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무사 (殭屍鬥巫師/僵尸斗巫师.1988) 강시 영화




1988년에 양소룡이 주연, 감독을 맡아서 만든 강시 영화. 강시무사는 한국 비디오판 제몪이고 원제는 강시두무사. 영제는 ‘뱀파이어 VS 소서러’. 일본판 제목은 ‘강시의 대역전’이다.

내용은 마을 관리인 겸 현직 도사인 우 선생이 평소 흠모하던 아연과 자신을 잘 따르는 제자들과 잘 지내던 중. 어느날 갑자기 아연의 삼촌인 맥선생, 아연과 팬팔을 주고받던 화론천노, 마을 뒷산을 사러 온 일본 토지 공사 관계자 다지마 등등 외지인이 연이어 찾아오자 뒷산에 뱀이 들끓고 강시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강시무사 제목의 무사를 보면 보통은 칼 차고 갑옷 입은 무사(武士)를 떠올리는 게 당연한데, 실제로 본작의 무사는 주술을 사용하는 무사(巫士)다. 이 무사는 도사와는 또 다른 것으로, 주술을 걸어 누군가를 해치는 사악한 주술사다.

본작에서는 양소룡이 주연을 맡은 강시 영화 ‘강시도사(원제: 강시부활)’의 캐릭터가 재등장한다. 강시도사의 사건이 해결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주인공인 우 선생이 이발원을 그만두고 마을 관리인에 가까운 위치에 올라가 있다.

전작에서 우 선생의 제자인 아문, 아란 커플도 다시 나오며 본작에서는 아예 결혼까지 한다.

전작 강시부활이 마을 뒷산에서 발견된 3개의 관에서 강시 가족이 현세에 부활해 사람들을 해치는 내용이었던 반면. 본작은 강시가 주술 도구로 이용되는 것 정도로 비중이 낮아지고, 강시를 부리는 술사 자체의 비중이 커졌다.

작중 강시를 부리는 술사는 무사로 지칭해 나오는데 복색 자체는 사실 검은 정장에 깃 세운 망토를 입고 나와서 흡혈귀 같은 인상을 주지만, 사실 그 정체에 대한 반전 설정이 있어 평소에는 후두 달린 망토를 뒤집어써서 자기 정체를 감추고 있어서 그렇다.

본편 스토리는 외지인의 방문과 함께 마을 뒷산에서 흉사가 벌어지고. 여러 명의 외지인 중에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라는 주제로 약간의 추리 요소가 들어가 있다.

근데 사실 외지인 자체가 4명밖에 안 되는데 그중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은 사실상 2명으로 압축되는데다가, 2명 중 1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파트가 있어서 캐릭터 소거법에 의해 단번에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니 추리 요소가 강하지는 않다.

무사가 해골 장식을 흔들며 인형, 종이 인형 등을 늘어놓고 땅속에서 강시를 일으켜 조종하거나 뱀을 조종하는 것과 그렇게 무사가 주술을 부리고 남은 흔적을 도산술 도사 옷을 입은 우선생이 복숭아 나무검과 부적을 사용해 파술(술법을 파괴)하는 씬 정도가 본작에 나오는 유일한 오컬트 묘사다. (작중 우 선생, 아연이 밤길을 걷다가 불시에 나타난 강시에게 쫓길 때. 뭐 좀 빌리겠다며 아연의 브래지어를 끊어다가 주사로 글귀를 적어 부적 대용으로 쓰는 것도 오컬트라면 오컬트지만, 개그 성격이 강한 소품이니 넘어가자)

전작에선 그래도 주술을 적극적으로 쓰진 않아도 강시와 맨손 격투를 벌이며 강시 때려잡는 씬이라도 나왔는데. 본작에선 그런 게 없이 강시로부터 도망치는 장면만 나온다.

헌데, 그 도망치는 씬이 나름대로 재미있다.

우 선생과 아연 및 여러 제자들이 강시 무리에게 쫓기면서 한꺼번에 나무 위에 올라가 숨고, 일행 중 가장 발이 빠른 아문이 나무 아래로 내려가 가스통 들고 주술사를 찾아 화염을 방사해 의식을 방해하며, 주술사마저 강시를 제어하지 못해 도망치는 대열에 합류하고. 최후에는 우 선생 일행이 도망+유인+도망의 3단 콤보로 주술사를 덫에 빠트려 자기가 만든 강시들에게 죽게 만드니 꽤 흥미진진했다.

대 강시용 도술, 도구 하나 쓰지 않고, 맨손으로 강시를 때려잡는 것도 아니며, 숨을 멈추는 강시물 전용 은신술 한 번 나오지 않은 채 용케 대인원이 끊임없이 움직여 사건을 해결하는 게 신선했다.

다만, 무사를 해치웠지만 주술이 완전 깨진 게 아니라 ‘사건이 다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랑께!’로 끝나는 결말은 좀 너무 뻔하고 찝찝해서 마무리가 별로였다. 옛날 영화라서 어쩔 수 없는 걸까.

결론은 평작. 강시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강시의 비중이 매우 낮고, 주술, 도술 등의 오컬트적인 묘사도 짧고 제한적으로 나와서 제목에 강시가 들어가 있을 뿐이지. 실제로 강시 영화로 분류하기 애매한 수준이지만.. 외지인의 방문과 함께 시작되는 흉사로 약간의 추리 요소와 범인에 대한 반전 설정이 들어 있고, 무사 VS 도사가 핵심 태그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일행이 일체의 도술, 액션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발 빠르게 도망치는 것만으로도 사건을 해결하는 극 전개가 나름대로 신선하고 흥미진진해서 강시물의 왕도를 지향하지는 않지만 자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양소룡의 필모그래피상 유일한 감독작이다. 북미/홍콩 무비 데이타 베이스상으로 그렇게 적혀 있는데 사실 본작의 전작인 강시부활은 아예 필모그래피에 뜨지도 않아서.. 어쩌면 강시부활과 강시두무사가 실은 2부작 구성이고 양소룡이 감독/주연 둘 다 맡은 걸지도 모른다. 실제로 강시부활, 강시두무사로 스토리와 세계관, 출현 배우진이 이어지니 말이다.

덧붙여 본작은 오래 전의 작품인데 DVD으로 재출시되지 않아서 그런지, 비디오 커버 하나 제대로 올라온 게 없다. 비디오 자체는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 비디오 테이프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비디오 커버로 강시도사 한국 비디오판 사진을 올렸다.

일본 버전인 강시의 대역전 커버가 그나마 가장 상태가 온전한데. 오리지날 비디오판 표지와 내용이 같고 제목만 다르게 들어가 있다.


덧글

  • rumic71 2017/07/22 15:57 # 답글

    웬지 강시물이라고 하면 임정영이 꼭 나와줘야만 할 거 같은 기분이...
  • 잠뿌리 2017/07/25 17:18 #

    강시물의 원조는 귀타귀의 홍금보지만 故 임정영이 강시물의 아이콘이라 강시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35761
5243
9468710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