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라이더스: 닌자 퀸 (Vampire Raiders: Ninja Queen.1989)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89년에 미국, 캐나다 합작으로 하지강 감독이 만든 액션+호러 영화.

내용은 노란 옷의 악당 닌자가 이끄는 검은 옷 닌자단과 강시도사와 결탁해 홍콩 호텔 산업을 장악하려고 하자, 빨간 옷의 금발 여자 닌자와 노란 옷 남자 닌자가 거기에 맞서 싸우는 한편. 홍콩 호텔 스위치 보드에서 일하는 여직원 셋이 남자 친구 2명과 함께 한 밤중에 작은 여객선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선장과 선원이 갑자기 악령에 씌여 위협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장르를 왜 액션+호러로 썼냐면, 본작의 컷 앤드 페이스트 영화라서 장르가 전혀 다른 작품 두 개를 짜깁기해서 그렇다.

컷 앤드 페이스트는 본작을 만든 하지강 감독이 애용하는 촬영 방식으로. 하지강 감독은 이 방식으로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수십 편이 아니라, 1년에 수십 편씩 만들었다.

하지강 감독은 Z급 영화를 양산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어 한국의 남기남 감독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알 만한 사람은 아는 괴작 ‘로보강시’도 하지강 감독 작품이다.

서양 배우를 기용해 서구권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중 특히 밀던 장르가 닌자물이다. 제목에 닌자 들어간 영화를 수십편 넘게 만들어 Z급 닌자 영화 전문 감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엄청난 다작을 하기 때문에, 영화마다 가명을 사용하고는 하는데 본작에서는 ‘브루스 램버트’란 이름으로 올라가 있다. (1988년에 만든 ‘엠파이어 오브 더 스피릿추얼 닌자’ 때도 이 가명을 감독 이름으로 올렸다)

본작은 닌자 퀸, 믹스업 풋티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닌자 퀸’ 파트는 호텔 산업을 둘러싸고 닌자와 강시가 싸우는 이야기고, ‘믹스업 풋티지’ 파트는 호텔 스위치 보드 직원들이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가 선상 위에서 악령 들린 선장과 선원에게 위협 당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작 지점이 호텔이란 것 이외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각 파트의 인물이 만나는 장면은 하나도 없어서 이야기 자체가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본편 내용 자체가 두 가지 파트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 교차 편집 방식으로 만들어서 시선이 난잡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각 이야기 자체도 완성도가 처참하게 낮은 수준이다.

닌자 퀸은 여주인공이 닌자로 나와서 그런 제목이 붙은 것인데 초반부에는 여주인공의 수영복 차림에 수영하고 썬탠하는 장면을 쓸데없이 디테일하게 보여주더니, 대뜸 강시에게 습격당해 닌자 VS 강시로 박터지게 싸운다.

근데 숙적은 엄밀히 말하자면 같은 닌자고, 그 닌자가 이끄는 부하 닌자와 강시가 개떼처럼 몰려와 공격하는 것이라 닌자 VS 강시가 핵심적인 내용이 아니다.

그냥 닌자 VS 닌자 이야기에 강시가 끼어든 수준이다. 작중의 강시는 고증도 안 지켜서 벌건 대낮에 활보하는데 완전 자코 수준이라 전투력도 떨어져 닌자의 검에 썰린다.

닌자 묘사가 디테일하냐고 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수리검 하나 던지지 않고 일본도 한 자루만 고집스럽게 사용하고, 보조 무기는 폭죽, 연막 밖에 없다.

비키니 수영복 입은 여주인공이 자세 잡고 손짓하자 연기가 펑-하고 피어오르더니 닌자복 입은 모습으로 바뀌는 것. 그리고 투척한 장검을 이기어검술마냥 조종하는 것 밖에 없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인술과 거리가 먼 기술들이다.

아무 의미 없이 요란한 움직임도 많이 나온다. 나무 타고 달리기, 손, 발 안 쓰고 바닥을 기어다니기, 나무 딛고 역삼각 점프, 나뭇가지 잡고 철봉 회전 운동, 까치발로 나무 딛고 뒷발로 나무 오르기 등등. 쌈마이 액션의 끝을 보여준다.

호텔 산업을 둘러싸고 닌자끼리 싸운다는 설정만 놓고 보면 호텔이 주요 배경으로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런 거 없이 대부분 야외 촬영이다.

호텔 촬영은 그냥 로비에서 작중 인물이 잠깐 나온 것으로 그친다. 오죽하면 여주인공 수영씬 찍을 때 호텔 수영장도, 야외 수영장도 아닌 해변가에서 찍었겠는가.

엔딩 때 악당 닌자가 노을빛을 등지고 검에 찔린 채 서서 절명한 모습을 보면 그래도 닌자 영화랍시고 가오 좀 잡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직전 칼에 찔린 게 몸을 관통한 게 아니라 옆구리에 칼 딱 붙인 자세가 편집 없이 그대로 나와서 칼에 찔린 모습을 그림자 처리한 게 너무 티가 난다.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돈을 아낀 흔적이 보인다고 할까나.

믹스업 풋티지 파트도 허접한 건 마찬가지다.

전반부 내내 호텔 여직원들이 수다를 떨고 직장 상사를 놀리는 씬과 밖에서, 집에서 밥 먹는 씬 같은 쓸데없는 장면만 나오다가 한 밤중에 작은 여객선 타고 여행을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호러물이 되는데.. 아무 이유 없이 선장, 선원이 악령에 씌여 주인공 일행을 위협하니 개연성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등장인물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단체로 몰려다니며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일행 중 누구 한 명 튀어 오르지 못한다.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동정남들이 양철통에 오줌 받아서 무기로 쓰려는 거나, 악령과 대치된 상황에서 준비한 결전 병기가 산소통과 라이터를 조합해 만든 간이 화염 방사기에 뜬금없이 나무 십자가 들고 저항하는 것 등등. 극 전개가 황당하긴 한데 그렇다고 로보 강시 때처럼 로보캅이 강시 때려잡는 것 같은 완전 정신 나간 설정이나 장면이 나오는 건 또 아니라서 컬트영화로서의 포인트가 없다.

악령 같은 경우도 표정 개그, 슬랩스틱 코미디하느라 공포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다. 이 파트에서 유일하게 무서운 건 작중 인물이 화장실 개인실에 갇혀 있는데 양변기 바닷물이 역류해서 개인실을 채우는 것 정도 밖에 없다. 집 변기 자주 막히거나, 역류해서 고생해 본 사람이 보면 한순간이나마 등골이 서늘할 수도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면 단체 행동을 하니 사상자 한 명 없이 전원 생환 엔딩으로 쉽게 이어졌다는 것 정도 밖에 없다.

호러 영화의 법칙 중 하나인 개인행동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과 반대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은 비추천. 컷 앤 페이스트 무비란 걸 감안하고 봐도 두 가지 스토리의 접점이 전혀 없어서 진짜 어거지로 합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B급 영화 특유의 테이스트를 논하기에는 파트별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데다가, 소품, 연출, 액션이 완전 정신 나간 수준은 아니라서 최소한의 컬트적인 맛이 없어서 이상하고 괴상한 영화가 아니라, 그저 단순히 못 만들어서 재미없는 영화다.


덧글

  • 시몬 2017/07/27 00:57 # 삭제 답글

    시사회에서(이 영화에 그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평가들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 잠뿌리 2017/07/27 10:25 #

    80년대 한 해에 수십편씩 나오는 초속으로 촬영한 Z급 무비라서 시사회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56761
5243
9468531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