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타(那由他.1986) 2020년 애니메이션




1981년에 사사키 쥰코가 소학관의 만화잡지 ‘주간 소녀 코믹’에서 연재를 시작해 단행본 3권으로 완결된 작품을 원작으로 삼아, 1986년에 도시바 EMI에서 하타 마사미 감독이 1편짜리 단편 OVA로 만든 작품. 원제는 주인공 이름을 딴 나유타. KBS 방영판 제목은 황금 테고리. 비디오판 제목은 ‘별나라의 오오라’. 만화 해적판 제목은 ‘환상의 별빛너머’ 등등 한국에서는 다양한 제목이 붙었다.

내용은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인 야나기하라 나유타가 비가 내리는 어느날 정체불명의 소년 기로를 만났는데, 기로가 머리에 쓰고 있는 금빛 고리가 초능력을 발현시키는 ‘자륜’이란 것으로 그것을 쓴 자는 아자드라는 외계인의 표적이 되어 죽음의 위기에 빠져서, 자륜을 착용해 초능력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아자드와 자륜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비밀 조직을 만들어 저항하는 상황이라 나유타가 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본래 만화 원작의 독자들 사이에서 애니메이션화 반대 의견이 많았고 원작자 사사키 쥰코 역시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이미 3권으로 완결된 작품이라서 다른 사람이 만들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생겨 제작을 허락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원작은 3권 분량의 작품인 것에 비해 본작은 단 한편짜리 OVA라서 내용이 대폭 축소됐다.

일단, 나유타가 기로, 료타로랑 함께 하면서 겪는 이벤트도 삭제된 것이 많아서 캐릭터 사이의 관계 진전 과정을 완전 스킵해 버려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극 전개가 좀 뜬금없이 보일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째서 료타로가 나유타에게 자신의 모든 걸 바치며 헌신하고, 기로가 적인데도 불구하고 나유타를 끊임없이 회유하려 하는지 이 OVA만 봐서는 당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거다.

게다가 만화 원작에서는 나유타가 부모님을 잃은 뒤 방황하고, 과거를 보는 능력이 있어 공룡을 소환하고, 노숙 생활도 하고 자륜 소유자 아이들을 만나는 것 등등 갖가지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데 본작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줄이고 또 줄여서 본편 내내 멘탈 붕괴만 일으키며 울고 절규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그걸 료타로가 옆에서 추슬러주고, 잊을 만하면 기로가 나타나 회유하는 내용을 반복하는데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혼자 괴로워해서 극 전개가 엄청 늘어진다.

나유타가 아자드에게 납치당한 뒤에 방 안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다가 초능력을 각성하는 전개는 원작과 같지만.. 그래도 원작은 나유타가 초능력 각성전에 다양한 체험을 하는 반면. 본작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어 각성 씬조차도 뜬금없는 느낌을 준다.

원작 2권 이후에 주요 캐릭터로 나오는 자륜 사용자 고아 집단의 리더인 ‘디’와 3000년 전 고대 문명의 소년인 ‘턴’은 OVA에서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세뇌 당한 기로와 나유타의 대결 씬도 스케일이 엄청 줄었다. 원작에서는 기로의 초능력 손짓에 총을 쥔 손이 잘린 나유타가, 총을 쥔 손 자체를 초능력으로 움직여 기로에게 총격을 가하고 잘린 손을 다시 붙여 셀프 회복을 하는 등 격렬한 액션을 펼치는데 OVA에서는 그냥 일방적으로 털리기만 한다.

원작에 나오지 않았는데 OVA만 있는 거라면 약간의 로맨스 씬이다. 이게 전후과정 생략하고 결과만 보여줘서 되게 생뚱맞긴 하는데.. 원작을 알고 캐릭터 관계를 이해하고 보면 원작보다 더 애절한 구석이 있다.

