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소자 (西藏小子.1991) 홍콩 영화




1991년에 원표가 감독, 제작 주연을 맡아서 만든 판타지 액션 영화. 한국에서는 1992년에 극장 개봉했는데 원표의 신화가 되살아났다! 라는 거창한 광고 문구로 신문에 홍보됐다.

내용은 포탈라 궁의 라마교에서 500년 전 내부 항쟁 때 보물 팔보금병을 소실하고 남은 뚜껑만을 보관하고 있었는데, 홍콩의 대부호 ‘보공’이 팔보금병 본체를 찾아내 소유하고 있다고 언론에 대서특필한 뒤 변호사 ‘로빈’을 포탈라 궁에 보내 라마교 사람이 직접 홍콩으로 찾아와 양도 계약 절차를 거쳐 보물을 가지고 가져가라는 회장의 말을 전하자, 사가라마의 14대 제자 라희가 팔보금병 기동 주문을 전수 받고 보물 회수의 명을 받아 로빈 변호사의 조수 ‘추승란’의 안내를 받아 홍콩으로 떠난 이후.. 500년 전 라마교의 분파로 반란을 일으켰다가 제압당했던 흑교의 교주가 한발 앞서 팔보금병 본체를 손에 넣고 라희의 뚜껑과 기동 주문을 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초반부는 포탈라 궁이 있는 티벳 자치구를 배경으로 로빈이 사가라마를 찾아오고, 라희가 사가라마의 명을 받아 여행길에 오르면서 로빈의 조수 추승란과 만나 악당들을 피해 달아나 홍콩으로 떠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상의 셋트장이 아니라 실제 티벳 자치구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했기에 포탈라 궁과 티벳의 시장 등이 주요 배경으로 나온다.

중반부는 라희가 포탈라 궁에서 자라서 세상물정 모르고 일반 상식에 부족해 사고를 치고, 추승란이 거기에 휘말리면서 티격태격하다가, 삭막한 도시에서 도시 사람들에게 이용 당하기만 하고 착한 본심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오 고뇌하는 라희를 보고 추승란이 마음을 여는 내용이 주로 나온다.

팔보금병의 뚜껑과 기동 주문을 노리고 라희를 타겟으로 삼은 흑교는 사실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나오는 수준이라서 사실 작품 전체를 관통하지는 못한다.

줄거리와 설정대로라면 팔보금병을 둘러 싼 라희와 흑교의 대결이 주를 이루는데, 그것보다 라마교 스님의 도시 상경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뭔가 좀 살짝 핀트가 어긋난 느낌마저 든다.

초반부의 흑교는 말단 부하들이 라희, 추승란의 뒤를 쫓고, 중반부의 흑교는 교주의 여동생이 라희에게 미인계를 걸다가 포박 당해 실력 행사에 들어가고, 후반부의 흑교는 교주가 직접 나서서 라희와 맞서 싸운다.

라희가 작중에서 흑교와 충돌하는 씬들은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서 그렇지, 씬 개별적으로 보면 나쁘지 않았다. 홍콩 영화 특유의 개그 액션이 적당히 볼만했다.

흑교 교주 배역을 맡은 배우는 ‘원화’인데 본작의 끝판왕인 것 치고는 출현 분량이 짧지만, 악당 보스답게 꽤 살벌한 인상으로 나와서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 라희는 라마교 교주의 수제자인데. 복색이 딱 원표가 남내재 감독의 1988년작. 오기노 마코토 만화 원작 실사 영화인 ‘공작왕’에서 나왔던 공작 스타일이다.

차이점은 성격인데 공작왕(영화)의 공작은 도시물이 든 라마승이었다면, 본작의 라희는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해서 서울쥐 시골쥐 정도의 차이가 있다.

본작은 주요 빌런이 라마교의 반란 분파 사람들이고. 귀신, 요괴 같은 오컬트 요소는 전혀 없어서 공작왕에 나온 퇴마술 같은 사용하지 않는다.

퇴마술을 대신 초능력을 사용하는데 주로 염동력 같은 걸 쓰지만.. 공작왕(영화)의 영향이 남아있는 건지, 초능력 사용의 기본 조건이 손동작이고 그게 공작왕의 임병투자개진열의 수인으로 묘사된다.

즉, 주문만 외우지 않았지 임병투자개진열 수인을 맺으며 초능력을 사용한다는 거다.

팔보금병은 문자 그대로 보물 같이 묘사되는데 레이더스(인디아나존스 1)의 성배처럼, 함부로 사용하면 사람을 해치는 살상력을 갖춘 보물로 나온다.

그런 보물의 특성과 포탈라 궁, 티벳 자치구 배경을 생각해 보면 진짜 홍콩판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 영화를 하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본편에는 모험 요소를 완전 배재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라희, 흑교 교주의 라스트 배틀씬은 액션 연출 자체는 무난한 편인데.. 캐릭터 복장이 좀 눈에 걸린다.

승복 벗고 탱크탑 입은 채 싸우는 라희와 검은 양복 차림을 한 흑교 교주를 보면 주인공이든, 악당이든 간에 라마승으로서의 개성이 사라지고 평범한 액션물의 주인공, 악당으로 돌아오는데 여기에 또 뜬금없이 마무리 일격을 가한 게 초능력이 아니라 검이고. 검 들고 칼싸움하는 게 클라이막스를 장식하기 때문에 약간 이질감마저 든다.

이럴 거면 굳이 라마교 설정을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결론은 평작. 줄거리, 설정만 보면 보물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 같지만 그런 게 막판에 가서야 몰려서 나오고, 포탈라 궁의 라마승이 주인공이지만 상대가 같은 인간이라서 오컬트 요소는 전혀 없으며, 초능력을 사용하긴 하나 그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아서 판타지물로서의 밀도가 떨어지는 데다가, 보물을 둘러 싼 이야기인데 모험 요소를 배제하고 있어서 뭔가 총체적 난국인 것 같지만.. 산간벽지의 스님이 도시상경하는 이야기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설정에 충실한 개그와 남녀 주인공의 적절한 로맨스도 들어가 있고, 극 후반부의 액션이 최소 평타는 치기 때문에 표준적인 원표 주연 영화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본편이 끝난 후, 엔딩 스텝롤이 올라오기 전에 나오는 영상이 있는데. 보통은 NG 장면이 나왔을 텐데, 본작은 티벳 자치구의 포탈라 궁이 초반부 배경이라서 그런지. 티벳에서 원표와 배우, 스텝들이 촬영하고 밥먹고 인사하는 장면을 쭉 보여준다.


덧글

  • 2017/07/20 11: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7/25 17: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오행흠타 2017/07/28 23:59 # 삭제 답글

    라희 역의 리지 배우가 글래머라 그런지 저는 탱크탑 복장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룡이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그런데 정말 슉 지나가서 그냥 봐서는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이거 본지 좀 오래되서 가물가물한데, 원표와 여주인공이 공항에 막 도착했을때 그 앞을 순간적으로 지나간게 성룡입니다.
  • 잠뿌리 2017/07/29 22:28 #

    작중에 원표에게 미인계를 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적이지만 섹시했습니다. 근데 그 씬 이후로는 비중이 완전히 사라졌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54761
5243
946902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