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이사랑 감독이 만든 액션 느와르 영화.

내용은 카지노 시에스타를 운영하는 야심 가득한 조직 보스 장태영이 이중인격 때문에 고생하다가 자신의 다른 인격을 없앴는데.. 그 인격이 사라지지 않고 식물인간이 된 사람의 몸으로 옮겨가서 가짜 장태영이 진짜가 되기 위해 오리지날 장태영을 스토킹하며 그의 모든 걸 따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느와르로서 보자면, 줄거리만 보면 카지노를 둘러 싼 범죄 조직 간의 항쟁 같지만.. 실제로는 장태영의 직속 부하는 전투 실적 0에 약한 사람 협박만 잘하는 백실장 한 명 밖에 없어서 자기 조직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야심찬 조폭 보스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그 때문에 후반부에 상대 조직의 반격을 받고 허무하게 무너져 내려서 조폭 나오는 느와르가 아니라, 조폭한테 죽을 뻔 하고 인질까지 잡힌 크라임물이 된다.

조직 대 조직의 싸움이 아니라 그냥 장태영 개인과 조동근의 조직 싸움에 가까운 구도고. 사실 스토리의 핵심은 카지노를 손에 넣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장태영과 가짜 장태영의 대결을 통해 오리지날을 결정하는 클론 듀얼이라서 사실 느와르물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진짜 장태영과 가짜 장태영의 갈등이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진짜 장태영은 가짜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반면. 가짜는 진짜를 스토킹하면서 모든 걸 따라하면서 주도해 나가니까 진짜 장태영이 자일리톨 껌 쫙쫙 씹고 다니며 가오만 존나 잡지 완전 호구가 따로 없어서 극 전개가 매우 답답하게 흘러간다.

주인공 캐릭터 설정만 보면 진짜와 가짜가 오리지날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되는데 현실은 그런 게 전혀 없이 그냥 미친 관음증 변태 장태영 클론의 원맨쇼다.

본편 스토리의 메인 키워드가 마약인데 뽕쟁이 진실이 드러나는 후반부에 가면 본편 스토리 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정도다.

그게 스토리를 주도해 나가야 할 주인공이 뽕쟁이라고 약에 취해 헤롱헤롱거리느라 바빠서 그렇다. 진짜 장태영이든, 가짜 장태영이든, 극 전개상 너나 할 것 없이 다 약으로 인사불성을 만들어 버리는데 그 모습을 카메라에 집중적으로 담아서 뭔가 핀트가 완전 어긋났다.

심지어 히로인도, 빌런도 다 뽕쟁이들이라 진짜 뽕 없으면 영화 자체를 못 만드나 싶을 정도로 마약의 비중이 너무나 크고 마약에 취한 묘사에 너무 집중해서 일반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약에 취하는 씬이 없으면 스토리 자체가 진행되지 않게 만들어 놓았는데, 막상 마약에 취하면 캐릭터가 정신줄을 놔서 작중 캐릭터가 스토리를 주도해 나가는 게 아니라. 외부적으로 스토리를 자동 진행해서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수준으로 뒤틀려 있다.

미장센 같은 경우, 장태영의 의식 세계 묘사를 제외하면 가장 돈을 많이 들인 게 카지노 셋팅 같은데.. 이게 사실 카지노의 모습을 온전히 다 보여주는 게 아니라, 반라의 남녀 댄서들이 스트립쇼하고 헐벗은 여성 댄서가 봉춤, 링춤 추고. 유리 바닥 아래 펼쳐진 매음굴 등등 퇴폐적인 쇼와 장소의 묘사에 집착해서 해당 씬들의 분량이 이상할 정도로 많다.

스토리 전개상 꼭 들어갈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작 장태영을 비롯한 작중 인물이 주로 나오는 곳은 방, 사무실, 중국집 주방, 레스토랑, 병실 정도라서 행동 반경도 좁고 무대도 매우 작아서 카지노의 이권을 둘러 싼 싸움의 배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다. 카지노 배경만 빼면 제작비 100억원대 영화 같지가 않다.

에로씬은 걸그룹 f(x) 출신 설리의 파격적인 연기, 노출 어쩌고 저쩌구 하지만 사실 배드씬 자체도 1분 남짓에 엄청 짧거니와, 노출은 세미 누드고 에로 수위도 빨간띠 비디오 영화 수준이라서 나오나마나한 수준이다.

애초에 설리보다 오히려 장태영 역의 김수현 벗기는데 열을 올려서 오프닝 시퀀스부터 훌렁 벗기고, 배드씬 비포, 애프터 등에 연이어 벗기면서 소비시키고 있다.

액션씬은 느와르물을 표방하는 것 치고 엄청나게 부실하다.

우선, 장태영이 중국집에서 벌이는 최초의 액션씬은 사실상 장태영 혼자 맨몸으로 쳐들어가서 상대 조직원들 만날 때마다 복싱 자세 잡고 대부분 원펀치로 쓰러트려서 공방이 전혀 벌어지지 않다.

