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십이생초 (新十二生肖.1990) 아동 영화




1990년에 조중흥 감독이 만든 대만산 아동용 판타지 액션 영화. 헬로 강시(유환도사) 시리즈의 임소루, 유치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원제 신십이생초는 신 유환도사, 신 도태랑 등과 같은 ‘신’ 시리즈에 속하는데, 십이생초란 말 자체는 중국에서 12간지를 지칭할 때 쓴다. 그래서 2012년에 개봉한 성룡의 십이생초(해외 개봉명: 차이니즈 조디악)과는 관련이 없는 작품이다.

내용은 중국 전국 시대 때 자비심 깊은 소녀 패마와 벙어리 소년 강초가 포탈라 궁에 사는 티벳 불교의 고승을 스승으로 삼아 어려서부터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마왕의 부하인 뱀공주와 요괴들이 포탈라 궁을 습격해 스승이 살해당하고, 패마와 강초 단 둘만 간신히 탈출해 살아남았는데.. 그로부터 9년 후, 패마와 강초가 부처의 명을 받들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십이생초 열 두마리 동물신들을 모아서 마왕을 물리치러 떠나는 이야기다.

1986년에 헬로 강시 시리즈를 시작으로 유환도사, 라이라이 강시를 거쳐서 1990년에 본작까지 오게 됐기에 유치어(염염), 유지한(수박피) 등의 아역 배우들이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나온다.

헬로 강시 시리즈에서 염염(텐텐) 역을 맡을 당시에 유치어(1978년생)의 나이가 8살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나이였다면, 본작은 그로부터 4년 후인 12살 때 찍은 작품이라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됐다.

유치어가 배역을 맡은 패마는 본작의 주인공으로 스토리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서유기로 치면 삼장법사 같은 포지션인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십이생초(12간지)를 각성시켜 동료로 삼아서 떼로 몰려다닌다.

동료들이 꼬리를 물듯이 따라다니는 게 RPG 게임으로 치면 드래곤 퀘스트 같은 느낌이랄까.

헬로 강시 시리즈에서 유치어의 염염은 사실 주인공 포지션은 아니었고, 작품의 귀여움을 담당함과 동시에 친구들이 삽질하는 거 뒤처리하느라 고생하면서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헌신하는 기특한 아이였는데.. 본작에선 그렇게 뒤치다꺼리 해줄 친구가 따로 없고, 대신 파티를 이루어 여행을 함께 하는 친구 겸 동료가 잔뜩 있어서 상황이 나아졌다.

작중 패마가 티벳 불교 출신의 여승이고 자비로운 성품을 가진 소녀로서 12 간지 동물신을 보듬어주고 이끌어주는 한편. 원샷도 받을 거 다 받고 주인공으로서 충분히 활약한다.

도교의 도사복 입고 나왔던 유치어가, 티벳 불교 승복을 입고 나온 걸 보는 것도 꽤 신선했다.

헬로 강시 시리즈의 수박피 역을 맡았던 유지한은 긴머리의 무투파 남캐인 말 간지로 나와서 수박피 인상 전혀 남아있지 않은데, 아쉽게도 작중에서 별로 하는 일 없이 머릿수만 채우다가 간간히 채찍을 휘두르며 잘 싸우는가 싶더니 최종 결전 때는 뱀요괴와 싸우다가 끔살 당한다.

그밖에 친숙한 배우들이 보이는데 유환도사 시리즈의 임소루는 십이생초 중 전투력 최강인 용 간지로 나오고, 헬로 강시 시리즈의 소대장인 반삼은 돼지 간지로 나온다.

신도태랑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도태랑대현신위(桃太郎大顯神威)’에서 도태랑의 추종자로 나왔던 료준이 본작에서 도태랑 역이었던 임소루와 함께 출현한다. 작중에선 닭 간지 역을 맡았다.

유환도사 시리즈의 아역인 안안, 정동춘도 각각 토끼 간지, 개 간지. 유환도사에서 장삼도사로 나왔던 임광영이 양 간지 역을 맡았다.

본편 스토리는 ‘12간지 동물들(십이생초)을 모아서 파티를 이루어 마왕을 물리친다!’라는 주제가 명확해서 내용 이해는 쉽고, 강시물과는 또 다른 동양 판타지적인 매력이 있다.

