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불타는 영혼 (1993) 2019년 PC통신시절 공개 게임




1993년에 김종숙이 MS-DOS용으로 만든 공개용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2020년에 환경오염으로 인류가 멸망한 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살아남아서 살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가 1년 만에 오염되지 않은 섬을 찾아내 그 섬을 영혼의 섬이라 부르고 정착하여 마을을 세우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도중. 지구의 오염이 영혼의 섬에까지 영향을 끼쳐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농작물이 죽고 전염병까지 나돌아 또 다시 멸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다섯 가지 자연의 힘을 모은 지혜와 경험이 있는 자에게 신이 재생의 힘을 준다는 고대의 예언에 따라서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공개용 게임으로 개발자 김종숙이란 이름 석자만 나오고 다른 이름은 전혀 나오지 않는 걸로 봐서 1인 제작으로 추정된다. 타이틀 화면보다 먼저 개발자 실제 사진부터 출력되는데 90년대초 DOS 게임이다 보니 실제 사진을 가져다 써도 화질이 그리 좋지 않아서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게임 조작 키는 화살표 방향키 기준 상하좌우 이동에, SPACE바는 공격(검). ENTER키는 마법, I키는 아이템 목록 보기. ESC키는 게임 일시 중지/게임 끝내기. F3키는 게임 불러오기. F4키는 게임 저장하기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 지원하는데 마우스 같은 경우 조준 레이더로 표시된 커서를 움직여 이동하고 마우스 버턴을 눌러 공격할 수 있다. (근데 마우스로는 마법을 쓸 수 없다)

기본적으로 탑 뷰 시점에 적을 칼로 직접 공격하고 맵 디자인을 보면 팔콤의 YS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주인공 머리카락 색이 빨간 색인 것도 그렇고)

아이템은 장비 개념으로 총 3개가 존재하는데 YS와 같이 검, 방패, 갑옷이다. 각각의 장비는 마을 내에 있는 상점에서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다.

I키를 누르면 열리는 아이템창이 인벤토리창으로 검/갑옷/방패/치료약의 슬롯이 뜨지만.. 장비 커서가 없어서 마음대로 고를 수 없고 또 공격력/방어력이 수치로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현재 능력의 파악이 불가능해서 인벤토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다른 건 둘째치고 치료약은 슬롯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거니와, 장비용 아이템 이외에 다른 아이템은 게임 내에 일절 나오지 않는다. 구입 가능한 것도, 드랍되는 것도 아닌 것이다.

몹은 유동 NPC처럼 쉴 세 없이 움직이기는 하나, 공격이나 추적의 개념이 마땅히 없다. 그냥 정해진 패턴대로 이동하는 것뿐이지. 주인공을 보고 쫓아오는 것은 아니며, 몹 종류 자체도 적거니와, 공격 패턴도 접촉 밖에 없다.

즉, 닿지만 않으면 장땡이란 거다.

근데 장비가 부실해서 공격력/방어력이 약하면 그만큼 몹을 많이 때려야 잡히는 관계로 만만하게 보고 접근했다가는 순식간에 끔살 당한다. (이것도 생각해 보면 YS초반 플레이 특성이다)

마법은 MP 10을 소모해서 화면 점멸형 공격 마법을 쓰는 게 전부다. 화면상에 보이는 몹을 한방에 소멸시키는 것인데 몹과 접촉한 상태에서 쓰면 데미지가 무효화되지 않아서 위기 회피용의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화면에 공식적으로 표기되는 능력치는 HP(생명력), EXP(경험치), MP(마력), GOLD(금)의 3가지 밖에 없다.

생명력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차오르지만, 수동으로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 회복 아이템도, 회복 포인트도, 여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경험치는 레벨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능력치 상승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추후 설명할 공식 질문의 개방 여부에만 영향을 끼친다.

마력은 몹을 잡을 때 경험치와 함께 소량 상승하고, 마법 사용시 소비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금은 3종의 장비를 구입할 때만 쓴다.

게임의 목적은 마을 바깥에 나가 5개의 동굴 문에 들어가 신의 다섯 가지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답을 적는 것이다.

줄거리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환경오염을 주제로 하고 있어 질문의 대한 답이 자연에 대한 것인데, 답은 오직 영어로만 적어야 한다.

아예 게임 내 NPC가 그런 말까지 할 정도인데 1인 제작 고전 게임이다 보니 한글 입력 시스템을 구현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문제는 막상 동굴을 찾아가 신의 질문을 받았을 때, 정답을 맞추거나, 틀렸을 때의 리액션이 따로 없이 그냥 동굴 밖으로 나와 버린다는 점이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해답을 찾아내 공식 질문에 답변함으로서 게임을 진행한다!’라는 건 오리진의 ‘울티마 4’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거기서는 대답을 잘못하면 패널티를 받는 것에 비해 본작에서는 그런 게 없으니 내가 지금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다.

최종 질문이 개방되는 조건도 기존의 질문을 다 풀이한 것이 전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필요한 경험치 수치를 충족시키면 질문이 개방되는 것이라서 뭔가 롤플레잉 게임으로서 잘못 설계된 것 같다.

던전, 트랩의 개념은 따로 없지만 물가 타일에 들어서면 남은 생명력에 상관없이 단 한방에 즉사한다.

결론은 비추천. 이스+울티마 4의 특성을 믹스한 게임으로 환경오염, 자연보호를 주제로 삼은 것 자체는 무난한 선택이지만.. 생명력 회복 수단이 오직 자연 치유뿐이고, 경험치/레벨/능력치 상승 등 캐릭터 육성 요소가 없으며, 아이템도 무기/방어구 등의 장비가 전부라서 뭔가 시스템이 부실해 롤플레잉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해당 장르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국내에서 관련 정보를 찾기 매우 어려운데, 의외로 해외에서는 모비 게임즈에서 소개되고 있다.


덧글

  • nakbii 2017/11/11 13:28 # 답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의 스샷이 웬지 만든분 실루엣처럼 보이는군요...
  • 잠뿌리 2017/11/11 20:16 #

    헉. 그 말씀 듣고 보니 머리 스타일만 봐도 딱 만든 분 실루엣 맞네요.
  • 랩퍼투혼 2018/10/08 11:36 # 답글

    잘생겨따 ㅋㅋ
  • 차가비 2019/08/15 05:08 # 삭제 답글

    중갤보다가 이 겜이 개념글에 있어서 한참 웃다가 내용 보고갑니다
  • 잠뿌리 2019/08/16 19:22 #

    중갤에 게임 플레이 글이 올라왔었군요.
  • 뒹굴뒹굴 2019/08/15 16:08 # 삭제 답글

    알고보니까 대단하신 분이더라구요. 게임 만들다가 가수 하다가 다시 게임 만드시는데...
  • 잠뿌리 2019/08/16 19:22 #

    게임 개발과 가수를 병행한 게 대단하고 이색적인 것 같습니다.
  • 2019/08/28 22: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8/29 15:0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11 2019/09/03 01:50 # 삭제 답글

    잠뿌리님 중갤에서 갓겜 엔딩을 봤습니다.
  • 잠뿌리 2019/09/03 11:09 #

    중갤에서 엔딩 본 게 대단하네요. 파일을 뜯어보고 정답을 알아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 버닝소울라이크 2019/09/03 12:45 # 삭제 답글

    27살 된 게임의 첫 엔딩.. 대단할따름입니다
  • 잠뿌리 2019/09/04 23:11 #

    오래되긴 오래됐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게임 개발자인 김종숙씨도 현재 나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 정도 되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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