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백물어(妖怪百物語.1968) 요괴/요정 영화




1968년에 다이에이 교토 촬영소에서 야스다 키요시 감독이 만든 요괴 특촬 영화.

내용은 지샤부교 직책에 있는 홋타 부젠이 지역 내 권력자를 포섭하고 서민들이 사는 나가야(에도 시대의 연립주택)를 철거해 이익을 꾀하려고 하면서, 사람들을 초대해 백물어 모임 접대를 했다가 백물어의 규칙을 어긴 상황에서, 나가이의 대표 진베이를 살해하면서까지 철거를 강행했다가 낡은 신사를 허물어 진짜 요괴들이 나타나 부젠 일당에게 징벌을 내리는 이야기다.

본작은 고지라와 함께 괴수 특촬물의 양대 산맥인 가메라 시리즈로 유명한 다이에이 교토 촬영소에서 만든 요괴 특촬 영화로 ‘요괴대전쟁’, ‘토카이도 오바케 여행’과 함께 다이에이 교토의 요괴 3부작이라 불린 작품이다.

같은 해인 1968년 1월에 TV에서 미즈키 시게루 원작의 ‘게게게의 키타로’ TV애니메이션(1기 흑백 버전)이 방영하기 시작해 큰 인기를 끌어 어린이들 사이에 요괴붐이 일어나자 그걸 노리고 만들어 가메라 시리즈와 함께 동시 개봉해 흥행을 이어갔다.

스토리 자체는 단순하다. 부정한 이익을 꾀하는 지역 유지가 서민들을 괴롭히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질러 요괴들이 나타나 천벌을 가하는 것으로 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췄다.

요괴의 등장과 활약은 사실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급이고, 실제로 본편 스토리 자체의 진 주인공은 나가야에서 진베이에게 신세를 지던 낭인 무사 야츠타로다.

단 혼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단독행동하며 싸움, 도주, 잠입을 전부 능숙하게 해내는데 실제로 부젠의 부정을 파헤치려고 온 사람으로 미토 고몬풍의 캐릭터다. (우리나라로 치면 암행어사 스타일)

본편 스토리는 부젠과 그의 부하인 타지마야, 일당이 악행을 저지르고, 야츠타로가 그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에 백물어와 요괴를 집어넣고서 권선징악으로 풀어냈다.

백물어의 규칙은 백가지 괴담을 하면서 촛불을 하나씩 끄는데 모든 이야기를 마치고 촛불을 다 끄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면 안 되는데 그걸 어기면 진짜 요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젠이 손님 접대로 초청한 백물어 이야기꾼이 실은 진짜 요괴고, 부젠이 요괴의 존재를 믿지 않고 손님들에게 돈다발을 주고 모임을 파해 백물어의 규칙을 어기고 급기야 나가야에 있던 신사를 허물어 버리는 바람에 요괴가 나타난다는 게 메인 스토리다.

나가야 쪽 이야기와 야츠타로는 요괴와 전혀 접점이 없지만, 부젠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보여주고 그것을 곧 권선징악으로 잇기 위해 넣은 것이라 억지로 넣은 것은 아니다.

본작에서 요괴들은 ‘백귀야행’ 컨셉에 맞춰 떼로 지어 몰려 나오지만 몇몇 요괴들은 단독 샷을 받는다.

백물어 이야기꾼의 괴담 속에 나오는 오에테케보리(두고가 요괴), 로쿠로쿠비(목 늘어나는 여자), 타지마야의 부하인 쥬스케가 목격하는 놋페라보우(댤걀귀신), 타지마야를 미쳐 죽게 한 케라케라 온나(킬킬거리는 여자), 타지마야의 아들 신키치와 엮이는 카사바케(외다리 우산 요괴) 등이다.

신키치 배역을 맡은 배우는 당시 인기 개그맨인 루키 신이치인데, 신키치란 캐릭터 자체가 나이에 비해 약간 머리가 모자란 동네 바보형이라 우리나라로 치면 심형래의 영구 같은 캐릭터다.

신키치가 자기 방에 먹물로 카사카베 낙서를 하던 중, 카사카베 낙서가 그림 밖 현실로 빠져 나와 움직이면서 신키치와 같이 노는 장면은 실사와 애니메이션 합성이다.

60년대 영화라서 기술력이 그리 높지는 않은 시기라 합성이라고 해도 그냥 실사 배경에 채색 전의 선화로 낙서 형태의 카사카베가 단독 샷을 받으며 움직이는 걸 보여주다가 곧 특촬용 요괴 인형으로 대체하는 수준이지만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다.

클라이막스의 백귀야행씬은 단순히 요괴들이 떼지어 몰려 나와 부젠을 둘러싸 그를 미치게 하는 것이라 좀 난잡한 느낌만 줬는데, 엔딩 때 부젠의 집을 나서는 요괴들의 백귀야행 행렬은 여운이 남아서 괜찮았다.

괴담물로선 의외로 괜찮은 게 백물어 이야기에 나오는 오에테케보리와 로쿠로쿠비, 그리고 쥬키치가 본가로 돌아와 신키치 놋페라보우와 조우하는 씬이 볼만했다.

기본적으로 시대극에 요괴물을 섞은 거지만, 괴담 파트에서는 괴담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유지한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에도 시대 배경의 시대극에 요괴와 괴담을 적당히 믹스하고 수위를 조절해 아동용 특촬물로 만들어낸 것으로, 백물어를 베이스로 한 백귀야행 컨셉이라서 요괴들이 떼를 지어 몰려나와 개별적인 캐릭터성이 없고 집단으로 묶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다루어 캐릭터 운용의 밀도가 좀 떨어지지만.. 본편 스토리가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권선징악을 주제로 삼고 있어 내용 전달과 이해가 쉬워 아동 눈높이에 잘 맞춘 한편. 괴담물로서의 분위기도 쭉 유지해서 아동물이지만 너무 유치한 건 또 아니라 무난하게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에 나온 백귀야행의 요괴 중 사이즈가 작은 다수의 요괴들은 실제 초등학생인 아역 배우들이 특수 분장을 해서 연기했다. (클라이막스와 엔딩 때만 우르르 몰려 나와서 대사 없이 인형탈 쓰고 움직이는 것 정도가 전부지만)

덧붙여 본작은 미즈키 시게루에 의해 코미컬라이징되어 ‘주간 소년킹’에서 연재됐다. 영화 개봉 당시에는 컬러 화보와 함께 소책자 세트 구성으로 영화관에서 판매됐는데, 총 49페이지 분량으로 미즈키 시게루의 단편 모음집 단행본에 수록됐다.

추가로 본작의 개봉 당시 굿즈 판매 작업도 활발하게 해서 작중에 나온 요괴를 등장시킨 공책, 브로마이드, 소프트 비닐 인형, 프라모델 등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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