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태랑 (新桃太郎.1987) 아동 영화




1987년에 대만에서 조중흥, 진준량 감독이 만든 아동용 판타지 특촬물.

내용은 도화원에서 태양의 검을 지키고 자식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던 선인부부가 어느날 갑자기 쳐들어 온 붉은 머리의 귀왕에게 태양의 검을 빼앗겨 살해당하는데, 아내가 죽기 직전 아직 갓난아기인 아들을 거대한 복숭아 안에 넣어서 하계로 내려보낸 후.. 그 아기가 슬하에 자식이 없어 고민하다 부처님에게 기도를 하던 노부부에게 거두어져 복숭아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해서 도태랑이란 이름을 받고 튼튼한 소년으로 성장해 자신의 친아버지를 모셨던 개, 원숭이, 꿩 등의 동물선인과 재회하고 힘센 장사 서과태랑을 만나 한 팀을 이루어 귀왕의 본거지인 악마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일본의 전래 동화 ‘모모타로’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한 것이다. 일본이 아닌 대만 영화이기 때문에 모모타로를 일본어 그대로 발음하지 않고, 한자인 ‘도태랑’이라고 부른다.

본편 스토리는 원작 내용을 크게 늘려서 도태랑 출생의 비밀이 도입부에 나오고, 복숭아 속 도태랑이 노부부에게 거두어지는 부분이 초반부 약 30여분. 조정에서 서과태랑이 귀왕 토벌의 명을 받고 파견되었다가 귀왕의 부하들한테 탈탈 털리는 부분이 중반부 약 30여분. 도태랑이 개, 원숭이, 꿩, 서과태랑과 팀을 이루어 악마섬을 찾아 떠나는 게 후반부 30분에 해당한다.

전체 러닝 타임 90여분 중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모험에 나서는 게 1시간부터로 영화 끝나기 약 30여분 전이라서 사실 앞부분은 대충 보고 스팁해 넘어가고 뒷부분의 악마섬 귀왕 토벌만 봐도 본작을 다 본 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가 별로 탄탄하지 못하다.

굳이 꼭 들어갈 필요가 없는 내용이 좀 많다고 할까나. 서과태랑 파트까지는 그렇다 쳐도. 노부부가 도태랑을 거두는 파트가 너무 길다.

원작에서는 그냥 강가에서 빨래하다가 복숭아 발견해서 열어보니 아기가 들어 있었네! 정도지만, 본작에선 그 복숭아가 신력이 있어 스스로 움직이고, 날아가고. 노부부가 적인 줄 알고 옥신각신하다가 겨우 진정해서 도태랑이 짠 나타나는 것이라 전개 자체가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대만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래 동화를 원작으로 삼아서 그런 건지, 작중 인물의 복색이 일본풍이다. 주인공인 도태랑만 해도 일본식 갑옷 차림에 일본도를 들고 싸우고, 본작의 끝판왕인 귀왕은 붉은 머리에 하얀 반야 얼굴을 한 모습에 사무라이 갑옷과 투구를 쓰고 나온다.

조정의 군대 복색도 전국시대 일본풍이다.

귀왕은 붉은 머리 귀신이란 점에 있어 주점동자를 오마쥬한 캐릭터 같다.

귀파파, 수귀왕, 풍귀, 대력귀 등등 고유한 이름을 가진 적들이 꽤 나오는데.. 귀파파는 변신술로 서과태랑을 희롱하고 화염을 뿜는 늙은 마녀, 수귀왕은 상어 지느머리를 등에 달고 물속을 누비며 삼지창을 쓰는 파란 요괴, 풍귀는 바람 주머니를 어깨에 이고 다니며 바람을 쏘는 요괴, 대력귀는 야만용사 같은 스터드 메일 차림에 가시 박힌 방망이를 휘두르는 요괴로 나와서 생각보다 개성이 풍부하다.

주인공 일행 중에선 사실 도태랑이 개성이 떨어지지만 주인공 보정을 받아 잘 싸운다.

개, 원숭이, 꿩은 각각 인간 폼으로 변신해 싸우는데 극후반부에서는 개발, 원숭이 긴팔, 꿩의 날개 등 양팔만 동물로 변화시켜 적을 공격한다던가, 봉, 몽둥이, 날개 미사일 같은 전용 무기도 가지고 있어서 주인공 도태랑보다 더 존재감이 있다.

