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게게의 키타로 대해수(ゲゲゲの鬼太郎 大海獣.1996) 2019년 애니메이션




1996년에 토에이에서 카츠마타 토모하루 감독이 만든 극장판 게게게의 키타로 다섯 번째 작품. 전작인 극장판 게게게의 키타로 네번째 작품인 격돌! 이차원 요괴의 대반란(1986년작)으로부터 무려 10년만에 나온 시리즈 연결작이다.

내용은 어느 여름날 키타로 앞으로 무라 메구미라는 소녀의 요괴 편지가 도착했는데, 메구미의 아버지가 식물학자라 뉴기니의 바루루 섬에 조사를 하러 갔다가 실종됐으니 제발 찾아달라고 부탁을 해서, 키타로가 바루루 섬에 갔다가 정글에서 메구미의 아버지를 비롯한 일본 사람들을 납치해 가두어 놓은 남방 요괴들과 일전을 치르다 아타카마에게 요기를 빼앗겨 붙잡힌 뒤, 일본으로 끌려가던 도중 나막신과 조끼를 빼앗겨 무장해제된 뒤 생명의 물을 억지로 마셔 대해수로 변해 도시를 파괴하고 남방요괴들이 거기에 호응하여 일본을 침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원작은 게게게의 키타로 코믹스에 수록된 ‘대해수’와 ‘요괴군단’이다. 한국에서 AK 코믹스에서 정식 출간된 단행본 기준으로는 1~2권, 4권에 수록되어 있다.

본래 대해수와 요괴군단은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남방 정글이 배경으로 나온 공통점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두 이야기를 하나로 만들었다.

본래 요괴군단에서 남방요괴는 아카타마, 야자떨구귀 등 2마리만 나왔지만 본작에서는 키지무나와 치포가 추가됐다.

원작에서는 네즈미 오토코가 아카타마 일행과 한편이 되어 키타로를 배신해 곤경에 처하게 했다가, 나중에 본인이 벌을 받는 듯 배가 터져 생사의 기로를 헤매는 내용이 나왔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내용이 없고 네즈미 오토코가 돈을 밝히긴 하나 바루루 섬을 조사하러 온 일본 탐사대의 가이드 역할을 하다가 남방요괴들에게 납치되고. 키타로가 생명의 물을 마시고 대해수로 변한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어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해 동료 요괴들에게 알리는 전령 역할을 한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야자수 2개 가지고 헤엄쳐 탈출하다니 무슨 빠삐용인 줄 알았다)

네즈미 오토코로선 매우 드물게 사기를 치거나, 키타로를 배신하지 않고 키타로의 목숨을 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게 사실 요괴군단이 아니라 대해수에 나왔던 포지션을 지켜서 그렇다.

원작의 대해수편에서 네즈미 오토코는 메다마 오야지와 함께 까마귀 군단을 타고 인간의 함대에 찾아가 키타로를 구하려고 하는 보조 역할로 나온다.

대해수의 관점에서 보면 키타로가 대해수로 변해 본의 아니게 도시를 습격하는데, 도시 파괴와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묘사가 원작 이상이라서 거대 괴수물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원작에서는 대해수 VS 메카 대해수의 싸움과 일본 자위대의 미사일 공격, 원폭 투하 등 인간들의 격렬한 저항이 나왔는데 본작에서는 그게 전부 삭제됐지만, 키타로가 괴수가 되어 공격을 받는데 요괴 친구들이 키타로를 못 알아봐서 괴수의 울음소리로 절규를 대신하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에 초점을 맞춰서 드라마성을 높였다.

혈육인 아버지만은 자신을 알아봐줬으면 하고 절규하는 키타로와 그때는 못 알아보고 나중에 네즈미 오토코로부터 진실을 듣고 나서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눈물 흘리며 잇탄모멘을 타고 날아가는 메다마 오야지가 나름 짠하다. 원작에서는 전자의 내용만 나오고 후자의 내용은 나오지 않아서 본작이 더 드라마틱한 구석이 있다.

원작의 대해수편에는 키타로, 메다마 오야지, 네즈미 오토코 등 3명만 나왔지만, 본작에서는 코나키 지지, 스나가케 바바, 잇탄모멘, 누리카베, 네코 무스메 등 애니메이션판 레귤러 멤버들이 전원 등장한다. 본래 대해수 해독제도 인간이 만들지만, 본작에서는 우물선인이 그 일을 대신한다.

