무 즉흥적이라서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귀신 가족 구성원 중에 아이 귀신이 경찰 숙소에 들어와 밀리터리룩 갖춰 입고 브레이크 댄스 추면서 경찰 지망생들과 친해지는 전개가 나온 게 불과 몇 분 전의 일인데 극 후반부의 최종 전투 때는 전혀 모르는 사이처럼 싸워서 이전의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애초에 귀신 가족이 생전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 전생에 이어 후생에서도 원수를 노린다는 설정은 비장한데 비해 작중에 묘사되는 귀신들은 너무 우습게만 나와서 제대로 된 악역인 것도,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피해자인 것도 아니라서 캐릭터 자체의 정체성을 상실했다.

결론은 비추천. 후생에 이어지는 귀신의 복수와 귀신 퇴치 경찰 훈련소란 거창한 설정을 가지고 시작한 것에 비해서 지나치게 개그에 편중하는 바람에 호러 요소가 전혀 없고, 스토리의 중심이 되어야 할 주인공은 딱히 없는데 등장인물 수 자체는 쓸데없이 많은 상황에 피아를 막론하고 떼로 몰려다녀서 인물의 개별성이 부족해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나쁘며, 개연성을 상실한 스토리를 즉흥적으로 전개해 각본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다가, 강시선생 패러디도 완전 낚시 수준인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엔딩 스텝롤이 있는데 90년대 홍콩 영화 특유의 NG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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