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삼총사(1983) 2019년 애니메이션




1983년에 박승철 감독이 만든 로봇 애니메이션.

내용은 우주 저편에 있는 오리온 별에서 핵전쟁이 벌어져 황폐화되자 오리온 별과 같은 환경을 가진 지구 별을 노리고 오리온 성인의 함대가 출격한 상황에서, 오리온 군의 선봉대에 속해 있던 티코 박사가 지구 인류에게 위기를 알리기 위해 몰래 빠져 나와서 산속에 불시착했다가 산중에서 철인 로봇을 만들던 도토리 박사와 지구 방위대 천중 일행들을 만나 철인 로봇 완성에 도움을 주어, 천중 일행들로 하여금 오리온 성인들과 맞서 싸울 수 있게 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보면 3명의 주인공 일행이 철인 로봇 3대에 탑승해 외계의 침략자를 물리치는 로봇물 같지만, 실제로는 좀 애매하다.

일단, 작중에 나오는 로봇인 철인 로봇은 흔히 철인이라고 부르는데 작중의 시간에서 약 500년 전에 전해져 내려오는 로봇이다. 그걸 도토리 박사가 철인을 연구하다가 아예 자신의 손으로 직접 새로운 철인을 만든 것이 메인 메카닉으로 철인을 만들고 조종하는 게 초반부의 내용이다.

중반부의 내용은 철인을 우주 탱크에 실어 철인 2호, 3호를 찾아서 우주 저편에 있는 카르도니아 행성으로 떠나는 것인데.. 복원된 철인의 존재 때문에 철인 1호는 파괴됐고 철인 2호, 3호만 남았다는 것부터 시작해 설정과 구성이 꼬이기 시작한다.

철인 2호, 3호의 위치를 파악하는 건 나오지만, 그걸 직접 찾아내서 회수하는 씬은 스킵하고. 오로라 별의 대함대가 뒤쫓아오는 걸 블랙홀로 유인해서 전부 격침시키고 주인공 일행이 철인 3대에 나눠나 탈출하는 내용이 나와서 철인 삼총사 VS 오로라 성인의 전투 스케일이 엄청나게 축소된다.

쉽게 말하자면, 적의 본대 병력을 주인공 일행이 로봇을 회수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기 전에 전멸시켜 놓고. 적의 선봉 부대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는 것이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적 함대가 달랑 함선 한 대 남은 상황에서 적이 핵미사일을 쏠까 말까 간보기를 하는 와중에, 철인 삼총사가 적 함선에서 출격시킨 로봇 셋과 박터지게 싸우는 동안.. 무려 지상 특공대가 출동해 적의 함선에 침입. 적 병사들을 제압하고 폭탄을 설치해 함선을 폭파시켜서 오로라 성인이 백기투항을 한다.

그 때문에 후반부에 나오는 최후의 전투를 빛낸 건 지상에서 파견된 특공대원들이고 철인 삼총사 로봇은 그저 거들 뿐이다.

철인 삼총사의 전투씬은 전체 분량을 통틀어 10분도 채 안 된다.

로봇 애니메이션인데 로봇이 싸우는 것도, 로봇이 나오는 것도 잘 보여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철인 삼총사 로봇이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 있는지 나오지 않고 특별한 무기나 기술을 사용하는 것 없이 그냥 맨손으로 때려 부수는 것만 나와서 그 몇 분 안 되는 액션 씬마저도 볼게 없다.

이 작품이 가진 의의는 사실 캐릭터, 메카 등 디자인 전반이 오리지날리티가 거의 없는 표절 투성이라서 무슨 작품을 표절했는지 알아보는 것 밖에 없다.

철인 삼총사 멤버인 천중, 현우, 동네북의 캐릭터 디자인은 ‘크러셔 죠’를 베꼈다. 천중은 죠, 현우는 알핀, 리키는 동네북이다.

천중과 현우는 별로 개성은 없는데 동네북은 일 처리가 시원치 않아 천중이 호통치고, 현우가 놀려서 주위 사람들에게 구박 받는 이름 석자 그대로 동네북 컨셉 캐릭터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써서 인상적이지만 그게 짝퉁 디자인을 초월하지는 못했다.

지구 방위대 전투기 파일럿의 헬멧 디자인은 기동전사 건담에 나온 병사들 헬멧 디자인과 유사하다.

캐릭터 디자인을 표절한 만큼 당연하게도 메카 디자인도 표절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그래도 동네북, 도토리 박사, 티코 박사 등 비중이 적은 캐릭터들이 오리지날 디자인인 반면 메카 디자인은 전부 다 표절이다.

메인 메카닉은 철인의 디자인은 전대 특촬물인 전자전대 덴지맨의 ‘다이덴진’ 몸통에 우주전사 발티어스의 ‘발티어스’ 머리통을 대충 베껴서 붙인 것으로 다이덴진 몸통 가슴의 D자를 K자로 바꿨다. 아마도 코리아의 K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 포스터의 철인 디자인을 보면 확실한 건담의 머리통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본편 내에선 머리통이 발티어스에 더 가깝다)

작중에 철인이 우주선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다이덴진의 트랜스 폼을 그대로 베낀 것이다. 단순히 베낀 것뿐이라서 본편 내에 진짜 아무 의미 없이 변신하는 씬이 나오는데.. 그렇게 변신해서 우주선 폼 그대로 활약을 하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베껴도 참 건성으로 베꼈다.

