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사루토비 사스케(少年猿飛佐助.1959) 2020년 애니메이션




1959년에 토에이 동화에서 야부시타 타이지, 다이쿠하라 아키라 감독이 공동으로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토에이 동화의 장편 애니메이션 중 ‘백사전(1958)’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나온 작품이다.

내용은 시나노쿠니의 산속 깊은 곳에서 소년 사루토비 사스케가 친누나 오유우와 원숭이 지로 일행, 흑곰 코로, 아기 사슴 에리, 너구리, 다람쥐 등등 동물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거대한 독수리가 나타나 에리를 낚아 채가서 호숫가에 떨어트려 거대한 도룡뇽이 공격해오자 뒤쫓아 온 에리의 어미 사슴이 딸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해서 사스케와 친구들이 슬픔에 빠졌는데. 그 도룡뇽이 실은 먼 옛날 고승에게 봉인 당했던 야차히메의 화신이란 말을 듣고 누나와 동물 친구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인술을 배우겠다며 무작정 집을 뛰쳐나갔다가, 산적 콘쿠로와 야차히메를 만나 죽을 뻔 했는데 기연을 얻어 토자와 하쿠운사이 선인을 만나 인술을 배운 후.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오유우가 콘쿠로&야차히메 일당에게 납치당해서 인술 수행을 마치고 하산한 사스케가 시나노 쿠니의 젊은 영주 사나다 유키무라와 힘을 합쳐 누나를 구하고 악당들을 소탕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일본의 영상 기술적으로 한 가지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제작된 시네마스코프용 장편 애니메이션 첫 작품이다.

시네마스코프는 와이드 스크린을 사용한 영화로 가로 세로 비율이 2.35:1로 표준 규격인 1.33:1보다 가로 비율이 훨씬 큰 규격이다.

1953년에 나온 미국 헐리웃 영화 ‘성의(The Robe)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같은 해에 나온 ’백만장자와 결혼하기(How to Marry a Millionaire, 1953)가 빅히트를 치자 여러 영화 스튜디오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던 규격이었다.

본작은 일본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애니메이션으로서, 일반 영상물 규격인 스텐다드 사이즈로 제작된 전작 백사전보다 2배다 큰 화면을 자랑해 제작사인 토에이 동화가 아예 이걸 특허화시켜 토에이 스코프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다.

본편 내용은 20세기 초 일본의 작가 단 카즈오가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하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사나다 10용사 중 한 명인 일본 전국시대의 닌자 사루토비 사스케가 소년 주인공으로 나오고, 본래 사스케의 주군인 사다나 유키무라도 조연으로 출현한다.

작중 사스케 이외에 사나다 10용사 중 출현 인물은 미요시 세이카이 뉴도 밖에 없다. 작중에서는 세이카이란 이름으로만 불리고 파계승답게 대머리에 쇠봉을 무기로 사용하는 괴력무쌍 호걸이다.

본작은 일본의 시네마스코프용 애니메이션 첫 작품인 만큼 1년 5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제작을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는데, 다행히 일본과 해외에서 히트를 쳐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사실 본편 스토리 자체는 지금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좀 애매한 구석이 많다.

시네마스코프를 떠나서 시기적으로 백사전에 이어 일본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스토리가 약간 부실한 측면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토리 구성이 허술한 것인데 작중에 나오는 사건들이 뜬금없는 게 너무 많다.

흑곰 고로가 남은 고구마 하나 들고 즐거워하는데 원숭이 지로가 장난으로 그걸 빼앗았다가, 고로로 하여금 벌집을 쑤시게 해서 까마귀 머리가 달린 벌이 고로를 쫓아와서 동물 친구들이 흩어졌는데 갑자기 거대한 독수리가 나타나 에리를 채가더니 호수에 빠트려 도룡뇽이 공격해오고.. 그 도룡뇽이 실은 야차히메의 화신인데 사스케가 야차히메 때문에 일상이 위협 받는다며 모두를 지키기 위해 대뜸 인술을 배우겠어! 라고 가출해서 기연을 얻어 선인을 만나 인술을 배우는 것과 산적들이 마을을 습격했을 때 짐을 지고 도망치려다가 짐 보따리 째로 산적이 빼앗아가자 짐 돌려달라고 앵겨 붙어서 산적 소굴까지 쫓아간 어린 소녀 오케이짱의 행적, 산적은 수십 명인데 사나다 유키무라와 미요시 세이카이 뉴도 단 두 명한테 기습 공격도 아닌, 정면 공격으로 털려 전멸에 이르는 것 등등. 뭔가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만든 게 아니라 좋은 게 좋은 거지란 식으로 설렁설렁 넘어가다가 몇몇 장면만 부각시킨, 그런 느낌이다.