서과태랑은 모모타로 원작에 나오지 않는 본작의 오리지날 캐릭터인데. 태랑 앞의 서과 뜻이 수박이라서 모모타로가 복숭아 동자인 반면. 서과태랑은 수박 동자로 모모타로의 덩치 버전이다.

기본적으로 개그 캐릭터지만 힘센 장사 기믹이 있어서 싸울 때 자기 몫은 충분히 다 한다. 전적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극 후반부 때, 감옥에 갇힌 공주를 구하려다가 대력귀와 탈탈 털리다가. 도화원의 꼬마 선녀한테 어시스트를 받아 공주와의 사랑의 힘으로 파워업해 대력귀를 쓰러트려서 그 부분만 보면 본작의 진 주인공이 따로 없다.

클라이막스 전투가 아동용 특촬물이란 걸 감안해도 다소 황당한 내용이라서 보는 사람의 정신을 아득히 먼 우주 저편으로 날려 보내버린다.

귀왕의 공격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도태랑 일행 앞에 비장의 카드로 등장한 것이, 전신이 복숭아로 이루어진 복숭아 거인이라서. 머리, 몸통이 거대한 복숭아고 양팔과 양다리가 작은 복숭아가 관절처럼 이어진 기괴한 모습을 하고 나와 탭댄스를 추는데.. 도태랑과 동물선인 3인방 등 4명이 복숭아 거인 몸속으로 들어가 귀왕을 물리친다.

복숭아 거인의 무기는 입에서 탄환처럼 뱉는 여러 종류의 복숭아 씨, 몸통 한 가운데에서 분사되는 오줌, 그리고 귀왕을 압도하는 물리 속성 타격이고 맷집도 끝내주게 높다. (애초에 주인공이 치명상을 입으니까 치료법이라는 게 복숭아 가득 담은 나무통 안에 몸 담그고 기치료 받아서 회복하는 시점에서 뭔가 제작진이 복숭아에 미친..)

최후에는 복숭아 거인의 몸에서 빠져 나온 도태랑이 태양검을 들고 귀왕한테 최후의 일격을 가하지만, 사실 복숭아 거인 모드로 뚜드려 패서 HP 1만 남겨 놓은 채 피니쉬를 가한 것에 가까워 주인공의 결전 병기는 태양검이 아닌 복숭아 거인이었다. (애초에 귀왕이 도태랑의 친부로부터 태양검을 빼앗는 씬이 프롤로그란 걸 생각해 보면 태양검은 주인공의 병기로서 다뤄지지 않는다)

결론은 평작. 일본의 전래 동화를 대만에서 아동용 특촬물로 만든 게 이채롭고, 신 유환도사에 나왔던 배우들이 다시 나와 친숙하게 다가오며, 원작에 없었던 캐릭터와 본작에서 새로 각색된 설정들이 흥미롭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길게 만들어 스토리를 좀 억지로 늘린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아무리 주인공이 복숭아 동자라지만 하늘을 날아는 복숭아와 복숭아 목욕 치료에 복숭아 거인까지. 좀처럼 따라갈 수 없는 해괴한 센스가 가미되어 있어 약간 컬트적인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을 만든 진준량 감독은 신 유환도사 시리즈, 드래곤볼 대만 실사판(신칠용주), 신서유기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중흥 감독은 강시소자를 만든 적이 있다.

신 유환도사 때의 인연인지, 신 유환도사의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임소루가 본작에서 도태랑 배역을 맡았고, 유환도사/헬로강시 시리즈의 도사 할아버지로 나왔던 ‘금도’가 작중 도태랑의 의붓아버지 역할을, 도화원의 꼬마 선녀 역으로 헬로 강시 시리즈의 염염(텐텐) 역으로 친숙한 ‘유치여’가 나오며, 유환도사/헬로 강시 시리즈의 소대장 역으로 나온 대만 아동 영화의 감초 배우인 ‘반삼’이 서과태랑 역을 맡았다.

덧붙여 이 작품은 꽤 인기를 끈 건지 시리즈화되어 3편까지 나왔다.


덧글

  • 남중생 2017/07/05 02:18 # 답글

    수박에서 태어난... 스이카타로... 수박맨;;
  • 잠뿌리 2017/07/08 00:53 #

    어쩐지 유환도사(헬로 강시) 시리즈의 수박피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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