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천사 (ホラーの天使.2016)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6년에 나가에 토시카즈 감독이 만든 페이크 다큐멘터 영화.

내용은 방송 스튜디오로 사용되는 폐교에서 과거 이지메를 당하던 여고생이 지하실에 갇혔다가 실종된 사건이 벌어져 현재에 이르러서는 ‘아자미의 저주’라는 도시 괴담으로 전해지고 있었는데, 폐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의 촬영에 들어가 대기 중에 있는 여배우 2명과 합숙 생활을 하러 온 3명의 아이돌 유닛, 그리고 만담 개그 특훈을 하러 온 2명의 남자 개그맨 등 7명이 출입 금지 구역에 갔다가 아자미의 저주에 나오는 귀신과 조우해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보면 폐교로 개조된 방송 스튜디오에서 심령 현상이 발생해 작중 인물들이 핸디 카메라 들고 조사하러 갔다가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좀 다르다.

촬영대기 중에 있던 여배우 2명. 합숙 생활하러 온 아이돌 유닛 3명. 만담 연습하러 온 남자 개그맨 2명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카메라 시점이 계속 바뀐다.

이야기 진행 순서가 대충 어떻게 되냐면, ‘교복 입은 여배우 2명이 핸디 카메라 들고 출입 금지 구역에 갔다가 치정 때문에 감금 사고를 일으킨 것->이때 감금당해 우는 소리 듣고 남자 개그맨이 핸디 카메라 들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가는 것->합숙소에서 이불 ᄁᆞᆯ고 잠자던 아이돌 유닛 멤버들이 비명 소리 듣고 핸디 카메라 알아보러 가는 것’ 이렇게 진행되고 있어서 시점이 산만하기 짝이 없고 각 이야기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등장인물 전원 공통적으로 핸디 카메라를 들고 자기들 모습을 찍는데, 그것과 별개로 스튜디오 내 CCTV에 찍히는 게 또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접점이 전혀 없다.

정확히 말해서, 작중 인물이 제대로 살아서 만나는 씬 자체가 없다는 거다. 그게 본편 스토리 자체가 하나도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단순히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조사하러 갔다가 다들 똑같은 장소(출입 금지 구역)에 문 열고 들어갔다가 아자미 귀신한테 죽는 게 공통적인 전개다.

해당 구역 이외의 부분에서는 일체의 심령 현상도 벌어지지 않아서. 소리 듣고 조사하러 갔다가 죽는 전개의 반복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보일 정도다. 차라리 경찰을 부르면 불렀지, 왜 굳이 그 소리를 조사하러 갔다가 죽음을 자처하는 건지 모르겠다. 작위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다.

귀신 출몰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모처럼 폐교를 방송 스튜디오로 재활용한다는 배경 설정도 잘 살리지 못했다. 작중 인물의 언급이 없었으면 폐교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카메라가 비추는 장소의 제한까지 크다.

그런 공간적인 부분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한 것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언제 어디서 불시에 심령 현상이 벌어질지 모르는 게 이 장르의 공포 포인트고 그 때문에 핸디 카메라/CCTV 등이 활용되는 것인데 본작은 장비는 갖췄는데 포인트를 전부 놓쳤다.

본작의 핵심적인 내용은 아자미 귀신이 사람 해치는 것인데. 아자미 귀신 분장이 하얗게 뒤집힌 눈, 산발한 머리, 코 아래로 시커멓게 변색된 입을 하고 교복을 입은 채로 다가와 산 사람을 물어뜯어 죽이는 여고생 좀비로 묘사된다.

보통, 일반적인 J호러의 귀신이 아니라 좀비로 묘사되는 게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 있지만..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출현하는 것 치고는 조명이 너무 밝아서 본모습이 뚜렷하게 보이고, 등장 시기가 빨라서 이후의 긴장감이 완전 사라진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귀신, 유령, 마녀, 좀비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 됐지만, 보통은 맨 마지막 순간에 등장해서 혼돈의 카오스적인 상황으로 끝나는데.. 본작에서는 2명/3명/2명의 팀별로 카메라 시점을 나누어 받고 있기에 누군가 죽어도 바로 끝나지 않고 다른 팀으로 넘어가 하나 둘씩 차례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전개로 이어져 작위적인 느낌이 극에 달해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완전히 상실했다.

애초에 작중 인물들이 팀별로 너나 할 것 없이 핸디 카메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폐교 스튜디오를 탐방하는 것도 아니고, 촬영대기 중/만담 훈련 중/합숙 중. 이렇게 실시간 촬영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다들 핸디 카메라 들고 알아서 귀신 소굴로 들어가 떼몰살 당한 건지 모르겠다.

결론은 비추천. 귀신의 저주 소문이 떠도는 폐교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여배우, 아이돌 유닛, 만담 콤비가 실제로 나타난 귀신한테 뗴몰살 당한다는 줄거리는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카메라 시점이 3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무런 접점도 없이 각자의 모습만 찍어서 시점이 산만하고, 단순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러 갔다가 죽는 전개가 반복돼서 지나치게 작위적인 데다가, 귀신의 실체가 빨리 드러난 것도 모자라 너무 대놓고 다 보여줘서 긴장감이 전혀 없고 또 귀신 출몰 장소가 딱 정해져 있어 폐교 스튜디오의 배경 자체도 활용하지 못해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아이돌 유닛 소녀신당 출신으로 애니메이션 더빙으로는 GJ부의 제랄딘 번슈타인, 영화에서는 암살교실, 양지의 그녀, 머니의 천사, 입술의 노래를 등에서 조연으로 출현했던 아오이 와카나의 첫 주연작이다.

덧붙여 작중 인물 중 아이돌 유닛 멤버 중에 실제 아이돌 그룹 NMB48의 야구라 후코가 나오고, 만담 콤비 중 한 명은 실제 개그 콤비 라이센스의 후지와라 카즈히로다.

추가로 일본 영화의 단골 배우로 친숙한 타케나카 나오토가 출현하지만, 오프닝 때 폐교 스튜디오에 떠도는 귀신의 소문 이야기를 해주는 감독 역할로만 나와서 주조연이 아닌 단역이다.


덧글

  • 케쉐르 2017/08/16 10:39 # 삭제 답글

    요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다 고만고만한데 아예 방향을 좀 바꿔서 착신아리에서 나온 것처럼 극 전체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귀신이 습격해 몰살당하는걸 다뤘으면 흥미로울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돌들과 개그맨들 생방송으로 귀신 프로그램 하면서 야외 스튜디오에서 재밋게 노는데 귀신이 습격해서 혼파망. 카메오로 손석희 같은 실제 유명 방송인이 나와서 죽어주면 몰입감 장난 아닐듯
  • 잠뿌리 2017/08/17 16:14 #

    감독이 페이크 다큐멘터리 찍어본 경험이 없는 건 아닌데 뭔가 이 작품은 방향성을 완절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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