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중선(畫中仙.1987) 요괴/요정 영화




1987년에 홍콩에서 우마 감독이 만든 판타지 로맨스 영화.

내용은 갓난아기 시절 나무통을 타고 강으로 떠내려가 표류하던 십아가 떠돌이 도사 연적하에게 거두어져 그의 제자가 되어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해 요괴를 퇴치하는 도술도 익혔는데, 한 밤 중에 다 쓰러져 가던 집에 하룻밤 묵으러 들어갔다가 그 집 주인인 최홍점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그와 친구가 된 이후, 최홍점이 결혼식날 죽어서 귀신이 되어 요괴의 우두머리인 귀왕구미호를 섬기게 된 모수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천녀유혼 1에서 도사 연적하 배역을 맡은 우마가 감독,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우마는 본작에서도 아예 연적하란 이름 그대로 나오고, 천녀유혼 1에서 섭소천으로 나왔던 왕조현이 귀신 모수 역으로 나온다. 장국영은 나오지 않지만 그 대신 원표, 오계하가 투 탑 남자 주인공으로 나온다.

오프닝만 보면 십아가 주인공 같은데 최홍점이 툭 튀어나와 모수와 엮어 서생x귀신 커플로 천녀유혼 1의 영채신&섭소천 커플을 자가복제했다.

작중 십아도 짝사랑하는 여자가 죽어서 귀신이 되어 재회하는데, 이게 최홍점x모수 커플과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해 대비되지만.. 십아, 최홍점이 각자 따로 놀고 있어서 스토리의 연결성이 약하다.

게다가 최홍점 캐릭터 자체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구석이 있다.

십아가 아무리 위기에서 구해줘도 고맙다는 말은 못할망정 오해를 해서 갈구기나 하고, 모수에게 너무 깊이 빠져서 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해 앞뒤 가리지 않고 모수를 찾아다니며 위험을 자처하면서 사태 수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십아가 그런 최홍점을 위해 헌신하고 스승한테 반발하면서까지 최홍점의 뒤처리를 해주느라 자기 분량도 못 챙겼으니, 진짜 최홍점은 주인공의 탈을 쓴 민폐 빌런이다. (최소한 출생의 비밀 썰이라도 좀 풀지. 기껏 원표 캐스팅해놓고 이렇게 홀대하기냐!)

모수는 왕조현이 배역을 맡은 만큼 섭소천을 재탕하는 캐릭터다. 억울한 죽음을 당해 귀신이 되어 요괴를 섬기는 것은 동일한데. 섭소천과 달리 전투 능력은 전혀 없고 그냥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만 수행한다.

정확히는, 최홍점을 사랑하지만 인간 측에선 연적하. 요괴 측에선 귀왕구미호한테 방해를 받아서 시종일관 눈물을 글썽거리는 일만 한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뭔가 행동하거나 하는 게 전혀 없다.

섭소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최홍점이 모수를 만난 이후 그녀의 초상화를 그리자, 이후 모수가 자기 초상화에 슝하고 들어가서 최홍점과의 로맨스를 이룬다는 거다. 본작의 제목인 화중선이 그걸 의미한다. (굳이 풀어 말하면 그림 속 선녀랄까)

퇴마행 쪽을 보면, 초반부에 머리카락을 늘려서 공격해 오는 백발요괴, 중반부에 바닥에 떨어진 눈알 주워다 눈에 붙이고 덮쳐 오는 눈알 요괴. 후반부에 빨간 가마를 움직여 방진을 펼치고 레이져를 쓰는 귀왕구미호 등등. 요괴가 몇 마리 나오긴 하지만 천녀유혼 1과 비교해서 퇴마 액션씬이 진짜 허접하고 볼거리가 없다.

십아는 한 자루 도끼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물리 캐릭터로 도술 쪽은 무슨 음양사마냥 종이학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정도만 부각된다

연적하는 천녀유혼 1 때와 같은 복장, 모습을 하고 나온 것에 비해, 이렇다 할 퇴마 기술이 마땅히 없다. 클라이막스 전까지 보여준 액션이 검 휘두르는 것 밖에 없다.

