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 비하인드: 휴거의 시작 (Left Behind.2014) 2018년 전격 Z급 영화




2014년에 빅 암스트롱 감독이 만든 종교 영화. 한국에서는 2016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대학생 클로이 스틸이 아버지인 레이포드 스틸의 깜짝 생일 파티를 위해 고향을 찾아왔지만, 비행기 기장인 레이가 결혼반지를 빼고 스튜어디스 해티 더럼과 바람난 현장을 목격하고서 집에 돌아와 독실한 신자인 어머니 아이린스 스틸과 말다툼을 벌여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진 가운데 기분전환으로 남동생 레이미 스틸과 함께 쇼핑몰에 놀러갔다가 갑자기 전 세계에 휴거 현상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옷가지만 남긴 채 사라지고. 아버지가 조종하는 비행기가 추락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기독교의 종말론 중 하나인 휴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원작 소설은 팀 라헤이와 제리 젠킨스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공동집필해 16권까지 출간한 베스트셀러 종교 소설이고,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시리즈 3편이 나왔는데.. 본작은 그중에서 2000년에 나온 영화 1탄을 리부트한 거다.

헌데, 이 작품은 장르 분류상 종교 영화지만 본편 내용은 종교 영화라고 봐야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애매하다.

우선 이 작품은 크게 2가지 시점으로 나뉘는데 지상에 남아 있다가 휴거 소동을 겪는 클로이. 비행기 조종 중에 상공에서 휴거 때문에 승객들이 사라지고 비행기가 추락 위기에 처하는 레이. 이렇게 두 사람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내용이 진행된다.

메인 소재가 휴거인 만큼 핵심적인 내용은 휴거의 공중들림이어야 할 텐데.. 클로이가 휴거 때문에 사람들이 사라져 텅빈 도시를 달리며, 레이와 교신해서 비행기를 추락 위기에서 구하는, 일종의 비행기 추락 소재의 재난물에 가깝기 때문에 종교 색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휴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사람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는 구도자도 없고. 그 어떤 종교적 신념으로 재난을 극복하는 게 아니며, 어떻게 가까스로 비행기 추락은 막았지만 결국 환란이 찾아와 도시 전체가 휴거에 휩싸인다는 절망적인 엔딩을 보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휴거의 공중들림 현상에 대한 묘사도 그냥 비포 없는 애프터로 사람 옷가지만 곳곳에 늘어놓는 수준으로 묘사한다. 비행기, 자동차 같은 이동 기구의 운전자가 휴거로 사라져 일대 소동이 벌어진 것 까지는 그래도 아포칼립스물 다운 살벌한 묘사였는데 그것도 초반부에만 잠깐 나올 뿐. 중후반부로 넘어가면 아예 나오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아무도 없는 텅 빈 도시를 여주인공 혼자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고, 주인 없는 오토바이 타고, 롤링머신 타고, 포드 트럭 몰며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기 때문에 뭔가 유저가 자기 혼자 밖에 없는 온라인 게임의 오픈 월드에서 원맨쇼 하는 느낌을 준다.

바람 난 아버지 설정이 스토리 처음부터 나온 걸 보면 뭔가 가족 간의 관계가 중요한 갈등 요소가 될 것 같지만.. 휴거의 공중들림으로 어머니와 동생이 사라지고. 아버지도 저 하늘 위의 비행기에 있어서 결국 땅 위에 있는 여주인공이 갈등을 맺고 풀어나갈 대상이 없어서 캐릭터의 밀도가 한없이 떨어진다.

아버지 캐릭터도 무려 니콜라스 케이지가 배역을 맡았지만 본편 스토리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고, 딸인 클로이와 시점을 나눠 가지고 있어서 존재감이 약하다.

