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귀대사 (捉鬼大師.1989)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9년에 홍콩에서 나문, 소가용 감독이 만든 퇴마 영화. 원제는 ‘착귀대사’. 영제는 ‘뱀파이어 버스터’다.

내용은 국회의원 기대천(스티븐)과 그의 아들 천우(잭키)가 경매장에서 낡은 부적이 붙은 오래된 항아리를 비싼 값에 구입했는데, 그게 실은 500년 전에 장천사에게 퇴치 당한 악마가 봉인되어 있는 항아리로, 현대에 이르러 조상 대대로 봉인 항아리를 지켰던 장십일이 중국 문화 혁명 때 성난 군중에게 오해를 사서 항아리를 바다에 던져 소실했다가 그게 우연히 경매장에 올라왔던 것이라서, 이후 사이비 점쟁이 진백통의 실수로 봉인이 깨져 악마가 풀려나와 기대천에게 씌여 악행을 저지르자, 장대일이 찾아와 진백통, 천우, 캣(천우의 연인)과 함께 퇴마행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80~90년대 홍콩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친숙한 얼굴들이 나오는데 사기꾼 점쟁이 진백통 역에 진백상. 악마 씌인 국회의원 기대천 역에 풍쉬범. 기대천의 아들 역에 장학우. 장천사의 후예인 퇴마사 장십일 역에 정칙사. 항아리에 봉인되어 있던 악마 역에 종발이 나온다.

캐스팅 자체는 괜찮은 편이지만,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일단, 본작의 타이틀 착귀대사가 뜻하는 것은 퇴마사 장십일인데 줄거리대로라면 그가 주인공이 되어야 했지만 본작에서의 비중이 좀 애매해서 페이크 주인공스럽다.

도입부에 악마 항아리 에피소드는 장십일이 홀로 나와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그 이후 항아리의 악마가 풀려난 뒤 기대천에게 씌인 이후 장십일이 재등장해 천우 일행을 찾아가는 게 스토리 중반부의 내용이다.

거기서 천우 일행과 합류해 함께 행동했다면 충분히 스포라이트를 받으며 활약할 수 있었겠지만.. 악마와의 대결에서 상처를 입어 병원에 입원해 병원 침대 신세를 지는 바람에, 그가 받아야 할 스포라이트를 천우 일행이 받는다.

그나마 명색이 착귀대사라서 완전 공기 비중인 것 까지는 아니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악마에게 빙의 당한 천진과 대치된 상황에서 극의 긴장감을 잘 이끌어냈고,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잠깐잠깐 나와서 대활약하는 관계로 비록 주인공 보정은 받지 못했지만 최소한 자기 밥값 정도는 했다.

천우 일행은 언뜻 보면 천우 역의 장학우가 주역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하는 것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막판에 가서 가사 상태에 빠진 장십일이 병원 침대에서 원거리 퇴마를 시도해 천우의 몸에 빙의해 검 들고 싸우는 액션씬이 짧게 몇 분 나오는 게 전부다.

오히려 진백통 역의 진백상이 악마의 봉인을 푼 사고뭉치이자 주인공 파티의 레귤러 멤버로서 비중이 더 크다. 간간히 나오는 슬랩스틱 코미디도 진백상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서 장학우가 묻히는 감이 있다.

악마 같은 경우, 풀어 헤친 머리에 썩은 듯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분장이 하도 요란해 분장 속 배우가 종발인 걸 캐스팅 목록을 보고야 알았다.

주로 사람 몸에 씌여서 움직이기 때문에, 사실 악마 자체의 출현씬은 적은 편이다.

사람 몸에 씌였을 때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여 다른 사람을 마구 해치며, 이 사람 저 사람 옮겨갈 수도 있다. 신체 전이 설정은 사실 작중에 딱 두 번 나오는데 기대천 몸 속에 있다가, 기대천의 딸 천진의 몸 속에 들어가고. 다시 기대천의 몸으로 옮겨올 때다.

천진의 몸속에 들어갔을 때 묘사의 느낌이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에 리건을 연상시킨다. 리건처럼 얼굴이 변형되지는 않지만 같은 종류의 하얀 파자마 차림에 얼굴 아래로 녹색 조명을 받고 셋트장 선풍기로 바람 효과를 받으며 나타나 인상 팍 쓰며 염력을 써서 주변 가구를 움직이는 게 비슷한 이미지다.

악마가 몸에 빙의되어 있으면 가슴에 특별한 표식이 생긴다던지, 기대천의 몸을 빼앗은 악마가 눈에 거슬리는 인간을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사고를 일으켜 없앤다던가, 작중 악마를 퇴치할 수 있는 결전병기가 한 자루 단검인 것 등등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을 연상시키는 씬도 여럿 나온다.

본작은 홍콩 코믹 호러 영화지만 유난히 서양 오컬트 호러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정확히는, 엑소시스트. 오멘 등의 두 작품이지만)

그래도 극 후반부로 넘어가 최종결전에 돌입할 때쯤에는 홍콩 영화 특유의 느낌으로 회귀한다. 악마에게 빙의당한 아버지와 싸워야 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슬랩스틱 코미디와 액션이 번갈아 나온다.

특히 진백상이 스포라이트를 받아서 악마 앞에서 몇 번이고 깐죽거리다가 역습 당하는 게 깨알 같은 웃음을 주고, 정칙사가 하얀 도복 입고서 천장을 부수며 불쑥 나타나는 장면은 개연성은 좀 없지만 비주얼적으로는 꽤 멋있었다.

정칙사의 도복 폼은 사실 급조된 것은 아니고, 작중 정칙사와 악마 들린 풍쉬범이 첫 만남 때 서로 대치된 상태에서 빛을 등진 정칙사의 호통과 함께 복장의 도사 폼으로 변하는 씬에서 처음 나온다. 선조인 장천사 VS 악마의 대결이 후대에 이어지는 걸 상징한 장면이었다.

결론은 평작. 출현 배우들 면면을 살펴보면 캐스팅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장학우가 쩌리가 되고 정칙사는 페이크 주인공이 됐으며, 풍쉬범은 악마에 빙의 당한 악역이라 본인 자체적으로 뭔가 한 게 없어서 전반적인 캐릭터 비중 배분과 운용이 실패했고. 엑소시스트, 오멘 등 서양 오컬트 호러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아서 오리지날리티가 좀 떨어져 아쉽지만.. 작중 정칙사가 악마의 표적이 되어 위기에 처하는 병원 씬이 꽤 긴장감 있고, 주인공 일행과 악마의 최종결전이 나오는 클라이막스 씬은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


덧글

  • 2017/07/24 12:5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7/25 17: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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