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과 할리 퀸 (Batman and Harley Quinn.2017) 2019년 애니메이션




2017년에 워너브라더스 애니메이션에서 브루스 팀이 각본에 참여, 샘 리우 감독이 만든 비디오용 애니메이션. DC 유니버스 애니메이티드 오리지날 무비즈 시리즈의 29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포이즌 아이비와 플로로닉 맨이 팀을 이루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인간을 식물인간으로 변형시키는 바이러스를 연구해 실행에 옮기려고 하자, 배트맨과 나이트 윙이 그것을 막기 위해 포이즌 아이비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알고 있는 할리 퀸을 데리고 와서 셋이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할리 퀸은 조커의 사이드킥이지만 본작에서는 조커와 결별한 상황이고 아캄 수용소에서 가석방되어 빌런 짓을 그만두고 일반인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빌런의 꼬리표 때문에 원서 넣는 곳마다 다 떨어지고 정신과의사 경력도 전혀 활용하지 못한 채 변변치 않은 일을 하며 사는 것으로 나온다.

본작에서는 조커가 아예 등장하지 않고, 할리 퀸 자체가 조커에 대한 일말의 그리움도 없는 상태로 나오고. 오히려 배트맨의 사이드킥인 나이트 윙과 썸을 타면서 슈퍼 히어로와 빌런의 러브 라인을 그리고 있다.

배트맨과 나이트 윙이 포이즌 아이비에 대한 정보 수집과 탐색에 있어 할리 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라, 할리 퀸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고 슈퍼맨과 나이트 윙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팀 구성이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할리 퀸이 사차원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보니 배트맨과 나이트 윙이 거기서 휘말리면서 본편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그렇다고 과도한 민폐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빌런 출신이지만 슈퍼 히어로와 한 팀이 되었기에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니 캐릭터 사이의 케미가 꽤 좋은 편이다.

거기다 절친 포이즌 아이비와의 관계도 스토리상의 비중이 높고 핵심적인 갈등으로 자리 잡아서, 전반부뿐만이 아니라 후반부의 스토리도 주도해 나가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낸다. 포이즌 한정 할리 퀸의 비밀 병기가 꽤 인상적이다. 둘도 없는 친구란 말이 절로 떠오르게 했다.

작중 할리 퀸은 돌아이 기질이 다분하지만 미치광이는 아니고, 가끔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그렇지 기본 상식과 개념을 충분히 갖췄으며, 베스트 프렌드인 포이즌 아이비를 무척 아끼고, 이 세계를 멸망의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노력하며 배트맨, 나이트 윙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서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해내니 정진정명한 슈퍼 히로인으로 거듭났다.

조커가 곁에 없는 할리 퀸은 어떤 캐릭터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조커에 대한 사랑을 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커가 곁에 없어야 할리 퀸이란 캐릭터 자체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 같다. 실제로 할리 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코믹스 시리즈도 그렇게 진행되고 말이다.

액션 쪽은 스케일이 좀 떨어진다. 아무래도 배트맨 진영이 슈퍼 파워 같은 게 전혀 없는 순수 인간 출신인 반면. 포이즌 아이비, 플로로닉 맨 등은 슈퍼 파워를 마음껏 쓰며 공격해 오기 때문에 기본적인 전력 차이가 커서 액션 스케일에 한계가 있다.

할리 퀸이 생각보다 격투 실력이 뛰어나 나이트 윙과 엇비슷하게 싸우고, 포이즌 아이비와의 캣 파이트도 볼만해서 밥값은 충분히 했는데.. 플로로닉 맨을 맡은 배트맨과 나이트 윙은 2 대 1로 싸우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슈퍼 파워 쓰는 빌런이라서 계속 밀려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다만, 그래도 스케일이 큰 씬이 하나 있는데 극 후반부에서 스웜프 씽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인간을 초월한 자연의 수호자란 느낌을 팍팍 주며 나오는데 그걸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쓰지 않고 의표를 찌르는 반전을 넣어서 인상적이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할리 퀸이 배트맨 팀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유쾌해지고, 메인 빌런들의 목적이 자연을 훼손하는 인간을 절멸시키려 하는 것이라서 배트맨 특유의 어둡고 거친 느낌이 다소 적은 편으로 뭔가 작품 자체의 대상 연령층이 조금 낮아진 느낌을 줘서 배트맨 팬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결론은 추천작. 배트맨 애니메이션인데 배트맨과 나이트 윙의 비중과 활약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그들과 한 팀이 된 할리 퀸이 부각되어 매력을 발산하면서 그와 동시에 배트맨 일행과 케미를 이루고, 액션 스케일은 작지만 대신 본편 스토리의 분위기가 유쾌해서 잔재미가 있고 신선한 맛이 있어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플로로닉 맨인 제이슨 우드로는 1997년에 나온 영화 ‘배트맨&로빈’에서 돌연변이가 되기 전의 본모습으로 출현하여, 베인에게 초인적인 능력을 주기 위한 식물 독소를 사용하는 미치광이 과학자로 나오는데 포이즌 아이비와 엮였다가 그녀에게 살해당한다.

2016년에 제작에 들어갔다는 ‘저스티스 리그 다크’ 실사 영화판에서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하차하기 전에 저스티스 리그 다크 팀에 플로로닉 맨을 넣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어 그쪽에서 제대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덧붙여 본작에는 쿠키 영상 2개 있다. 쿠키 영상 1은 엔딩 스텝롤이 한차례 올라간 다음 나오는 플로로닉 맨의 최후, 쿠키 영상 2는 엔딩 스텝롤이 전부 올라간 다음에 나오는 할리 퀸의 후일담이다.

추가로 엔딩 스텝롤을 보면 한국 스탭이 대거 참여한 것 같다.


덧글

  • 네푸딩 2017/10/05 08:53 # 답글

    끝부분이 골때려처 참 유쾌했었습니다. 그런 간단하고 상식적인 해결방법을 보는 와중에도 못 떠올렸으니ㅋㅋ
  • 잠뿌리 2017/10/11 11:12 #

    그 덕분에 할리 퀸이 끝까지 돋보였지요.
  • 2017/10/05 09: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10/11 11: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7/10/05 09:32 # 답글

    이래서 제정신인 사람이 악당하면 무섭습니다~ 하고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할리퀸에게도 베트맨같은 특수슈트를 줄 것이지. 째째한 부르스 웨인.
  • 잠뿌리 2017/10/11 11:13 #

    토니 스타크랑 다르게 배트맨은 협력자들한테 지원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슈트 버전 같은 거랑 비교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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