뭔가 대단한 활약을 한 것도, 인간 드라마를 이끌어낸 것도 아니고. 지상에 있는 딸의 하드캐리를 받아 간신히 살아남는 수준이라서 대체 뭐 하러 나온 건지 알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비행기 추락을 막았다고 해도 결국 휴거가 도래해 세상 사람들이 다 사라지는 마당에 그렇게 해서 살아남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휴거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휴거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이 나오거나, 암시했으면 또 모를까. 그런 미스테리, 스릴러 요소도 전혀 없어서 열린 결말이라고도 볼 수 없는 최악의 마무리를 해서 졸작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결론은 비추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레프트 비하인드 초기작의 리부트판으로 휴거를 메인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휴거에 대한 밑밥을 깔아 놓지 않고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 부연 설명 없이 밑도 끝도 없이 공중들림에 의한 혼란만 묘사하다가, 비행기 추락 사고 막는 것에 너무 초점을 맞춰서 인간 이야기도, 종교 이야기도 다 놓쳐 스토리가 매우 허술하여 그 존재 자체가 재앙 수준의 졸작이다.

니콜라스 케이지 필모 그래피 사상 최악의 흑역사로 기록될 만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제작비는 1600만 달러인데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은 1970만 달러로 흥행 참패했다.

덧붙여 2016년에 스핀오프작인 ‘레프트 비하인드: 넥스트 제네레이션’이 개봉했지만 천만다행(?)으로 한국에 개봉하지는 않았다.

추가로 본작의 원작 소설인 레프트 비하인드는 한국에서 2003년에 정식 출간해 2013년에 12권으로 완결됐다. 완결권이 나올 당시 본 리부트판이 개봉해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영화화!를 한창 강조했다. 2016년에 한국에서 개봉할 때는 아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니콜라스 케이지!라고 대문짝만하게 써 놨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 작품에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받은지 오해할 수도 있을 텐데.. 이 작품은 제 35회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픽쳐, 최악의 연출, 최악의 남자 배우(니콜라스 케이지) 등 3개 분야에 후보로 올랐었다.


덧글

  • 다문화거장 2017/06/08 23:49 # 답글

    결말이 공포영화의 느낌을 유도하려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존한 줄 알았더니 아니었던...
  • 잠뿌리 2017/06/11 11:57 #

    비행기 추락 사고를 막아서 살아남는 내용이 본편의 핵심적인 내용인데 결말이 저러니 좀 허망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 다문화거장 2017/06/11 12:49 #

    그래서 이상한거죠. 어떤 영화에서는 이런 엔딩이 강렬한 느낌을 주는데, 어떤 영화에서는 허무한 느낌을 주니까요. 결말 이전의 서사에서 어떤 부분이 빠졌기 때문일까요?
  • 잠뿌리 2017/06/11 14:46 #

    소설 원작이 16권짜리 책인 걸 감안하면 빠진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원작 영화와 원작 소설에 등장했던 적 그리스도 캐릭터도 안 나왔지요.
  • 2017/06/09 09:5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6/11 11:5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nenga 2017/06/09 15:09 # 답글

    니콜라스 케이지의 추락은 어디까지 일까요?
  • 잠뿌리 2017/06/11 11:58 #

    여기보다 더 떨어지면 큰일이죠. 이 이상 떨어질 곳이 또 있을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 원한의 거리 2017/06/11 18:37 # 답글

    포스터의 퀄리티부터가 2010년대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지경이군요.
  • 잠뿌리 2017/06/14 23:05 #

    북미 현지 포스터도 저런 구도로 정면 보고 서 있는 장면이라 한국 포스터나 북미 포스터나 똑같이 구리죠.
  • 길길간 2017/07/01 10:47 # 삭제 답글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전에 출연했던 노잉이 생각나네요
    세계멸망, 있는것 같기도 하고 없는것 같기도 한 종교적 색채...
  • 잠뿌리 2017/07/04 14:19 #

    니콜라스 케이지는 본인이 출현할 작품 보는 안목이 없네요.
  • 블랙하트 2017/07/03 11:12 # 답글

    포스터 퀄리티를 보아하니 이 영화도 VOD 서비스 전에 형식적으로 극장 개봉한 경우인가 보네요.
  • 잠뿌리 2017/07/04 14:19 #

    네. 그래서 관객수 검색하면 한국 관객수가 66명 밖에 안 됩니다. 100명도 채 안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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