상대 조직원들이 머릿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한꺼번에 우르르 달려드는 게 아니라, 일일이 장태영이 복싱 자세 취할 때까지 기다려줬다가 오로지 정면으로만 공격해 들어와 탈탈 털린다.

격투 액션씬 자체의 분량도 굉장히 짧은데 연출력이 떨어지니 진짜 볼거리가 없다.

그렇다고 총기 액션이 볼만하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작중 총기 액션은 극 후반부에 카지노에서 벌어지는데 그냥 샷건 들고 무작정 카지노 쳐들어가서 미친 듯이 총질하다가 그 총격전의 결과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채 끝나 버린다. 심지어 총격전을 주도하는 것도 장태영이 아니라 중국계 조폭 두목인 조원근이다.

여기까지 보면 액션이 형편없구나. 이 수준에서 끝났을 텐데 여기서 내용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면서 액션도 이상하게 나온다.

의식 세계에서 장태영이 갑자기 슈퍼 파워를 손에 넣어 주먹질하고 발차기하는 족족 얻어맞은 조폭들이 쳐 날려지고 땅바닥이 쾅쾅 부서지는 슈퍼 히어로 액션이 나왔다가, 갑자기 빨간 양복을 입고 가면을 쓴 장태영이 물 위에서 춤을 추고 자신을 포위한 조폭들을 춤 동작으로 물리치는 말도 안 되는 연출이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이걸 제작진은 안무와 결합된 독보적이고 독특한 액션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이 부분이 본작에서 가장 미친 장면이라서 보는 사람의 뇌세포를 리셋시킨다. 안무=춤+무술하면 카포에라 같은 걸 떠올릴 수도 있을 텐데 실제로 본작의 안무 격투는 문자 그대로 춤 추고 미친 듯이 스핀돌다가 잊을 만 하면 뜨문뜨문 발차기 한 두번 넣어주는 것 정도이며, 적들이 공격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포위한 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쳐 맞는 거라서 대체 이게 어딜 봐서 격투라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단언컨대, 클라이막스의 안무 격투씬은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해괴한 액션씬이라고 할 수 있다. 김두영 감독의 2002년작 '주글래 살래'에서 작중 악당인 개기름(박남현)이 정육점에서 내놓고 팔던 삽겹살 한줄 가져다가 사람 후드려 팬 거 본 이후로 두번째로 겪는 초차원 액션 충격파다.

의식 세계 들어가는 씬 자체가 현실에서 카지노 내에 총격전이 벌어져 여기저기 쾅쾅 터지고 사람 죽어 나가는 와중에 장태영이 그 안에서 혼자 약에 취해 비몽사몽하다가 의식 세계로 슝 들어가는 것인데, 그걸 존나 무슨 주인공이 각성하는 것처럼 묘사해 놓고서는 또 마지막에 가서는 이도 저도 아닌 게. 현실이 아닌 의식 세계에서 이야기를 끝내 버려서 진짜 완전 미친 전개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처음부터 똥을 싸서 한번도 끊기지 않고 쭉 싸다가, 마지막에 가서 갑자기 이건 똥이 아니야. 설사. 그것도 폭풍 설사지! 뿌카카카카~하고 폭풍 같은 기세로 싸버리는 것 같다. 그렇게 실컷 싸놓고 똥 안 닦고 끝낸 느낌이랄까.

배우 쪽 이야기를 해보자면, 주인공 장태영 역의 김수현 연기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게 사실 김수현이 작중에 맡은 배역이 진짜 장태영(조폭). 가짜 장태영 ver.1(르포 작가). 붕대인간. 가짜 장태영 ver.2(가면의 남자) 등등. 1인 4역인데 대사가 없는 붕대인간은 그렇다 쳐도. 조폭, 르포 작가, 가면의 남자 등 3개 역의 목소리를 다르게 내는 게 단순히 보통 목소리, 허스키한 목소리, 느끼한 목소리 등 3종류로 나누어 놓아서 의도적으로 목소리 톤을 바꾸고 그걸로 다른 인격을 자처하는 게 참을 수 없는 어색함을 안겨준다. (조폭 장태영은 자연스러운데 르포 작가 장태영, 가면의 남자 장태영이 너무 어색하다)

이 작품에서 배우로서 유일하게 자기 밥값을 하는 건 중국계 조폭 보스 조원근 역을 맡은 성동일. 가짜 장태영 밑에서 일하는 유능한 변호사 사도진 역을 맡은 조우진 밖에 없다.

결론은 비추천. 이중인격이 2개의 몸으로 분열되어 진짜와 가짜가 오리지날의 자리를 두고 싸운다는 설정은 그럴 듯하지만 그게 동등한 입장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 진짜가 완전 호구고 가짜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서 극 전개가 답답하고, 메인 키워드인 마약이 지나치게 비중이 높아서 본편 스토리 전체를 마약이 관통하면서 캐릭터, 스토리 모두 치유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졌고, 퇴폐적인 쇼의 묘사에 집착한 미장센과 느와르물을 표방하는 것 치고 원펀치로 다 해결하는 부실한 액션. 그리고 클라이막스 때의 슈퍼 파워 일인무쌍과 안무 격투씬이 선사하는 해괴망측한 연출에 이야기의 결말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끝나 버려 완결성까지 떨어지거니와, 주인공 장태영 배역을 맡은 김수현의 연기력도 바닥을 기어가서 영화를 못 만든 수준을 넘어서 이상하게 만든 우주 대폭망작이다.

