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에 대만에서 조중흥 감독이 만든 아동용 판타지 특촬물. 1년 전 1987년에 조중흥, 진준량 감독이 만든 신도태랑의 정식 후속작이자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원제는 ‘신도태랑대현신위(桃太郎大顯神威)’. 영제는 ‘매직 오브 스펠’이다.
내용은 전작에서 악마섬을 정벌하고 귀왕을 물리친 도태랑이 무사히 귀환한 후 간간히 정의로운 일을 행하며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다가, 자신의 명성을 듣고 찾아와 제자를 자처한 소일단을 맞이했는데.. 악마궁전의 요괴들이 인간의 피를 모아서 자신들의 왕인 악마수령 본좌대장로를 부활시키고, 그의 명에 따라 도태랑의 집을 급습했다가, 어머니를 잃은 도태랑이 다시 개, 원숭이, 꿩과 재회하고 소일단을 포함한 새로운 파티를 결성하여 복수하러 떠나는 이야기다.
스토리상 정식 후속작으로 전작과 이어지지만, 금도, 반삼, 유치어가 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초반부의 줄거리 요약 때 전작 이후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 둘이 남아 살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서과태랑과 도화원의 꼬마 선녀는 아예 삭제됐다.
구동(개), 후동(원숭이), 계동(꿩) 3인방도 중반부 이후에 불쑥 나타나 파티에 합류한다.
소일단은 전작의 서과태랑 같은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지만 전투력이 전무하고. 개그를 담당하고 있어서 전반부의 활약상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악마궁전에서 벌어지는 최종결전 때 뜬금없이 악당 여간부의 눈에 띄어 전장을 빠져 나가 악당 여간부 백소저와 떡을 쳐서 헤롱헤롱거리고, 본좌대장로가 쓰던 피의 목욕탕에 빠져 초인으로 각성했다가 본좌대장로를 아빠라 부르며 뽀뽀해달라고 들이미는 이상한 애어른 캐릭터가 돼서 뭔가 좀 막장이 됐다. 도태랑이 본좌대장로에게 발려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난입하여 본좌대장로의 시선을 돌려 도태랑이 회복, 각성할 시간을 줬다는 점에 있어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으로 활용됐지만 캐릭터 센스가 너무 막 나갔다. (좀 모자라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근본은 착한 녀석이라던가. 싸움은 못하지만 근성이 있고 잠재력도 가졌다. 이런 거라면 또 몰라도)
개, 원숭이, 꿩 같은 경우. 악마궁전의 최종결전 때 액션씬에서 전작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인상적인 게 꿩의 신무기인데. 오른손은 닭의 날개, 왼손은 닭의 머리를 꺼내 닭 부리로 적 눈알을 파먹고. 개, 원숭이가 뒤에서 기를 불어 넣어 꿩 머리로 화염탄을 쏘아 적을 파괴하는 통칭 ‘삼매진화’라는 전대물스러운 합체 필살기도 쓴다.
신 캐릭터 중에 레귤러 멤버는 아니지만 도태랑 각성의 원천으로 사건 해결의 키 아이템 역할을 하는 게 인삼왕이다. 작중 천년 묶은 인삼이 어린 아이 모습으로 나온 것인데 중국 영화에서 즐겨 쓰는 천년인삼을 베이스로 한 것 같다.
천년인삼이 자신을 먹고 악당을 물리치라고 하면서 도태랑에게 흡수되고, 이후 도태랑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수관음상을 후광에 두르며 각성. 괴력을 발휘해 본좌대장로를 관광 태우다가, 손바닥에 인법 마크가 번쩍이며 장법으로 피니쉬를 가하는데.. 이게 전작의 복숭아 거인보다는 그나마 좀 멋있게 보인다.
악당 중 끝판왕 포지션인 본좌대장로 이외에 눈에 띄는 인물은 여간부 ‘백소저’, 바위 투척을 주무기로 삼은 야만용사 같이 생긴 ‘대력귀’다. 백소저는 하얀 색의 긴 머리에 하얀 옷을 입고 있지만 용모가 추녀로 묘사되는데 그래도 소일단과 엮여서 뭔가 진영을 초월한 로맨스라도 이루는가 싶더니 개, 원숭이, 꿩의 공격을 받아 처참하게 죽고. 대력귀는 싸우다가 갑자기 드래곤 퀘스트에나 나올 법한 눈, 입 달린 바위 몬스터로 변해서 칼날 공격 이뮨(내성)을 갖고 들이대다가, 도태랑이 소환한 쇠망치에 맞아 죽는다.
악마궁전에서 벌어지는 액션씬 자체는 볼만하긴 한데 그 전까지의 스토리가 좀 심심하다.
전작에서는 최종결전을 앞서 악마섬 자체를 탐험하는 씬이 있었는데 본작에선 그런 게 전혀 없이 악마궁전에 도착하기 무섭게 바로 전투에 들어가서 그렇다.
도태랑이 어머니를 잃고 소일단과 함께 간신히 살아남은 뒤. 개, 원숭이, 꿩과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가 인삼왕을 만난 뒤. 곧바로 악마궁전으로 넘어가서 모험 요소가 완전 배제되었다.
캐릭터 복색은 전작에 비해 일본색이 옅어졌는데, 그게 사실 전작에서는 악마섬 토벌군으로 모집된 조정의 군대가 전국시대 일본군 복색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 유난히 일본색이 짙었던 것이고, 본작에서는 조정의 군대가 전혀 안 나오고 악마궁전의 졸개 병사들만 일본 병사 갑주 차림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
결론은 평작. 도태랑 일행이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걸린 시간이 다소 길고, 여행을 떠난 이후에도 모험, 탐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곧바로 최종 전투로 넘어가서 본편 스토리의 초중반이 다소 심심하고. 신 캐릭터 소일단이 설정은 둘째치고 캐릭터 운용 자체가 좀 괴상해서 보는 사람 멍때리게 하는데.. 스토리 후반부에 나오는 악마궁전에서의 액션씬은 꽤 볼만한 편이고, 최종 보스와의 결투 퀼리티도 전작보다 한결 나아졌기 때문에 액션 쪽은 괜찮았던 작품이다.
덧글
그나저나 천년인삼 정말 고정출연이네요. 본 작품 외에도 막 등장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