그 몇몇 장면이 초반부에는 사스케의 동물 친구들이 노는 씬, 중반부는 사스케가 선인에게 인술 수행을 받는 씬. 후반부는 사스케 일행이 산적 소굴에 쳐들어가 싸우는 씬이다.

본래 사스케는 사나다 가문의 닌자인데 본작에선 닌자의 특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스케가 배우는 인술은 닌자의 인술보다는 거의 마법의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북미판 영제가 ‘매직 보이’다)

화이어볼을 쏘고, 근거리 순간이동을 하고, 투명화를 걸어 모습을 감추거나, 무중력 상태로 벽에 붙어서 걸어가는 것 등이 나온다.

닌자 특유의 무기인 수리검이나 연막을 쓰기는커녕. 항상 차고 다니는 칼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작중 사스케 최강의 무기는 화염술인데 그걸로 야차히메를 작살낸다.

사실 이 작품을 하드캐리하는 건 바로 본작의 끝판왕인 야차히메다.

첫 등장부터 죽는 순간까지 무시무시한 인상을 주면서 최종 보스 카리스마를 뿜어댄다.

사스케와의 첫만남 때는 일갈 만으로 무력화시키고, 이후 사스케가 여행을 떠났을 때 두번째로 만나 죽음의 위기를 안겨 줬으며, 오유우를 납치해 오라고 시켜서 인질 작전으로 사스케를 무력화시켜 위기에 빠트리기도 했고, 최후의 대결 때도 장렬한 싸움을 벌여 사스케를 고전시킨다.

사스케한테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숙적으로서, 사스케가 여행을 떠나고 인술을 배우는 계기를 마련해주면서 성장의 발판이 되었으니 정말 악역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

야차히메 디자인이 일본의 민간 설화에 나오는 한냐를 베이스로 했기 때문에 지금 봐도 꽤 섬뜩하다.

한냐는 질투나 원망이 가득 찬 여자 귀신으로 ‘한냐노멘/한냐멘’이라는 귀신 가면이 잘 알려져 있다.

비주얼적으로 보면 50년대 나온 애니메이션 치고는 캐릭터 움직임이 부드럽고, 캐릭터의 감정 상태에 따른 표정 변화가 자연스럽다.

후반부에 벌어지는 액션 씬도 꽤 볼만한테 야차히메를 제외한 산적들을 사스케 일행이 일방적으로 털어서 그렇지, 터는 과정에서 나오는 액션 자체는 꽤 신나게 만들었다.

유키무라의 검술무쌍과 세이카이의 쇠봉무쌍, 사스케의 인술. 그리고 사스케의 동물 친구들이 펼치는 게릴라 전법 등등 액션의 볼거리가 풍부해서 활극다운 맛이 있다.

야차히메와의 일기토로 사투의 종지부를 찍는 건 사스케지만, 그 전에 야차히메의 부하이자 산적 두목인 콘쿠로를 쓰러트리고 오유우를 구출해 사스케를 돕는 유키무라의 활약도 놓칠 수 없다. (오리지날 사스케가 유키무라를 주군으로 모시는 사나다 10용사였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 반대가 되어야 했겠지만..)

결론은 추천작. 일본 최초의 시네마스코프용 장편 애니메이션이고 토에이 스코프의 시초라서 애니메이션 역사적 의의가 있고,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스토리 구성이 허술하고 개연성이 떨어져 약간 부족한 점도 있지만, 비주얼적으로 부드러운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 신나는 액션 씬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악역인 야차히메가 본작의 끝판왕으로서 하드캐리해서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해외에서 히트를 쳐서, 한국에서 이례적으로 북미판이 ‘요술소년’이란 제목으로 역수입되어 극장 개봉했다.

덧붙여 본작에 나온 흑곰 이름이 코로인데, 태양의 왕자 호루스에 나오는 흑곰 이름도 코로다. 같은 토에이 작품이라서 이름을 계승한 모양이다. 그리고 동물 친구 중 목에 방울을 든 아기 사슴 에리는 디즈니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밤비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덧글

  • amp 2017/02/22 16:17 # 삭제 답글

    50년대 애니메이션 치고는 부드러운 움직임이란 말이 맞지 않는 게 이 작품은 초당24장 그림으로 만든 풀프레임 애니메이션입니다. 돈 들여도 초당12프레임 정도가 기본인 게 지금 일본 애니메이션이고요.
  • 잠뿌리 2017/02/23 10:42 #

    네.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 맞지요. 50년대 애니메이션 치고는 부드러운 움직임이란 게 프레임 이전에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 초기 시절에 나온 작품이라서 작품 제작 경험과 노하우가 적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잘 만들어서 첨언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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