혹자는 김두영 감독의 2004년작 클레만타인을 거론하는데, 본작은 그보다 몇 수 위의 작품이라서 장선우 감독의 2002년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동급이다. 충무로, 아니 CJ의 재앙이라고 할 만한 영화다.

이 작품이 가진 유일한 의의는, 이런 폭망작을 극장에 가서 직접 본 세대가 될 수 있는 폭망의 세대 선택권 정도 밖에 없다. 먼 훗날, 어린 아이들 혹은 젊은 친구들 옆에 앉혀 놓고 ‘왕년에 내가 젊었을 때 이런 미친 개 폭망작을 극장에 가서 보고 왔단다.’라는 무용담을 늘어놓을 수 있다는 소리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비는 약 110억원이라고 한다.

덧붙여 본래 본작의 감독은 ‘로맨틱 아일랜드’, ‘가면’, ‘최강 로맨스’ 등을 제작한 영화 제작사 성난 황소 대표인 이정섭 감독이지만, 촬영 중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과 영화 방성형에 대한 견해 차이로 후반부에 하차해 보충 촬영 및 크랭크업 이후의 후반 작업은 본작의 제작사 대표인 이사랑 감독이 맡았다. 이사랑 감독은 실제로 주인공 장태영 배역을 맡은 김수현의 이부형제라고 한다.

추가로 본작에 카메오로 출현한 사람들이 박서준, 수지, 아이유, 안소희, 손현주, 다솜, 경리, 박민하, 쿨케이, 정하은 등등. 그 수가 매우 많다고 하는데 직접 본 봐로 그중 단 한 명도 알아보지 못했다.

기존의 영화 달리 본작에선 카메오 배우가 대사 한 마디 없는 배경 인물로 셋팅되어 있고 대부분 원샷조차 못 받아서 더욱 알아보기 힘들다. 카메오 출현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화면에 노출이 안 되어 있다.


덧글

  • 시몬 2017/06/29 22:45 # 삭제 답글

    감독과 배우들이 사이좋게 뽕맞고 찍었나 봅니다
  • 잠뿌리 2017/07/04 14:16 #

    영화 내용이 뽕 맞고 찍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되게 이상합니다.
  • 역사관심 2017/06/30 05:38 # 답글

    관심이 없다가 오히려 평을 듣고나니 보고 싶을 정도...
  • 잠뿌리 2017/07/04 14:17 #

    저도 이 작품 극장가서 보게 된 계기가 혹평이 많아서 없던 관심이 절로 생겨서였죠.
  • 블랙하트 2017/06/30 09:41 # 답글

    이 영화 덕분에 예전의 망작 영화들과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가 재평가(...)를 받고 있죠.
  • 잠뿌리 2017/07/04 14:17 #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도 여전히 망작이라 이 작품과 함께 2017년 동서양을 대표하는 망작이 된 것 같습니다.
  • Uglycat 2017/07/01 23:21 # 답글

    저도 오늘 보았는데, 이 정도로 지리멸렬인 작품은 지금껏 본 적이 없었습니다...
  • 잠뿌리 2017/07/04 14:17 #

    한국 영화사상 최악이라고 할 만 하지요.
  • 미르사인 2017/07/02 13:00 # 답글

    후반부까진 그냥 어설프게 데이빗 핀쳐 베낀 듯판 평범하게 재미없는 영화였는데 마지막에 빨간 옷이 깜짝 등장해 PPAP 추는 시점에서 전설이 되었다...
  • 잠뿌리 2017/07/04 14:18 #

    빨간 옷 안무 격투씬이 상상초월이었습니다.
  • 오행흠타 2017/07/29 00:02 # 삭제 답글

    도대체 어떻길래 궁금해서 개봉 당일날 보고 왔는데... 괜한 호기심은 위험하다는것만 깨달았습니다. 만약 영화로 고문한다면 이 영화만 하루종일 틀어주면 될듯..
  • 잠뿌리 2017/07/29 22:26 #

    저는 개봉한 다음날 봤는데 어찌나 망작인지 극장에 관객이 저 포함해서 서너명 밖에 없었죠.
  • 아이언윌 2017/08/09 15:53 # 삭제 답글

    뭐랄까. 파도 파도 밑바닥이 있고 쓰레기 중에도 급이 있다는 걸 보여준 물건이라고 할까…

    이걸 생각하면 정말 험한 말밖에 생각이 안 나서 차마 적을 수가 없네요.
  • 잠뿌리 2017/08/09 17:39 #

    올해 나온 한국 영화 중에 손에 꼽을 만 하다고 봅니다. 아니 근 10년 내에 나온 한국 영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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