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귀도(2016) 2019년 웹툰



2016년에 주동근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16화로 완결한 공포 만화. 타이틀 귀도는 귀신 귀(鬼) 길 도(途)를 써서 귀신이 다니는 길이란 뜻이 담겨 있다.

내용은 규민, 명선, 지호, 현수 등 4명의 일행이 한 밤 중에 숲속에서 모여 주은이의 주도 하에 새벽 3시까지 돌아가면서 한명씩 귀신 이야기를 해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한 사람을 뽑기로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은 옴니버스 스토리로 미국 드라마 ‘유령캠프’나 일본의 하쿠모노가타리(백가지괴담) 같이 등장인물이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반지하 괴담, 소류지 괴담, 요양병원, 골목길 그 여자, 빗속의 여인, 기찻길 옆, 이누나키 터널, 저승사자가 되는 방법 등 총 8가지 이야기가 나오며, 내용이 길어도 2화 안에 끝나고 짧은 건 1화로 끝난다.

본편의 무서운 이야기는 ‘아는 사람에게 들었다’로 시작하는 귀신 목격담으로, 같은 귀신 이야기라고 해도 J호러의 주온, 링 같은 게 아니라 MBC ‘이야기 속으로’나 SBS ‘토요 미스테리 극장’스타일에 가깝다.

귀신 목격담은 사례자의 귀신 목격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그 다음 어째서 귀신이 출몰하게 됐는지 그 사연이 나오는 것으로 끝나는데 본작은 거기에 충실하게 구성해서 각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이런 목격담 스타일에서 중요한 건 ‘귀신을 본 것’ 그 자체라서 음침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귀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패턴이 단순화되어 있지만, 거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기 때문에 뒷내용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오싹하게 다가온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느낌이다.

호랑작가가 유행시킨 3D 효과로 귀신이 불쑥 튀어나와 화면을 향해 달려들어 깜짝 놀래키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조성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이때다! 싶을 때 한 방을 날리는 것이라 이야기를 몰입도 있게 잘 만들었다.

복싱 펀치로 비유하자면 3D 효과의 놀래킴이 기습적인 어퍼컷이라면, 분위기+이야기+결정적 한 방의 콤비네이션은 복부를 향해 묵직하게 들어오는 보디 훅이다.

마지막 이야기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하나로 잇는 전체 이야기로서 큰 반전이 있고 이야기 자체의 짜임새도 좋으며, 결말도 공포물에 딱 어울리는 내용으로 깊은 여운을 안겨주기 때문에 마무리도 잘했다.

작화는 주동근 작가의 이전 작과 큰 차이는 없다. 여전히 등장인물의 정면샷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연출적인 부분에서 이전 작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했다. 정확히는, 플래쉬 애니메이션 효과를 활용한 것이다.

일부 의성어, 에피소드 제목 등의 글자가 흔들리는 애니메이션 효과부터 스크롤을 내리면서 배경의 여백이 검게 변하는 효과, 라이트를 켜고 달리는 자동차, 모닥불에서 튀는 불똥, 사람이 움직이는 것 등의 짧은 애니메이션 컷, 그리고 내용 전개에 따라 그림 컷의 구간별로 들어가 있는 음향 효과 삽입 등등 꽤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이 부분은 스크롤을 내리다가 특정한 컷에 이르렀을 때 음향 효과가 나오는 걸 말한다.

이 작품을 100% 즐기려면 스피커 볼륨을 키우는 게 좋다. 몰입도를 한층 높이려면 헤드셋 사용을 권장한다.

이게 단순한 소리만 넣은 게 아니라 본작이 공포물. 그것도 귀신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란 걸 확실히 자각하고 귀신 영화에 나올 법한 배경 음악, 효과음, 웃음, 기침,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등을 다 넣은 것이고 본편 내용과 매치를 잘 시켰기 때문에 밀도가 높다.

컷 안에 귀신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웹툰 특유의 스크롤 뷰어 기능에 최적화시켜서 스크롤 내리는 타이밍에 맞춰 시기적절하게 넣은 건 실로 감탄할 만한 연출이다.

컷의 구도는 인물의 시선과 내용 전개에 따라 나선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위에서 아래 방향의 수직으로 내려가는 방식이라서 언뜻 보면 좀 단순할 수도 있는데, 시점을 자유롭게 그려서 1인칭, 3인칭을 오가며 플래쉬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극 활용해서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물을 보는 느낌마저 준다.

배경도 충실하게 그려 넣었는데 그게 문자 그대로의 배경 그림인 것만이 아니라, 작중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어 정보 전달력이 높아서 가독성도 좋다.

결론은 추천작. 도시괴담이나 미스테리 사건 같은 게 아니라 귀신 목격담을 베이스로 한 귀신 이야기를 메인 소재로 삼아 패턴은 약간 단순하지만,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귀신 3D 효과에 의존하지 않고서 공포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몰입도를 높이다가 귀신 출현과 함께 묵직한 한 방을 날리며, 플래쉬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연출이 그걸 뒷받침해주어 좋은 의미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켜 공포물로서 재미있고 무섭게 잘 만든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주동근 작가의 이전 작품인 지금 우리 학교는은 재난 생존물, 강시대소동은 쥬브나일 어드벤처에 가까웠는데 본작은 오로지 공포에 초점을 맞춘 정통 공포물이라서 공포물에 약한 사람이 볼 때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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