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폴리스 21C (テクノポリス21C.1982) 2019년 애니메이션




1982년에 토호에서 마츠모토 마사시 감독이 만든 SF 애니메이션. 한국 비디오판 제목은 ‘전략 특공대원 강철’. 공중파 방송인 MBC 방영판 제목은 ‘무적의 탱크 테무진’이다.

내용은 서기 2001년 미래 도시 센티넬 시티에 메카를 악용한 범죄가 활개를 치자 경찰청에서 특수 기계 부대 ‘테크노폴리스’를 창설해 무라카미 박사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 ‘테크노로이드’를 미부 쿄스케, 후부키 엘레나, 코사카 카오루 등 3인으로 구성된 선발 멤버들에게 각각 한 대씩 지급해 인간 대원과 로봇이 한 팀을 이루어 범죄를 박멸하는데.. 공군이 비밀리에 개발한 공수전차 테무진이 악당들의 손에 넘어갔다가 자동 프로그램에 의해 스스로 움직여 시내에 진입해 그 뒤를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메가존 23, 걸포스, 파사대성 단가이오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기획사 아스믹에서 기획하고, 마츠모토 레이지의 우주전함 야마토, 우주해적 캡틴 하록, 선라이즈의 슈퍼 로봇 시리즈,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등등 70년대부터 수많은 SF/로봇 애니메이션의 메카닉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제작소 스튜디오 누에에서 구성, 디자인에 협력을 받아서 ‘퓨처 폴리스 99’라는 가제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메카닉 실사를 합성한 특촬물로 만들려고 했다가, 제작 사정에 따라 기획안이 나온 지 4년 반에 본작이 나온 것이다.

본작의 핵심적인 스토리는 공수전차 테무진을 멈춰 세우는 것이다. 한 대의 전차가 시내를 돌아다니며 경찰에 쫓기고 군대와 맞서며 난동을 부리는 게 본편 내용이다.

작중 테무진은 공군에서 개발한 공수전차로서 최대 속력 160km, 공중 낙하시 낙하산이 펴지고, 내장 에어백으로 수상 항해와 잠수도 할 수 있으며, 어지간한 공격에 끄떡없는 막강한 장갑이 탑재된 건 기본이고 대인 기관총/대공 레이저 자동 소총/155mm 무반동포/리모콘 컨트롤 유도 미사일로 완전 무장하고 있어 화력도 뛰어나고, 적의 미사일 궤도를 강제로 수정시켜 빗나가게 하는 재밍 스크린 분사 기구에,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조종사가 없어도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조종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군대에서 파견한 전투 헬기와 돌격전차의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단 혼자서 모든 걸 초전박살내며 전차무쌍을 찍는다.

근데 테무진은 엄밀히 말하자면 절대 주인공은 아니고 자동 프로그램으로 조종되어 시내 난동을 부리는 걸 보면 거의 악역에 가까운 이미지라서 시가지 전차 재난물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로 테무진의 위협이 가장 돋보이는 건 사람들이 있는 빌딩 안으로 무작정 돌격해 들어가 경찰, 군대와 추격전을 벌이며 주변을 초토화시킬 때다.

빌딩 바닥을 무너트려 밑으로 추락하거나, 빌딩과 빌딩 사이를 부웅-날아서 벽, 창문을 파괴하며 이동하는 것 등등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액션을 펼쳐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 긴장감이 극대화될 수 있는 건 연출이 좋아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상황 설정이 뒷받침을 해줘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히로인인 후부키 엘레나가 테무진 안에 갇혀 있는데 테무진이 자동 프로그램으로 조종돼서 엘레나의 조종에서 벗어난 건 물론이고 자력으로 탈출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상황을 기본으로 깔고서, 외부적으로는 국가 기밀을 지켜야 된다는 명목으로 테무진을 파괴하려고 군대를 동원한 군 장성과 테크노폴리스가 대립하고 내부적으로는 포탄 10발을 쏴서 잔탄이 다 떨어지면 자폭하는 시스템이 가동 중에 있고 자동 진로의 최종 목적지가 사건의 흑막이 숨은 본거지란 것 등등. 전반적인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이야기에 몰입이 잘된다.

테무진으로 인해 벌어진 소동과 피해 규모를 생각해 보면 거의 재앙신급이라 완전 빌런이 따로 없지만, 후반부에 작중 인물들이 테무진과 교감을 나누는 뉘앙스의 대사나 행동을 하고 테무진 자체도 뭔가 전차 이상의 존재로 띄워주는 연출이 나오는데다가, 마지막에 가서 사건의 흑막과 박살내고 함께 폭발해서 결자해지까지 확실히 하기 때문에 다크 히어로 같은 느낌마저 준다.

특히 석양이 지는 바닷가를 향해 달리며 프리즘 연출로 반짝반짝하는 배경 화면을 등지고 달리는 전차를 원샷으로 찍으며 감미로운 배경 음악 넣은 걸 보면 뭔가 제작진들이 전차성애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포라이트를 줬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테크노폴리스 멤버 중 사건 해결의 중심을 이루는 건 미부 쿄스케와 그의 파트너 브레이다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각자 분명한 역할을 맡고 있고 자기 지분을 충분히 챙기고 있다.

히로인인 후부케 엘레나는 테무진을 조사하던 중 그 안에 갇히는 위기의 히로인 포지션을 맡고 있고, 코사카 카오루는 신장 202cm의 거한인데 카오루라는 여성스러운 이름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취미가 샹송과 원예라서 요즘 용어로 치면 갭 모에를 담당하고 있으며, 테크노폴리스의 창시자인 나루미 고로도 상부의 높으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 정보 수집 및 군대 개입을 차단하는 것 등 뒤처리를 해준다.

