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칠용주(新七龍珠.1991) 2019년 전격 Z급 영화




1991년에 대만에서 진준량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토리야마 아키라 원작의 일본 만화 ‘드래곤볼’의 대만판 실사 영화다. 본작은 저작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원작 만화 출판사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을 강행해 만들어졌다.

내용은 전 세계에 흩어진 7개의 드래곤볼을 모으면 신룡을 소환해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는데, 사악한 우마왕이 드래곤볼을 모아 세계 정복을 꿈꾸는 와중에 손오공이 우마왕 일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본작의 내용은 드래곤볼 초기의 손오공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작중에 나오는 우마왕이 피콜로 대마왕을 연상시키긴 하나, 실제로는 피라후에 가깝다. 본편 내용도 딱 피라후 일당과의 대립이 나오는 드래곤볼 첫 번째 에피소드다.

그래서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손오공과 부르마의 만남<오룡과의 만남<야무치와 남남<무천도사와 만남<피라후 일당과 대립<소원 빌고 끝!’ 이 전개에서 자잘한 부분을 각색하고, 피라후 일당과의 마지막 대결을 완전 새로 쓴 것 정도의 차이가 있다.

캐릭터 이름은 손오공/손오반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현지화됐다. Y두(부르마), 악평(야무치), 소저(오룡), 귀선(무천도사) 등이다.

드래곤볼 7개 중 우마왕이 2개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5개를 손오공 일행 다섯 명이 나눠 가지고 있다는 설정인데.. 5개 중 4개를 모은 순간 우마왕 일당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남은 단 1개에 최후의 희망을 걸고 싸우러 나서는 스토리라서 좀 급전개된다. 사실상 주요 일행들 합류 이벤트 마치기 무섭게 마지막 이벤트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 때문에 손오공이 주인공으로서 부각되지 못하고, 중반부 이후 진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 악평이며, 손오공이 활약하는 건 우마왕과의 최후의 전투 밖에 없는 상황이라 캐릭터 운용이 좋지 않아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손오공과 Y두의 첫만남에서 에로한 이벤트는 삭제되고, 손오공이 Y두가 요괴인 줄 알고 덤비고 Y두가 머신건을 쏘는 장면 등이 재현됐다.

소저도 변신술로 강도질하려는 첫 등장 이벤트가 원작과 동일한데.. 원작 만화에서는 젓가락/라면을 손에 든 로봇으로 변신한 반면. 본작에서는 온몸을 검게 칠한 흑돼지 요괴 컨셉을 잡고 나오고, 본모습이 작달만한 아기 돼지 인간이 아니라 바가지 머리를 한 뚱보 아저씨다.

손오공과 Y두의 에로한 이벤트가 삭제된 만큼. 소저가 여자를 밝히는 설정도 사라졌다. (그래서 원작의 첫 에피소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신룡한테 팬티 주세요 소원빌기 씬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을 선보이는 게 원작과 같다. 그 활약 부분이 오리지날 설정으로 나오는데 손오공 일행에게 남은 최후의 희망 역할을 하는 드래곤볼 소유자인 데다가, 라스트 배틀 때 람보 복장을 하고 수류탄을 던지고 머신건을 난사하며 손오공, 악평과 함께 적진에 돌격해 어시스트 킬마크를 찍는 등 준주역급 행보를 걷는다.

악평은 원작보다 비중이 더 커져서 첫 등장 때부터 꽤 신경을 많이 섰다. 황야의 무법자 같은 복장을 하고 나와서 총질을 하더니, 모자, 망토 벗으니 대뜸 다른 복장으로 체인지되어 칼을 사용하며 손오공과 막상막하로 싸운다.

Y두를 보고 크게 동요해서 도망치고, 여자에 대한 내성이 없어 여자 공포증을 느끼는 설정은 원작과 동일. 마지막에 Y두와 커플링이 성립되는 것 역시 같다.

손오공 일행이 무천도사와 만난 시점에서 악평이 정식 동료가 되어 주역으로 활약하는 게 원작과 큰 차이점이다. 본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도 모든 싸움이 끝난 뒤 손오공과 악평이 대련을 하는 장면일 정도다.

그 이외의 차이라면 원작에서 야무치의 사이드킥인 푸알이 본작에서는 변신 능력은 없는 말하는 앵무새로 나온다는 것 정도다.

