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맹각 (鬼掹腳.1988)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8년에 홍콩에서 홍금보 감독이 만든 코믹 호러 영화. 홍금보는 감독만 맡고 배우로 출현하지는 않았지만, 우마, 오요한, 원화, 종발, 진우, 누남광 등등 친숙한 배우들이 출현한다.

내용은 중국 청나라 시대 때 간통을 저지른 남녀 중 여자는 쫓겨나서 실성한 채 돌아다니다가 실종되고, 남자는 침저롱 형벌을 받아 물에 빠져 익사하는데 그로부터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난 뒤. 1988년 현대 홍콩 해안 마을에서 수영을 하던 여자가 익사체로 발견된 이후 해안 경찰서의 왕소명, 노후자, 서만 서장, 백 경관 등 4명의 일행이 사건의 주범인 땅귀신, 물귀신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침저롱(浸猪笼)은 잠길 ‘침’, 돼지 ‘저’, 대바구니 ‘롱’자를 쓰는 말로 돼지를 운반하기 위해 만든 대나무 통을 뜻하는데, 옛날 중국에서 중죄를 저지른 사람을 그 통에 가둬놓고 물에 빠트려 익사시키는 형벌이었다고 한다.

작중에 나오는 귀신은 두 마리인데 여자 쪽은 늪에 빠져 죽은 땅귀신. 남자 쪽은 물에 빠져 죽어 물귀신이 되었다.

본편 내용의 전반부는 땅귀신이 왕소명을 홀리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후반부는 물귀신이 실체를 드러내 주인공 일행이 떼몰살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바다에 놀러온 젊은 청춘 남녀 일행 중 한 명을 죽이고 그 사람으로 둔갑해서 왕소명에게 접근했다가 백 경관과 대립하고. 귀신의 정체가 탄로나자 노후자에게 퇴치 당하는 게 전반부의 주된 내용인데 사실 여기서 호러 요소는 땅귀신이 퇴치 당할 때 부들부들 떨며 전신이 쪼그라들어 머리카락과 옷자락만 남긴 채 소멸하는 씬 정도 밖에 없다.

귀신의 실체를 드러내고 주인공 일행이 그걸 눈치 챈 순간부터 퇴치 당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약 2분 남짓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라서 뭔가 되게 급전개 된다.

중반부의 볼거리는 왕노자를 수상하게 여긴 백 경관이 견제하다가 싸우는 장면이다.

팔목 씨름으로 시작했다가 맨손 격투로 이어지는데 백 경관의 돌려차기로 왕노자의 머리가 뚝 떨어져 나가서 백 경관이 멘붕한 가운데. 왕노자의 떨어져 나간 머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하면서 몸이 스스로 움직여 머리를 다시 합체시키고는 엄청 살벌하게 패는데 캣 파이트의 수준을 넘어섰다.

후반부로 넘어가 물귀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는 호러 색체가 강해지고 액션까지 더해져 강시 영화 스타일의 액션+호러+코믹의 콤비네이션을 이룬다.

작중에 나오는 물귀신은 온몸이 물에 젖고 입에 거품을 문 익사체가 살아 움직이며 덤벼드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엄청 끈질기게 나와서 꽤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물귀신의 본 모습은 반쯤 녹아내린 점액질 인간처럼 보이는데 사람의 몸에 빙의되는 능력이 있어서 이 사람 저 사람 몸으로 옮겨가며, 물 속성인데 배경 근처에 바다가 있고 심지어 폭우가 내리는 악천후인 상황이라 물을 통해 이동하여 새 몸에 씌이는 것이라서 끈질김의 정도가 강시와 비교할 수 없다.

빙의된 사람이 자기 정체를 숨기고 사람 행세를 해서 주인공 일행을 혼란시키는 것도 포인트인데. 존 카펜터 감독의 ‘더 씽’을 떠올리게 하지만 식별 방법이 바다에 빠져 죽은 물귀신이 본래 정체라 빙의자의 몸에서 나오는 땀과 같은 체액이 짭짤한 바닷물 맛이란 설정을 넣어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물귀신 빙의자가 작중에 무려 3체나 나오고, 첫 등장 때는 좀 어수륵한 모습인 반면. 2체 때부터 살벌하게 묘사되는데 하얀 눈자위를 드러낸 눈과 죽일 기세로 덤벼드는 광폭함, 시체처럼 창백해진 피부, 전염성 등등 주요 묘사가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작중 빙의자가 잘려나간 한쪽 손이 스스로 움직여 목을 조르고, 뻐큐까지 날리며 개그하는 거 보면 딱 이블 데드의 움직이는 손을 패러디한 것 같다.

귀신/요괴가 등장하고 요괴 퇴치가 하이라이트씬인데도 불구하고 오컬트 색체는 좀 옅은 편이라 고유한 주술, 퇴마 도구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

작중 노후자가 약간의 법력 지식이 있긴 한데 본업이 경찰이지 도사가 아니라서 갖은 고생을 다한다. 천녀유혼에서 검선 연적하로 나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다만, 그래도 약간의 법력 지식이 있다는 게 키포인트라서 대 귀신/요괴 결전 병기를 제조하고 또 부적을 사용하는 씬이 있어 귀신/요괴물의 도사 포지션을 맡고 있다.

결전 병기가 주사를 풀어 놓은 붉은 물을 총알에 담가 법력 무기로 강화시키는 것이라 인상적이다.

과거 강시 영화에서 도사로 자주 나온 종발은 본작에서 시체 검시관으로 나오는데 괴짜 발명가 기믹이 있어 귀신의 존재를 감지하는 레이더와 전기 충격기를 가지고 나오기도 한다.

결론은 평작. 타이틀 제목 디자인이나 기본적인 줄거리만 보면 색기 넘치는 여자 귀신이 남자 주인공에게 꼬리 치는 섹시 코미디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부분이 전반부에 해당하는데 극 전개 속도가 너무 빨라 후다닥 지나가는 관계로 히로인과 악녀가 박 터지게 싸우는 캣 파이트 외에 볼거리가 없고, 오히려 표지와 줄거리에서 부각되지 않은 물귀신의 위협을 다룬 후반부의 내용이 코믹+액션+호러의 3요소를 두루 갖춘 강시 영화 스타일로 진행되며, 물귀신이 꽤 위협적으로 묘사되어 긴장감이 있어서 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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