심지어 악당 콤비인 스크래치와 크라임도 은행 강도, 전차 탈취 등의 악행을 저지르다가 쿄스케 일행에게 붙잡힌 이후로 반 강제로 협력해 전차 셔틀이 되는 것 등등 제 역할을 다한다.

인간 쪽에서 주인공이 미부 쿄스케라면, 테크로이드 쪽의 주인공은 브레이다인데 처음에는 쿄스케가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나중에 활약을 거듭하면서 신뢰를 쌓고 파트너로 인정받는다.

브레이다 역시 테크로이드가 기본적으로 학습형 인공지능 로봇이라 처음에는 감정이 없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감정을 깨우치고 쿄스케와 우정을 맺어 진정한 콤비로 거듭나니 형사 버디물의 왕도를 지향한다.

브레이다 이외에 다른 테크로이드인 스캐니는 정보 분석력이 높아 아군의 정보 수집에 큰 도움을 주고, 비고라스는 헤비 아머형으로 바디 재질이 특수 강철이라 내구력과 괴력을 앞세워 테무진에 맞선다.

그밖에 브레이다의 대쉬 이동이 롤러 스케이트 자세고 손등에서 수갑 케이블을 발사해 다양하게 활용하고, 스캐니가 레이더 형태의 머리에 촉수 케이블이 나와 기계에 꽂고 문자 그대로 스캔해 정보 분석에 들어가던 게 인상적이다.

주연, 조연, 단역 가리지 않고 캐릭터 전반적으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아 수행해 비중 배분이 잘 되어 있어 캐릭터 운용을 잘했다.

결론은 추천작.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 형사와 인공 지능 로봇 파트너가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게 버디물의 왕도를 지향하고, 캐릭터마다 확실한 포지션이 있고 저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다해 자기 지분을 챙겨서 전반적인 캐릭터 운용이 좋으며, 특수 전차 한 대가 도시를 휘저으면서 벌어지는 대소동에 온전히 포커스를 맞춰 극 전개가 빠르고 긴장감이 넘쳐흘러 몰입도가 높아서 지금 현재에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 개봉 당시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스텝 진용이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물들 총집합이라서 엄청나게 화려하다.

메가존 23, 버블검 크라이시스의 기획/원작을 맡았던 스즈키 토시미츠가 원안.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게게게의 키타로 시리즈, 메가존 23의 각본을 쓴 작가 호시미야 히로유키가 공동 각본 1/3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시리즈의 구성과 각본을 담당한 마츠자키 켄이치가 공동 각본 2/3
통칭 J9 시리즈(은하 선풍 브라이가, 은하 열풍 박싱거, 은하 질풍 사스라이가)의 원안자이자 메인 작가인 야마모토 유우가 공동 각본 3/3
초시공세기 오거스, 성전사 단바인 그 이외에 수많은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 메카닉 디자인을 맡은 미야타케 카즈타카가 메카닉 디자인.
타츠노코 프로덕션 출신으로 여러 타츠노코 작품과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뱀파이어 헌터 D, 창룡전 캐릭터 일러스트로 잘 알려진 아마노 요시타카가 캐릭터 디자인.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의 음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죠가 음악 감독.
토에이 동화/타츠노코 프로덕션을 거치면서 과학 닌자대 걋차맨(독수리 오형제), 마하 GoGoGo(스피드 레이서), 기동전사 건담,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비롯해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술 감독을 역임한 나카무라 미츠키가 미술 감독.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시리즈, 창성의 아쿠에이리온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인을 한 카와모리 쇼지가 액션 구성 협력(참여 분야가 메카닉 디자인, 그림 콘티로 기록되어 있다)

비록 이 작품이 나올 때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 스텝들은 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덧붙여 이 작품에 등장한 테크로이드와 전차의 프라모델 시리즈가 발매됐는데, 한국에서도 스캐니가 해적판 프라모델로 발매됐다. 비디오판 제목, MBC 방영판 제목은 다 원제와 다른데 아이러니하게도 해적판 프라모델은 테크노폴리스 21C라는 원제를 그대로 넣었다.

추가로 코사카 카오루는 카오루란 여성적인 이름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작중에 그걸 언급하고 혼자 부끄러워하는 씬이 나오는데, 한국 비디오판에서는 이름이 배뭉치로 번안되어 있어서 뭉치란 이름에 콤플렉스 가진 걸로 나와서 뭔가 좀 어색했다. (작중에 샹송 음악 틀어 놓고 자택 정원의 꽃 가꾸는 씬도 나오는데 얘 이름이 뭉치라고! 뭉치)


덧글

  • 존다리안 2017/02/24 18:42 # 답글

    저정도 무적전차라면 어지간한 인형병기는 상대도 안될 텐데...ㅜㅜ
    대개의 아니메에서는 전차는 그냥 야라레 1인게 저기서는
    거의 모든 첨단 기술력을 결집해 만든 최강병기였지요. 이채로웠습니다.
  • 잠뿌리 2017/02/25 20:57 #

    전차 한 대가 이만큼 강력하게 나오는 작품은 정말 드물죠.
  • JOSH 2017/02/24 21:48 # 답글

    21세기에 공각기동대 극장판 (오시이마모루) 애니를 보면서
    '어.... 뭔가 옛날에 이런거 본 기억이...'
  • 잠뿌리 2017/02/25 20:58 #

    데자뷰 현상이 떠올랐었습니다.
  • 잠본이 2017/02/26 03:13 # 답글

    mbc판에선 카오루가 '김 경'이라는 이름이었었죠. 브레이더가 주인공 흉내내어 '나는 불사신~'이라고 마지막에 개그치는게 감동적이었던
  • 잠뿌리 2017/03/01 22:55 #

    김 경이 그래도 뭉치보단 이름 콤플렉스 컨셉에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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