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배드 3 (Despicable Me 3.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트에서 카일 발다, 피에르 꼬팽 감독이 만든 3D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이전 작과 마찬가지로 유니버셜 픽쳐스에서 배급을 맡았다.

내용은 전작에서 루시 와일드와 맺어진 그루가 그녀를 따라 비밀요원이 되어 활동하는데 악당 발티자르 브래트를 잡지 못해 허탕만 쳐 실적이 저조해서 결국 새로 임명된 국장의 손으로 해고당한 후. 백수가 되었을 때 갓난아기 시절 생이별한 자신의 쌍둥이 동생 드루의 연락을 받고 그를 찾아갔다가 다시 악당이 되어 브래트가 훔친 아쿠아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으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 가족의 탄생, 두 번째 작품이 연인과의 사랑을 그렸다면 세 번째 작품인 본작은 생이별한 형제와 재회하여 우애를 다지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식->연인->형제의 태그트리를 타서 가족의 완성에 이르는 것이다.

본작의 신 캐릭터인 드루는 그루의 동생이고 매우 부유하며, 머리카락도 풍성하지만 허당끼가 있고 칠칠지 못한 구석이 있어 매사에 치밀하고 냉정 침착한 그루와 좀 다른 스타일이다.

이게 아예 정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대립하는 주인공과 라이벌 관계가 아니라, 주인공인 형이 모자란 동생을 이끌어주면서 그 과정에서 가까워져 진정한 형제로 거듭난다.

이 부분에서 사건의 흑막이 실은 동생이었다거나, 동생이 뒤통수치는 반전 설정 없이 유능한 형과 모자란 동생이란 구도로 정면돌파를 한 것이라서 가족 영화로선 오히려 더 나았다. 아이들에게도 내용 전달이 쉽고 말이다.

브래트 본거지 잠입 작전 때 드루가 실수하고 그루가 뒤처리하면서 하드캐리하는 전반부와 브래트 로보의 도시 파괴 공작 때 그동안 짐짝 취급 받았던 드루가 대활약해서 그루를 구하는 것, 그리고 본작의 빌런인 브래트와 그루의 라스트 배틀 등등. 그루/드루 형제가 주도하는 본편 스토리가 재밌다.

슈퍼배드 시리즈 특유의 스파이, SF 요소도 여전하다.

그루/드루 형제의 아버지가 탑승했던 황금빛 수륙양용 자동차부터 시작해 갖가지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잡입 슈트, 그리고 풍선껌, 피규어 인형, 전자기타 등등 아이들 장난감을 개조해 무기로 쓰는 브래트의 아이템 등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브래트는 80년대 꼬마 빌런 연기로 인기를 끈 아역 배우 스타가 나이가 들어 퇴물이 된 이후 방송에서 완전 잊혀지자 흑화되어 진짜 빌런이 되어 돌아온 캐릭터인데. 80년대 출신이란 점을 강조해서 복고풍 복색과 행동, 대사가 캐릭터 자체의 개성으로 자리 잡아 꽤 매력이 있다.

아역 시절의 영광을 잊지 못해 다 큰 어른이 애처럼 구는 건데, 작중에 나온 대사도 80년대 유행어를 남발하는 것이라 한국 더빙판에서도 나름 각색에 신경 썼다. (예를 들어 개그맨 김병조의 유행어인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대사)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80년대 히트곡 중 무려 다섯 곡을 본편에 삽입했고, 그중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그루와 브래트의 대결 씬에 넣으면서 댄스 요소까지 들어가 있어 흥이 넘친다.

그루와 브래트의 일 대 일 라스트 배틀이 본작의 백미라고 할 만큼 재미있었는데, 도입부에서 첫 번째 싸움을 하고 클라이막스 때 마지막 싸움을 할 때 과정과 결과가 반전돼서 그렇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루/드루 VS 브래트의 대결이란 본편 스토리가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캐릭터 이야기가 다 따로 놀고 있고. 갈등 해결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 있다.

캐릭터 이야기가 따로 논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 그루/두루 형제 이야기. 에디스 아그네스 자매 유니콘 이야기. 루시 마고 모녀 이야기. 미니언즈 가출 구속 탈옥 이야기. 이렇게 각 등장인물마다 독자적인 스토리 파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서로 접점이 전혀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접점이 없다 보니 해당 이야기가 끝나면 그 캐릭터의 비중이 사라진다.

미니언즈는 아예 가출 설정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루 가족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를 하고. 막판에 그루 곁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본편 스토리의 핵심이 되지도,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된 것도 아니라서 슈퍼배드 시리즈 전편을 통틀어 가장 비중이 떨어진다.

미니언즈 파트 자체는 사실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주긴 하나 본편 스토리와의 접점이 너무 떨어져서 멀리서 보면 진짜 어거지로 끼워 넣은 느낌마저 줘서 스토리 완성도 하락에 일조했다.

각자 따로 노는 캐릭터 이야기에 이어 문제가 되는 것은 갈등 해결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형제간의 사이가 틀어졌을 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에 순식간에 화해를 한다거나, 루시가 엄마 역할 못해서 마고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가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엄마 역할을 톡톡히 해 즉석에서 엄마 소리 듣고. 악당 폐업을 선언한 그루에 반발해 가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감옥에 간 미니언즈가 밥 먹다가 그루 떠올리고 한순간에 그가 가족이란 걸 깨달음을 얻어 탈주를 시도하는 것 등등.. 작중에 나온 대부분의 갈등이 심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초속으로 해소된다.

좋게 보면 스토리가 늘어지는 법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고, 나쁘게 보면 스토리의 밀도가 너무 낮아서 드라마틱함이 부족하다.

슈퍼배드 시리즈 이전 작과는 당연히 비교할 수 없고, 본편의 스핀오프작인 ‘미니언즈’보다 못한 수준이다.

결론은 평작. 그루/드루 쌍둥이 형제와 브래트의 대결은 꽤 재미있고 SF 스파이 액션물로서 볼거리가 풍부하며, 그루의 가족과 미니언즈들은 여전히 사랑스럽게 다가오지만.. 캐릭터별로 패키지로 묶여 독자적인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서로 아무런 접점이 없어 각자 따로 이야기하느라 바빠 중구난방이 된 스토리에, 갈등이 생기고 해소되는 과정이 너무 빨라서 이야기의 밀도가 낮아서 이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전반적인 스토리의 완성도가 가장 떨어져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는 아쉽게도 쿠키 영상이 없지만, 1차 엔딩 스텝롤 때 배경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그루/드루 형제의 이야기라 볼만했다.

덧붙여 한글 더빙판을 보고 왔는데 시리즈 이전 작처럼 전문성우가 더빙을 맡아서 무난하다. 다만, 작중 드루가 사는 곳이 프랑스라서 드루를 비롯해서 현지인의 말투가 대사 마디마디에 악센트를 올려서 과장되게 말하는 걸로 구현돼서 왠지 좀 오글거렸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예를 들어 ‘뭐뭐 했~나~ 내가 말하지 않았~나~ 만나서 반갑~구나~’이런 식이다)

추가로 이 작품의 포스터는 미니언즈가 장식하고 있다. 그루와 그루의 가족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근데 정작 미니언즈 비중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으니 낚시가 따로 없다.

해외 포스터보면 그루 가족과 미니언즈 다 나온 단체 샷이나, 그루와 드루 형제가 나온 트윈 샷 포스터 등이 있는데. 국내에선 그루 가족을 싹 지우고 미니언즈만 남겨 놓은 포스터를 밀다니 뭔가 주객전도 된 것 같다. (왜, 그냥 아예 제목을 미니언지 2로 짓기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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