무천도사는 여색을 밝히는 설정이 남아 있어서 그것과 관련된 오룡 부르마 변신 이벤트가 재현됐지만, 수위는 한참 낮아졌다.

본래 원작에서는 그 이벤트 이후로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출현이 끝이었지만 본작에서는 그 이벤트 이후 우마왕의 군대에게 자택이 폭격 당한 후, 손오공 일행과 정식 합류하여 라스트 배틀에 참가한다.

원작에서는 손오공이 달을 보고 거대 원숭이로 변해 깔려 죽어 고인으로 나온 손오반이 본작에서는 살아 있는 것으로 나와 끝까지 생존한다.

피라후가 우마왕으로 개명되어 마력을 사용해 손오공 일당과 맞서고, 본래 피라후의 부하인 마이, 슈는 본작에서 특촬물에 나올 법한 배틀 슈트를 입고 총화기를 쏘는 악당으로 변했다. 남자 쪽이 기파달, 여자 쪽이 마리아인데 기파달은 검은 머리+선글라스의 터미네이터 컨셉이고 마리아의 경우 아예 외국인 배우를 기용했다.

피라후 일당 3인방이 일본 특촬물 악당처럼 묘사하고, 실제로 피라후의 사병들이 UFO 타고 폭격하는 걸 보면 내가 지금 드래곤볼을 보고 있는지, 전대 특촬물을 보고 있는지 의문이 갈 정도인 데다가, 피라후 최강의 기술이 애니메이트 데드로 망자들을 조정하는 거라서 매우 황당하지만.. 그래도 그 부분은 원작과 전혀 다른 오리지날 설정, 내용이라서 어설프게 베낀 앞부분 내용보다는 볼거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조금 더 낫다.

신룡 소환 후의 소원 빌기 이벤트도 우마왕 일당에게 학살 당한 마을의 족장 딸 진진(이름상 원작의 치치 포지션이지만 설정은 그냥 문자 그대로 마을 촌장 딸)이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을 살려달라는 소원을 비는 것으로 손오공 일행이 양보를 해서 훈훈하게 끝나는 것도 나름대로 포인트다. 물론 드래곤볼 원작에서 오룡의 소원 스틸 여자 팬티 주세요의 임펙트는 없지만 말이다.

결론은 미묘. 대만판 드래곤볼로 일본 만화 원작이 있지만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만든 해적판으로, 본편 내용이 원작을 어설프게 베끼고 급조된 스토리라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대만 현지화 된 캐릭터와 이상하게 재해석된 캐릭터(특히 피라후 일당)가 이질감을 안겨주지만.. 극후반부 내용이 원작과 전혀 다른 오리지날 스토리라서 약간의 볼거리가 있고, 원작 파괴적인 의미에서 과연 얼마나 망가지는지 볼까. 하는 관점에서라면 한번쯤 볼만하다. 북두신권을 보고 자란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서 무단으로 실사 영화화한 북두의 권을 볼 때와 같은 상황이다.

여담이지만 진준량 감독은 이전에 신서유기-손오공대전비인, 신유환도사 등을 만들었다. 본작에서 손오공 배역을 맡았던 아역 배우 진자강은 신유환도사에서도 주역으로 나온다.

덧붙여 본작의 엔딩 스텝롤과 함께 올라오는 3D 영상은, 작중 손오공과 악평의 대련이 라스트씬을 장식하면서 이어지는 것인데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구리지만.. 본작이 1991년에 나온 영화란 걸 감안하면 나름대로 애썼다. (왜 실사 영화 엔딩 스텝롤에 3D 게임 데모 영상 같은 게 나와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근데 솔직히 신룡 CG는 완전 꽝이었다. 작중에 나오는 신룡은 저작권을 의식해서 그런지, 온몸이 금빛인데 검은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나오는데 CG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이질감을 안겨준다.


덧글

  • 놀이왕 2017/04/03 17:33 # 답글

    어렸을때 TV동화책으로 본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엔 그저 '우와 이런 책은 처음이야.' 라는 심정으로 봤을뿐더러 저게 대만 영화였다는건 물론 같은 시기 대원동화에서도 실사판 드래곤볼을 만들었다는 것도 몰랐죠.(대원 실사판은 나중에 대원 홈페이지를 보고나서야 알게됨...)
  • 잠뿌리 2017/04/05 12:26 #

    대원 실사판이 이 작품보다 더 괴작이죠. 심형래가 무천도사로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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