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조던 복트 로버츠 감독이 만든 괴수 영화.

내용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베트남 전쟁에서 패망한 미국에서 괴생명체를 쫓는 비밀 기관인 모나크의 수장 렌다가 대통령을 찾아가 위성에 찍힌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 탐사와 군대 지원을 공식 요청하여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프레스톤 패카드 중령과 그가 지휘하는 부대, 반전 사진 기자 맨슨 위버, 정글 가이드 제임스 콘라드, 모나크 부하 직원인 휴스톤 브룩과 센 린을 데리고 섬에 들어갔다가, 섬의 왕으로 군림하는 거대한 고릴라 ‘콩’과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레전더리 픽처스에서 제작한 영화고 자사의 독립적인 세계관인 몬스터버스에 속한 작품이라서 킹콩 원작 시리즈와 전혀 관련이 없다.

흔히 피터 잭슨의 2005년작 킹콩과 비교하는데 시리즈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몬스터버스에 속한 이전 작인 2014년 미국판 고지라와 연결시켜 봐야 한다.

해골 섬에서 미국 도시로 이어지는 킹콩 원작과 달리 본작은 섬에서 시작해 섬에서 끝난다.

시대 배경이 베트남전 종전 직후인 1970년대이기 때문에 거리 배경, 자잘한 소품부터 군용 장비, 무기까지 여러 가지 부분에서 70년대 정취가 느껴지게 만들었다.

복고풍 분위기를 내는데 꽤 신경을 써서 그 부분은 디테일이 있다.

본편 스토리는 미국에서 온 탐사대와 군부대가 섬의 왕인 콩과 충돌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져 각자 파트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나중에 합류한 뒤. 콩과 본격적인 대립을 한다.

콘라드 일행은 1940년대 때부터 섬에 갇힌 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 2차 세계 대전 때부터 섬에 갇힌 콩과 교감을 이루고 나중에 콩을 돕고, 도움을 받는 관계가 되는데 비해. 패커드는 탈출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콩을 죽일 생각만 하며, 베트남전의 패배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걸 콩 사냥으로 풀어내려는 광기의 군인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극단적인 대비를 이룬다. 거의 ‘이것이 미래다! 희망편, 절망편’에 가깝다.

콘다르 배역을 맡은 건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 토르, 어벤져서의 로키 배역을 맡은 톰 히들스턴이지만 영국 군인 출신 정글 가이드라는 확실한 직업과 포지션을 맡은 것 치고는 주인공다운 큰 활약은 하지 못했고. 내년 2018년에 나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2019년에 나오는 캡틴 마블에서 캡틴 마블 배역을 맡기로 되어 있는 브리 라슨이 연기한 맨슨 위버는 히로인으로서 콩과 교감하는 씬이 있어 최소한의 자기 분량을 챙겼지만 그게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어필한 것은 아니다.

사실 주인공 일행 중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건 남녀 주인공인 콘라드와 위버가 아닌, 조연인 2차 대전 참전 용사인 말로이다. 스컬 아일랜드에 수십 년 동안 갇혀 있어서 세상 밖으로 나가 가족과 재회한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고, 2차 대전 당시 적으로 만났다가 친구가 된 전우가 있어 애틋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으며, 본작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해서 완전 본작의 진 주인공이 따로 없다.

마블 어벤져스에서 실드 국장 닉 퓨리 배역을 맡았던 사무엘 잭슨이 패커드 배역을 맡았는데.. 본작 내용이 베트남전에 빗대어 미국의 타국 침략을 디스하고 전쟁은 결국 승리자가 아닌 피해자만 남는다는 걸 스컬 아일랜드의 탐사를 가장한 침공에 대비시키면서 반전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 그것과 완전 대치점에 있는 인간 악역이라서 존재감이 넘쳐흘러 본작을 하드캐리했다.

괴수 대결 구도로는 콩 VS 스컬 크롤러지만, 사실 핵심적인 내용은 괴수와 인간의 싸움이라 콩 VS 패커드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진정한 라이벌 구도를 이룬다.

그래도 스컬 아일랜드가 시간이 정지한 로스트 월드처럼 묘사되어 거대 거미, 대벌레, 초대형 짐승, 거대 오징어, 익룡 등등 고대 괴수 등이 잔뜩 나와서 재난/생존물로서의 긴장감을 쭉 유지하고 있고. 인간 군대와 콩의 싸움에서 시작해, 콩과 대형 문어, 스컬 크롤러와의 괴수 대격전으로 이어지면서 생각 이상으로 박력이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에 괴수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충실히 지키면서 비주얼적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작중에 콩이 성체가 아니라 아직 어리기 때문에 몸이 덜 자랐고. 그래서 이름이 ‘킹콩’이 아니라 ‘킹’을 뺀 ‘콩’이라고 부르며 실제로 덩치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준으로 큰 것은 아니지만.. 스컬 크롤러와의 싸움은 엄청 치열하게 전개돼서 완전 거대 괴수 UFC를 방불시키며, 중간중간에 무기를 집어서 싸우기까지 하니 액션 밀도가 높다.