외모, 컨셉, 클래스가 겹치는 캐릭터 없이, 각자 싸우는 스타일과 사용하는 무기, 기술도 다 달라서 외모와 설정만 놓고 보면 각자 자기 색깔이 뚜렷해 개성이 있다.

직업군도 동자승, 검객, 약사, 길거리 차력사, 간수, 포쾌(포졸), 원주민 족장, 중간보스 악당(이 녀석도 실은) 등등 다양하다.

문제는 12간지 동물들을 모으는 내용이 전체 스토리의 약 2/3에 해당된다는 거다.

그래서 12간지 동물을 다 모은 시점에서 곧바로 마왕성에 쳐들어가서 최종 전투에 돌입한다. 명색이 최종 전투라서 동료들이 거의 분 단위로 우르르 죽어 나간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뗴몰살 루트를 타서 캐릭터 소거법으로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수밖에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몰살 전개 속도가 워낙 빨라서 캐릭터 낭비가 좀 심한 느낌을 준다.

TV 시리즈로 나왔어야 할 스토리를 약 90여분짜리 영화 한편으로 압축시켜 놓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마왕은 초록색 대머리 거인으로 오우거 같은 인상이라서 특수분장이 좀 조잡하지만, 덩치가 엄청 커서 그걸로 밀고 나간다.

떼몰살 루트를 탔기에 파티 멤버 절반가량이 마왕과 싸울 때 죽어 나가서 최종 보스로서의 존재감이 큰 편이다.

패마 일행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을 극대화시킨 극 후반부 전개는 괜찮았으나, 패마가 마왕을 물리치는 클라이막스 씬은 정말 못 만들었다.

동료들이 다 죽고 홀로 남은 패마가 마왕의 승리를 인정하며 모든 걸 포기한 채 구덩이로 몸을 던졌는데, 갑자기 부처가 패마에게 힘을 주어 보살로 각성해 하늘에 떠올라 마왕을 공격해 일격사시킨다.

주인공의 각성, 그리고 최종보스를 격파하는 데까지 1분도 채 안 되는 초광속 전개는 진짜 소드 마스터 야마토 이상이다.

그래도 떼몰살 당한 동료들이 부활해서 패마와 재회하는 엔딩은 되게 훈훈해서 좋았다.

헬로 강시, 유환도사 시리즈에서 스토리 전개나 엔딩 때 죽은 캐릭터는 부활의 여지를 두지 않고 가차없이 내친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의 엔딩인 엄청 순화된 거다. (헬로 강시 극장판에서 폭사한 수박피는 후속작에서 강시가 되어 돌아왔다고!)

결론은 평작. 주인공의 동료 캐릭터가 12명. 주인공을 포함하면 13명이나 되는 인물이 주인공 일행으로 나오는데 등장인물 수가 많은 것에 비해서 각자 자기 분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11명이 모인 시점에서 바로 최종 전투에 들어가 뗴몰살 루트를 타고 급전개를 시켜서 후반부가 좀 부실하지만.. 그래도 헬로 강시/유환도사 시리즈에 나왔던 친숙한 얼굴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고, 12간지 동료들과 함께 떠나는 마왕 퇴치의 여정이 강시물과 또 다른 동양 판타지의 매력이 있으며, 아동용 영화답게 해피엔딩으로 훈훈하게 잘 끝나서 클라이막스가 별로라 그렇지 결말 자체는 괜찮았던 작품이다.


덧글

  • 2017/07/19 15: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7/19 23: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범골의 염황 2017/07/19 17:29 # 답글

    뱀공주의 진짜 정체가 12지 뱀인가요? 그렇다면 어쩌다 악당이 되었으며 어떤 이유로 마지막에 마왕과 대립하여 동료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잠뿌리 2017/07/19 23:05 #

    뱀공주가 도입부랑 막판에 나오고 중간에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뱀공주가 실은 12지 뱀이란 사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수준으로 묘사되죠. 패마가 워낙 자비로운 성품의 소유자라 기승전자비로 뱀공주를 용서하고 개심시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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