철인 2호와 3호는 복원된 철인보다 더 비중이 없고 출현씬 자체가 굉장히 짧은데다가, 각자 단독샷 받는 게 작품 전체를 통틀어 딱 한번씩 밖에 없어서 그런지. 되게 어중간한 느낌으로 디자인 표절을 했다.

철인 2호는 최강로보 다이오쟈의 ‘아오이타’ 느낌이 있고 철인 3호는 사이코 아머 고바리안의 ‘고바리안’과 ‘가롬’을 믹스한 느낌이다.

적 로봇은 종류가 단 2개뿐인데 기동전사 건담의 구형 자크와 걍을 베꼈다. 자크는 머리통만 노란색으로 칠했고, 걍은 원작의 슬림한 몸을 불어 터진 몸으로 수정한 살찐 걍이라서 이질감을 안겨준다.

천중 일행의 모함인 우주탱크는 전자전대 덴지맨의 ‘덴지 타이거’. 오리온 성인의 함선은 우주전함 야마토의 ‘야마토’를 베꼈다.

함대 단위의 야마토를 덴지 타이거가 블랙홀로 유인해 떼몰살시키는 전개를 보고 있노라면, 그 표절된 원작을 보고 자란 일본 사람들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결론은 비추천. 로봇 애니메이션인데 로봇의 활약이 미비하고 출현씬 자체가 워낙 짧은데, 모함 한 척으로 악당들의 대함선을 괴멸시키고 핵무기로 무장한 최후의 적 함선을 인간 특공대를 파견해 파괴하는 전개가 이어져 대체 이럴 거면 로봇이 왜 나왔는지 의문조차 드는데.. 그 로봇을 만들고 조종하고 찾는 게 전체 스토리의 2/3을 차지해서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를 엉망진창 졸작이다.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 사상 주인공 로봇이 가장 홀대 받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트랜스포머의 로봇보다 인간들의 활약을 더 강조했던 마이클 베이 감독이 보면 ‘좋아요’를 눌러줄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주제가에서 ‘장하다 그 모습 (로카!) ...중략 지축을 흔들며 (로카!) 라고 로카! 로카! 코러스를 넣는데 그건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덧붙여 철인 삼총사란 이름 자체는 한국에서 짝퉁 프라모델 나올 때 즐겨 쓰는 이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우주 삼총사란 제목으로 알려진 센츄리온즈와 일본의 머신 로보, 투사 고디안 등이 한국 짝퉁 프라모델로 철인 삼총사 이름이 들어간 제품으로 출시됐다. (머신 로보는 ‘철인 태권 삼총사/철인 태권 삼총사 군단’이었다)

한국에서는 우주삼총사란 제목으로 알려진 센츄리온즈(Centurion)의 프라모델 제품명이 ‘철인삼총사’, 머신 로보의 바이캄프는 ‘철인 태권 삼총사/철인 태권 삼총사 군단’이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덧글

  • 루루카 2017/03/06 23:39 # 답글

    극장까지 가서 봤던 추억이 있어요.
    철인 2호, 다이오쟈 맞고, 심지어는 극장 상영 시 아X데미 카피판(당시 300원)을 하나씩 줬었죠.
    그리고, 철인 1호의 경우 여기서 카피하기 전부터
    혹성전자 라는 이름으로 여러 회사(아카X미에서도)에서 다양한 카피 제품이 나왔었죠.
  • 잠뿌리 2017/03/07 17:38 #

    작품은 역대급 졸작이었는데 로봇은 카피품도 많이 나오고 완구 쪽에서 흥했나보네요.
  • 루루카 2017/03/07 17:58 #

    아뇨. 이 작품(?)을 위해 나온건 아니고...
    이미 나와있던 것들을 활용했다 정도?

    보통 다른 작품(?)들이 나오면,
    주력(?) 메카닉에 대해서는 광고도 하고 다양한 상품이 나왔는데...
    (<슈퍼 타이탄>이라던지, <우뢰매>라던지, 하다못해... <슈퍼 마징가 7>조차도...
     그 작품(?)의 이름을 단 제품들이 출시됐고 기억되고 있죠.)

    이 작품(?)은 그 쪽으로도 기억에 나는게 없을 만큼...
    형편 없었죠.

    이 작품(?)에 필적할 정도로 상품이 없었던 걸로는...
    <로보트 킹> 정도가 기억나네요 .
    (...)
  • 뷰너맨 2017/03/08 22:56 # 답글

    지금으로선 그저... 인력 낭비,자원 낭비,표절의 불명예. 삼박자를 맞춘 것에 불과하군요...
  • 잠뿌리 2017/03/09 15:17 #

    로보트 완구를 팔아먹을 생각에 급조해서 만든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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