킹콩이 첫 등장 이후 인간 군대의 헬리콥터 부대와 싸울 때도 단순히 킹콩의 공격에 헬기가 폭발하는 걸로 단순히 끝낸 게 아니라 킹콩한테 피격 당하는 헬리콥터의 1인칭 시점으로 묘사를 해서 강렬한 인상을 안겨준다.

결론은 추천작. 캐릭터는 많이 나오지만 그중 존재감을 과시하며 활약하는 건 악역 한 명 밖에 없고 주인공 일행은 다들 뭔가 어중간해서 캐릭터 운영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70년대 복고풍 분위기에 반전 메시지를 담아서 최소한의 드라마성이 있고. 로스트 월드에서 벌어지는 재난/생존물의 성격이 강하면서도 괴수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지켜 괴수 묘사와 괴수의 액션이 박력이 넘쳐서 이번에 새로 나온 괴수물로서 충분히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콩 CG를 연기한 배우는 ‘테리 노터리’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로켓 배역으로 나왔다.

덧붙여 본작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한국 영화, 미국 영화, 이전에 나온 킹콩 시리즈 등등 여러 작품의 오마쥬가 많이 나오는데. 군부대 묘사는 지옥의 묵시록, 스컬 크롤러의 생김새는 에반게리온의 사도를 닮았고, 스컬 크롤러와 콩의 육탄전도 에반게리온을 참고했다고 하며, 중반부에 콩이 호숫가에서 휴식을 취할 때 거대 문어한테 습격을 받았다가 오징어 뜯어 먹는 씬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산낙지 먹는 걸 오마쥬한 것이라고 한다.

추가로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다음 쿠키 영상이 하나 나오는데. 몬스터버스의 확장을 알리는 내용으로 고지라 시리즈와의 연계를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작에서 모나크 기관 소속의 중국인 여성으로 징 텐이 배역을 맡은 센 린이 나오는데, 작중에서 아무런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 단역으로 왜 나왔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존재감이 없지만.. 본작이 중국에서 많은 투자를 받았고 또 실제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흥행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에 헐리웃 영화의 안 좋은 관행에 의해 나온 거다. (아이언맨 3에서 아이언맨이 뜬금없이 중국으로 날아가 우유 마시고. 중국계 의사들이 아이언맨의 목숨을 살리는 외과 수술의로 나온 것도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덧글

  • 네푸딩 2017/05/27 00:55 # 답글

    콩 스컬이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건 글에서 말씀하셨듯, 괴수판 UFC를 충실히 보여줬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형이나 사물을 이용한 지능적인 전술을 보여준 콩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봐온 괴수물에서 이렇게 지능적인 애들은 별로 봐오질 못 해서 그런가 더더욱 인상 깊었던 듯.

    요새 영화 중국 관련 요소만 보이면 중국 투자의 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과한 생각이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센 린 이야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긴 하군요. 다음작들에선 이상한 중꿔 떡칠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 잠뿌리 2017/05/30 10:53 #

    콩은 고지라와 다르게 브레스 같은 것도 없으니 오히려 육박전의 밀도를 더 높일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형, 사물 이용해서 싸우는 게 더 괜찮았지요.
  • 블랙하트 2017/05/27 11:02 # 답글

    광기의 군인이 콩을 죽이는데 집착하다가 마지막에 주먹질로 끝장나는건 킹콩 2에서 가져온듯 합니다.
  • 잠뿌리 2017/05/30 10:54 #

    네. 그 부분은 킹콩 2를 오마쥬했지요. 그밖에 기존의 킹콩 시리즈 오마쥬한 장면이 많습니다.
  • 매드맥스 2017/05/28 20:45 # 답글

    간만에 제대로 된 오락영화를 만났습니다. 음악도 흥겨웠고 캐릭터는 스테레오타입이지만, 그 스테레오타입만이 줄 수 있는 확실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기에 모든 캐릭터가 기억나고, 인상깊어서 좋았습니다.
  • 잠뿌리 2017/05/30 10:54 #

    최근에 나온 괴수물 중에 오락영화의 관점에서 보면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 박달사순 2017/06/09 22:41 # 답글

    에필로그 후 마지막 장면이 너무 과한거 아닌가 싶지만
    그 외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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