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툰] 엘카림이 들어줄게! (2016) 2020년 웹툰



2016년에 마젠타블랙 작가가 폭스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7년 4월을 기준으로 32화까지 올라온 판타지 액션 만화.

내용은 먼 옛날 마법과 기계 문명이 발달된 시대 때 무분별한 마법 사용으로 인류 문명이 멸망하여 혼란의 시기가 도래했을 때, 미소년 밝힘증을 가진 흉악범 빌로나 브레이크와 자칭 대마법사로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겠다는 여장미소년 엘카림이 각각 고대 문명의 결정체인 매직 기어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의 장르는 판타지인데 검과 마법뿐만이 아니라 기계와 총화기도 나오는 마도 기계 문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SF 판타지에 가깝다.

남주인공 엘카림은 마법사이지만, 여주인공인 빌로나 브레이크는 낭인 검객으로 작중 최강의 검술 실력을 자랑해서 검극 액션인 찬바라물의 느낌도 있다.

본편 스토리는 표면적으로 마법사이자 선인인 엘카림과 검사이자 악인인 빌로나가 함께 여행을 하지는 이야기로 선인과 악인의 콤비로 좌충우돌 모험활극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약간 다르다.

빌로나는 흉악범으로서 지명수배 당한 상태로 정부의 추격을 받지만, 협의나 도덕성에 구애 받지 않고 거치적거리는 걸 죄다 베어버리며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 히어로적 활약을 해도 그 근본에 혼돈의 카오스가 있어 배드 애스 기질이 다분한 카오스 히어로다.

작중에 보인 행적도 거칠고 난폭하며 미소년과 돈을 밝히고 세계의 운명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하며 악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쭉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엘카림이다. 본작의 제목 자체가 ‘엘카림이 들어줄게’일 정도로 확고한 주인공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순수해서 판단력이 떨어지는 선인이라서 작중에 벌어진 여러 가지 사건 사고의 원흉이 되어 본편 스토리 내내 어그로를 끈다.

마법사 클래스가 빌로나의 검사 클래스와 대비되고, 빌로나가 미소년 밝힘증인데 엘카림은 오토코노코(여장 미소년)이라서 남녀 주인공 캐릭터로서 엮이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엘카림이 사고치고 빌로나가 수습하는 전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 좀 답답한 구석이 있다.

보통은, 서로에게 부족한 걸 채워주면서 서로 의지하고 힘을 합쳐 좋은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며 활약하는 게 맞는데 지금 현재까지 진행된 연재분의 내용에 한해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녀린 미소년을 위풍당당한 여걸이 지켜주면서 악당과 맞서 싸우는 오네쇼타 액션물로 분류해서 본다고 해도. 엘카림의 비중이 투 탑 주인공급으로 커서 오히려 빌로나의 비중을 갉아먹기 때문에 캐릭터 간의 케미가 좋지 않다.

만약 엘카림이 선인이지만 사고뭉치고, 빌로나가 악인이지만 해결사라서 그로 인한 선악의 반전 효과를 노리고 만든 것이라면 캐릭터 대비적인 부분에서 납득은 가는데. 그렇다고 해도 엘카림에 대한 캐릭터 운용은 개선되어야 한다.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는 못 말린다고 해도, 사실 짱구가 장난만 치는 게 아니라 사건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몇 번이나 세계를 구해낸 것처럼 주인공으로서의 자각과 성장이 필요하다.

본편 스토리의 목적성이 희미한 것도 문제다.

빌로나는 돈을 모아 미소년을 잔뜩 거느리겠다는 속물적인 야망 이면에 자기 목에 걸려 있는 사형수의 목갑을 제거하겠다는 목표가 있는데 엘카림의 목표는 애매하다.

제목만 보면 엘카림이 세상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 같지만, 본편 초반부에 엘카림의 소원 들어주기에 관한 에피소드가 이미 나왔고 끝을 맺어서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목표가 나왔어야 했는데 그게 없다.

매직 기어가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라서 그걸 잃어버렸으니 되찾는다는 목적이 새로 갱신되기는 하나, 그게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키 아이템으로 보기에는 작중의 취급이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설정상 엄청 중요한 물건들인데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는 전개)

본편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이려면 주인공의 명확한 목표 설정이 있어야 한다.

그밖에 우연히 잃어버린 매직 기어, 프론티아 호라이즌과의 우연한 만남, 성녀 엘리오네의 우연한 재등장 등등. 우연한 이벤트가 자주 발생하는데 매끄러운 극 전개를 위해서는 우연은 지양해야 된다.

주요 설정은 검+마법+기계 문명이 뒤섞여 있다.

메카닉 암, 메카닉 레그 등 신체 부위를 기계화시키고, 나노 머신을 이식하여 재생하는 것 등의 SF적인 설정과 마법, 환영술, 예지 능력, 언데드, 고대 사신과의 계약, 최강의 금속 오리하르콘 등등 판타지적인 설정이 공존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검 한 자루로 모든 걸 썰어 버리는 참격무쌍이 펼쳐져서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검과 메카닉만 나왔다면 사이버 펑크였을 텐데 여기에 마법이 추가되니 또 색다른 느낌이다.

또, 배드 애스 기질을 가진 카오스 히어로는 보통 남자 주인공이 그런 역할로 자주 나오는데. 여자 주인공이 그런 스타일로 나오는 건 한국 웹툰에서 보기 드물어서 나름대로 유니크함이 있다.

작화는 인물은 무난, 배경은 간결, 컬러는 보통인데 액션 연출에는 꽤 공을 들인 듯 준수하다. 특히 빌로나가 참격무쌍을 펼칠 때 검의 궤적이 화면을 수놓는 게 박력이 넘친다.

웹툰 특유의 스크롤 뷰를 활용한 컷도 적절하게 나온다.

캐릭터 디자인은 성녀, 마법사 등은 승복, 로브 차림, 정부 관료는 제복 차림이라 평범한데 시대극+기계를 접목시킨 퓨전 복장들은 인상적이다. 삿갓 쓴 사이보그 흑건, 하카마 치마와 가슴 붕대 조합의 임협스러운 복장에 사이버네틱 암을 달고 있는 빌로나 등이 거기에 속한다.

결론은 평작. 판타지+SF+챤바라(검극 액션)가 혼합된 퓨전 장르가 신선하게 다가오고, 여주인공의 참격무쌍이 호쾌하고 박력이 넘쳐 액션물로서의 볼거리도 충분한데.. 성품만이 아니라 뇌세포까지 순백한 남주인공의 어그로, 명확하지 못한 목표 설정, 우연의 연속 등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어서 아직 포텐셜이 터지지 못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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