천녀유혼 1~2에 걸쳐 양손으로 폭장을 날리고 이기어검술 검을 조정하며 반야바라밀을 힘차게 외치며 요괴들을 뚜드려 패며 종횡무진 활약한 것을 생각해 보면 되게 싱겁다.

클라이막스 때 머리를 풀어 헤쳐 달마 대사 같은 모습을 하고 나와 전용 가마를 타고 귀왕구미호의 부하들이 탑승한 가마를 상대로 한차례 가마 레이스를 펼치는 건 뭔가 너무 이상했다.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적들의 가마가 갑자기 비행 가마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라 공중에서 진법을 펼치고 레이져 광선을 일점사로 쏘아대는 씬이 나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끝판왕인 귀왕구미호의 최후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은 채 대충 넘어간 것과 최홍점, 모수 커플에게 있어선 행복할 수 있어도 십아, 연적하 입장에선 허망하기 짝이 없게 하는 엔딩 등 마무리조차 깔끔하게 하지 못했다.

살아있는 인간이 유계(유령계)로 들어가 요괴를 퇴치하고 귀신인 히로인과 함께 유계를 탈출하는 게 클라이막스인 시점에서 천녀유혼 1의 막판 전개를 우려먹는 것인데 결말이 다르니 나름대로 차이를 두고 싶었던 것 같지만.. 고작 이런 결말 하나 내려고 최홍점과 모수에게 그렇게 비중을 많이 할애한 거냐고 따져 묻고 싶다.

십아와 연적하가 중용되지 못해서 캐릭터 낭비가 심하다.

그나마 나은 게 있다면 보컬곡 정도 밖에 없다. 작중 보컬곡이 3곡이나 나오는데, 그중 무려 2곡이 연적하 캐릭터송이다.

연적하가 처음 등장했을 때 훈도시 걸치고 온천에서 목욕하며 부르는 중국 동요 ‘선백백(洗白白)’. 후반부에 정 때문에 위험을 자처하는 제자 십아를 보고 번민하며 부르는 노래 ‘정위하물(情為何物)’이다.

선백백는 유쾌한 분위기의 개그송에 가깝지만, 정위하물은 꽤 진중한데 천녀유혼 1 때 나온 연적하 캐릭터송인 ‘도(道)’를 떠올리게 한다. 도도도가 도(道)의 이야기라면 정위하물은 정(情)의 이야기라서 차이가 많다. (선백백, 정위하물, 도 등 연적하 캐릭터송 전부 배우 겸 작곡가 ‘황점’이 작사, 작곡했다)

결론은 비추천. 왕조현, 우마, 원표 등 캐스팅은 좋지만.. 로맨스의 핵심인 남녀 주인공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 치고 그 둘이 어떤 활약을 하기는커녕 사고만 치며 어그로만 끌고, 프롤로그 때만 해도 주역을 예약했던 십아와 연적하가 본편으로 들어가 병풍화되어 캐릭터 비중 배분에 실패한 데다가, 스토리 자체도 급조해서 만들어 이야기의 연결성이 떨어지거니와 구성도 나쁘며. 액션도 너무 부실해 볼거리가 없어서 영화 전반적인 완성도가 몹시 떨어져 천녀유혼 1의 성공에 숟가락 좀 얹어보려고 급하게 만든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천녀유혼 1은 1987년 7월 18일에 개봉했고, 본작은 1987년 12월 19일에 개봉했다. 즉, 천녀유혼 1 개봉한 지 5개월 만에 뚝딱 만든 아류작인 것이다.

덧붙여, 오프닝 때 작중 십아(원표)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이름없는 검객 역을 맡은 배우는 ‘임위’다. 천녀유혼 1에서 연적하의 라이벌이지만 섭소천(왕조현)한테 끔살 당하는 검객 하후형으로 나왔다.

작중 모수(왕조현)의 시녀 역을 맡은 배우는 ‘설지륜’으로 천녀유혼 1에서 요괴의 시종으로 나온다.

추가로 작중 초반에 나오는 백발요괴 배역을 맡은 배우는 무술 감독으로도 유명한 ‘원화’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 엄연히 남녀 주인공 배우로서 로맨스의 중심에 있는 건 오계하와 왕조현인데, 정작 DVD 커버 중에 원표와 왕조현만 나오는 게 있다.


덧글

  • 2017/07/04 14: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7/04 14: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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