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멘테리오 델 테러 (Cementerio del terror.1985) 좀비 영화




1985년에 루벤 갈린도 주니어 감독이 만든 멕시코산 좀비 영화.

내용은 할로윈 때 연쇄 살인마 ‘데블론’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는데 카르단 박사가 데블론이 죽지 않고 살아서 사람을 해치는 악몽을 꿔서 데블론의 시체를 조사하러 영안실로 가고 있는 와중에, ‘레나’, ‘마리아나’, ‘올리비아’, ‘오스카’, ‘페드로’, ‘조르지’ 등 6명의 남녀 대학생 그룹이 공동묘지 근처에 버려진 집에서 파티를 즐기던 중. 무료함을 달래려고 윗층에 올라갔다가 악마를 소환하는 이상한 책을 발견했는데 그게 실은 데블론의 책이고. 그가 생전에 사탄숭배자로서 흑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호기심이 생겨 영안실에서 데블론의 시체를 훔쳐 공동묘지에서 부활의식을 치뤘다가 비가 와서 의식을 중단하고 폐가로 돌아갔지만.. 데블론이 좀비로 되살아나 대학생 그룹을 몰살한 뒤. 할로윈의 트릭 오어 트리를 하러 거리로 호박 랜턴을 들고 나온 ‘토니’, ‘아니타’, ‘유시’, ‘시저’, ‘라울’ 등 다섯 명의 꼬마들이 담력시험 차 공동묘지를 지나 버려진 집에 갔다가 언데드 데블론과 그가 주문으로 되살린 좀비 무리와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 요약이 상당히 긴데, 사실 저게 이 본작의 내용 전부다.

도입부의 악몽만 보면 주인공이 카르단 박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카르단 박사는 전체 분량의 약 2/3 동안 항상 현장에 한발 늦게 도착하고. 나머지 1/3에 가서야 겨우 아이들과 합류해서 조연으로 활약하기 때문에 주인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학생 일행이 아무리 마법서를 손에 넣고 흥미가 생겼다고는 해도, 영안실까지 가서 굳이 시체를 훔쳐와 부활 의식을 하는 건 좀 부자연스러웠다.

비 내린다고 의식을 중지하고 집에 들어갈 정도인데 그럼 대체 왜 시체를 훔치는 수고까지 기울였는지 모르겠다.

멋모르고 마법서에 손을 댔다가 악령을 깨웠다는 점에 있어서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가 떠오르는데.. 그렇다고 작중 대학생 그룹을 주인공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데블론이 살아 돌아온 이후 일행 여섯 명 전원이 별 다른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광속으로 몰살당하기 때문이다.

진짜 누구 하나 길게 나오지 않고 싹 다 죽어버려 시체로만 남아서 잘 해봐야 조연이지. 주연으로 보기 힘들 지경이다.

좀비의 묘사 같은 경우, 작중 끝판왕은 언데드로 부활한 데빌론인데. 썩은 시체가 아니라 사살된 시체에서 부활했기에 생긴 게 사실 인간과 큰 차이가 없다. 외모도 덥수룩 수염을 기른 중년 아저씨라서 겉모습 자체는 평범하다.

다만, 사탄숭배자 이력 때문에 마법 주문으로 좀비를 불러내는 힘과 자기 집안에 한정하여 폴터가이스트 조종 능력이 있고. 순수한 육체적 능력으로는 특이하게 상대의 싸대기를 철썩철썩 때리고 손으로 푹푹 찔러 유혈을 일으켜 죽이는 거다. 무슨 소림사 용조수, 철사장 보는 줄 알았다.

오리지날 좀비들은 데빌론의 마력에 의해 공동묘지에서 흙이나 관을 뚫고 기어 올라오는데 머릿수가 생각보다 꽤 많다.

영화 포스터에는 부패한 시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 영화 본편에서는 오래되어 삭은 반 해골 모습을 하고 있으며, 기존의 좀비 영화처럼 인육을 먹지는 않는다.

아니, 사실 좀비가 머릿수만 많지 등장 시기가 후반부라서 실제로 좀비한테 죽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후반부의 주역은 다섯 명의 어린 아이들이라 그렇다.

그 점이 정말 의외라면 의외라고 할 수 있는 점이다.

아이들 개별적으로 보면 사실 딱히 개성이 있거나, 누구 한 명이 대활약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섯 아이가 떼로 몰려다니면서 좀비로부터 도망쳐 다니는 게 생각보다 꽤 재미있다.

아이라서 힘이 약하고 체력이 떨어져 도망치다가 넘어지고 주저앉는 것도 충분히 고려하는 한편. 낙오자 하나 없이 친구가 어려움에 처하면 바로바로 도와줘서 모두 함께 도망치는데 이게 기존의 좀비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이 있다.

보통, 어지간한 좀비 영화였으면 도망치다가 낙오된 동료가 좀비한테 끔살 당하는 게 보통인데 여기선 그런 게 없다.

심지어 후반부에 아이들을 도와주러 온 카르단 박사가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위기에 처하자, 아이들이 도망치다가 말고 박사를 빼내주는 것까지 나온다.

거기다 마법서를 불태워 사건 해결을 하니 끝까지 대활약한다. 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쥬브나일 어드벤처로 볼 수도 있다.

그게 유치하지 않고 나름대로 긴박하게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좀비 떼로부터 도망치기 이전에 폐가에서 대학생 그룹이 떼몰살 당하는 걸 보여줘서 긴장감을 높여서 그렇다.

그래서 아이들이 주역인 영화라고 해도 아동 영화가 아니라 좀비 영화로 분류되는 것이다.

최소한의 유혈과 데드씬이 나오지 않고 바로 아이들 파트로 넘어갔다면 공포 영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했을 것 같다.

십자가로 좀비들을 물러나게 한다거나, 십자가 묘비를 뽑아 들고 끝에 불을 붙인 채 돌격하는 것 등등. 어째 좀 좀비랑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 결전 병기로 나오긴 하지만 아이들이 주역이라 그런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애들이 총, 칼 같은 걸 들고 좀비를 썰어댈 수는 없지 않은가! 킥-애스의 히트걸도 아니고)

결론은 평작. 등장인물 수는 많은데 주인공이 누군지 명확하지 않고 대부분 2인 이상의 단체 행동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도 없으며, 사건의 발단, 전개의 연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서 스토리가 좀 허술하고. 좀비의 수는 많은데 순수 좀비에 의한 데드씬 하나 없어서 배경 스케일이 너무 작지만.. 후반부의 주역이 어린 아이들이란 설정이 좀비물로선 보기 드문 것이라 꽤 신선하게 다가와서 좀비 배경에 쥬브나일 어드벤처 느낌 나는 조합이 독특한 맛이 있어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져도 볼만한 구석도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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