료타로가 거울 속으로 텔레포트해서 핵융합을 일으켜 아자토의 모함을 파괴하고 의식체만 남아서 나유타를 만나러 갔을 때, 나유타가 료타로로 하여금 자신의 몸으로 텔레포트시켜거 자신의 의식과 료타로의 의식을 공유시키고. 기로가 먼 발치에서 그걸 지켜보다 사라지는 씬과 클라이막스 때 기로가 제정신을 차리고 나유타와 함께 도망치던 도중, 끝내 세나르자이러의 추적을 피하지 못해 자기 목숨을 바쳐 나유타만이라도 도망시키려 했을 때도 나유타가 기로의 의식을 받아들임으로써 료타로, 기로 두 사람이 사랑하는 나유타와 의식 공동체가 되면서 세나르자이러를 물리치고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 유영을 할 때 세 사람이 나란히 하늘을 날다가 나유타의 몸을 중심으로 합쳐지는 연출이 나온다. (하나의 몸에 여러 의식체 공유가 사랑의 완성이라니, 과연 초능력 SF물 다운 로맨스다)

사실 그 부분만큼은 애절함에 있어서 원작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세나르자이러도 모든 의식의 대표이자 창조주격인 존재로서 본작의 최종 보스로서 에네르기 드래곤 같은 형태도 존재하고, 나유타가 기로와 오해가 풀려 모처럼 잘되나 싶은 걸 집요하게 추적해 방해하면서 사건의 흑막 역할을 톡톡히 해서 원작보다 클라이막스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다.

소즈의 최후도 약간 다른데 원작에서는 나유타와 함께 행동하다가 기로에게 공격 받은 뒤, 도주하다가 촉수에게 머리채를 잡혀서 검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자르지만 끝내 아자드 새끼들에게 붙잡혀 자륜을 빼앗겨 소멸되지만.. 본작에서는 아자드 공장까지 와서 나유타에게 기지의 중심부를 찾아보라고 하고 홀로 뒤에 남아 아자드 베이비의 주의를 끌면서 도주하던 중, 3000년 전 자기 동족들이 갇혀 있던 동굴에서 대기 타고 있던 기로를 마주하고 굳어 있다가 아자드 베이비에게 자륜을 빼앗겨 소멸된다.

결론은 미묘. 3권짜리 원작을 OVA 한편으로 만들었다 보니 원작의 내용을 대폭 축소하고, 그 과정에서 캐릭터 간이 관계 설정과 본편 스토리 자체의 밀도가 떨어져 원작을 모르면 좀 생뚱맞게 보일 수 있는데다가 여주인공 나유타가 멘붕하는 게 전체 내용의 2/3이라서 스토리가 엄청 늘어지지만.. 원작에 부각되지 않았던 로맨스 요소를 추가해 료타로와 기로의 최후를 애틋하게 만들고 사건의 흑막인 세나르자이러의 비중을 높여서 클라이막스 부분은 오히려 원작보다 더 나은 구석이 있어서 그리 잘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단점만 있는 건 또 아니다.


덧글

  • 존다리안 2017/03/11 10:52 # 답글

    국내에서 방영된 적 있는 게 놀라운 작품입니다.
  • 잠뿌리 2017/03/14 08:45 #

    네. 국내 방영한 게 신기한 작품이죠. SF 초능력물이라고 해도 뭔가 배경 설정이 철학적인 느낌이 강해서 TV 방영용이라고 보긴 힘들었는데 말입니다.
  • 잠본이 2017/03/11 15:48 # 답글

    결국 원작과 같이 보고 뇌내에서 융합시켜야 100% 완성이 가능하겠군요...료타로와 기로처럼(어?)
  • 잠뿌리 2017/03/14 08:46 #

    내용을 전부 이해하려면 원작과 같이 봐야 됩니다. 원작을 안 보면 대체 재네들이 왜 저럴까? 라는 생각만 들죠.
  • JOSH 2017/03/11 23:26 # 답글

    한국 방영된게 뜬금 없었는데
    보고 참 인상깊었습니다.
  • 잠뿌리 2017/03/14 08:46 #

    이 OVA만 보면 내용 이해가 완전히 되지는 않지만 그래서 인상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 2017/03/16 14: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3/19 22: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09572
4012
987923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