인원수가 많은 것에 비해서 키타로, 메다마 오야지, 네즈미 오토코 이외에 다른 캐릭터는 별로 비중이 없고. 후반부에 나오는 남방요괴와의 결전 때 정도나 활약한다.

요괴군단 VS란 기획을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충실한 내용이다. 원작의 요괴군단편에서는 앞서 이야기했듯 남방요괴가 달랑 두 마리고 키타로 혼자서 싸우기 때문에, 후반부의 집단 전투는 본작에서 새로 추가된 내용이다.

전투 자체는 각 요괴들이 자기 특기를 발휘해 잘 맞서 싸우고, 키타로 역시 나막신과 조끼를 되찾아 키타로무쌍을 펼치며 남방요괴들을 쓸어버리니 통쾌한 맛이 있다.

전반부의 볼거리가 특촬 괴수물이라면, 후반부의 볼거리는 요괴군단 집단 전투라고 할 수 있다.

새로 추가된 남방요괴 중 치포란 이름 그대로 거시기에서 요력탄을 쏘는 요괴와 무리를 지어 집단으로 움직여 군집해 싸우는 키지무나가 인상적이다.

사실 치포와 키지무나는 만화 원작의 해당 에피소드에만 나오지 않았던 것 뿐이지, 기존에 다른 작품에서 이미 나온 요괴다. 1985년에 나온 극장판 게게게의 키타로 첫번째 작품인 요괴군단편에서 등장했는데, 치포의 경우 당시 일본 만화잡지 '주간소년킹'에서 연재됐던 '키타로의 세계 오바케 여행'에서 등장한 것에 기원을 두고 재구성한 것이다.

극장판 게게게의 키타로 요괴군단에서의 3개의 거시기에서 바람을 뿜어 그걸 추진력으로 삼아 하늘을 나는 요괴였는데, 본작에선 망토를 펼쳐 날다람쥐처럼 하늘을 날며 거시기에서 광탄을 난사해 탄막을 펼치는 강력한 요괴가 됐다.

원작에서 키타로가 아카타마, 야자떨구귀를 물리친 뒤 남은 남방요괴가 후퇴하는 걸로 끝나는 반면. 본작에서는 키타로가 아카타마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 했을 때 배 주변에 나타난 고래 떼를 보고, 대해수일 때 고래들에게 구조되어 목숨을 건진 것과 남방요괴가 고래신을 부활시키려 했던 걸 떠올리고 지난 잘못을 용서해주고 바루루 섬으로 돌려보내는 훈훈한 결말로 끝나서 이 부분도 본작이 더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게게게의 키타로 TV판 5기에서 아카타마는 요괴 47 수호신의 일원으로 나온다)

결론은 추천작. 괴수물과 요괴군단이라는 전혀 다른 주제의 원작 에피소드를 하나의 스토리로 잘 풀어냈고, 각각의 대형 스케일을 유지해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본작 만의 오리지날 스토리를 추가해서 원작에 없었던 드라마성을 가미해서 극장판만의 볼만한 메리트가 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초반부에 키타로가 바루루 섬의 원주민 마을을 찾아가 현지 원주민으로부터 실종된 일본인을 찾는 정보를 얻으려 할 때, 안경 낀 아저씨가 지나가다가 키타로를 보고 깜짝 놀라며 도망치는 씬이 있는데. 그 안경 쓴 아저씨가 바로 원작자 故 미즈키 시게루 선생 본인 캐릭터다. (마블 영화에서 스탠 리가 카메오 출현하는 느낌 같았다)

덧붙여 원작 대해수편에서 키타로에게 샐러맨더의 피를 주입해서 대해수로 만들어 샐러맨더의 피를 발견한 공을 가로챈 악행을 저지르지만, 이후 어머니, 동생, 자신을 포함한 가족 전원이 키타로에게 구출되어 개심하여 해독제를 만든 야마다 소년이 본작에서는 대해수 키타로의 도시 습격 때 그 사건을 보도하는 TV 리포터로 빌딩 전광판에 깜짝 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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