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어보이드 더 노이드 (Avoid The Noid.1989) 2019년 컴퓨터학원시절 XT 게임




1989년에 California Merchandising Concepts에서 개발, ShareData에서 MS-DOS용으로 발매한 아케이드 게임. Commodore 64용으로도 같이 나왔는데 그쪽의 개발사는 BlueSky Software다. 컴퓨터 학원 시대 때 2D 1장짜리 저용량 게임 중에 인기작에 속했고, 한국에서는 흔히 '피자배달'이라는 제목으로 불렸다.

내용은 피자 배달 소년이 되어 30분 이내에 30층짜리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둠 인더스트리즈에 피자를 배달하는 이야기다.

본작은 도미노 피자에서 자사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본작의 타이틀 뒤쪽이기도 한 ‘노이드’는 도미노 피자에서 1986년에 만들어 1995년에 사라진 광고의 마스코트 캐릭터다.

원작 광고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는데 노이드가 기본적으로 피자를 파괴하는 못된 악당이지만, 도미노 피자만큼은 파괴하지 못해 혼쭐이 나는 걸 기본으로 하고 있다. 프로필을 보면 직업이 아예 루인닝 피자(피자 파멸자)다.

패밀리 가이, 심슨 가족, 마이클 잭슨의 문워커 등등 다양한 작품에 찬조 출현했다.

하지만 1989년에 도미노 피자의 노이드 광고를 본 정신병자 케네스 라마 노이드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노이드가 등장하는 광고를 보고 모욕감을 느껴 아틀란타의 도미노 레스토랑에서 직원 2명을 다섯 시간 동안 인질로 잡아 놓고 피자를 만들게 시키고선 인질들의 몸값으로 10만 달러. 도주를 위한 헬리콥터, 로버트 안톤 윌슨의 소설 ‘히스토리 일루미네이터스 크로니클’ 시리즈의 ‘더 위도우즈 손’의 사본을 요구했다가, 소설 사본을 받은 후 경찰에게 항복해 납치, 폭행, 강요, 총기류 소지 등으로 기소되었다가 정신병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지만..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3개월을 보내고 1995년에 자살하면서 그 사건의 여파로 도미노 피자에서 노이드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가 사라진 건 1995년이지만, 2009년에 마스코트 캐릭터로서 복귀하여 2017년인 지금까지 북미쪽 도미노 피자 광고에 종종 나오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 게임 이야기를 하자면, 본작은 30분이란 제한 시간 내에 건물 30층 꼭대기방에 피자를 배달하는 게 목표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고객이 할인을 받아서 피자 배달 소년이 해고돼서 게임오버 당한다는 설정이 나온다.

피자 파멸자 노이드의 방해를 물리치고 올라가는 게 기본 전개다.

게임 조작 키는 숫자 방향키 4, 6(좌우 이동), 7(왼쪽 대각선 점프), 8(점프), 9(오른쪽 대각선 점프), 1(왼쪽 구르기), 2(구르기), 3(오른쪽 구르기), 숫자방향키쪽 +(노이드 어보이더스 사용), 엔터키(열쇠로 문 열기) 등이 있다.

정면 방향으로 방향 키를 두 번 누르면 달리기가 가능하고, 반대 방향으로 방향 키를 한 번씩 타닥 누르면 한 걸음씩 걷기-멈춰 서기로 전환할 수도 있다.

화면 양쪽 끝에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1층에서 30층까지 한번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1층씩 올라가는 구조다. 엘리베이터 안에 안전지대라서 적의 공격이 닿지 않고, 방향키 상하를 눌러 높낮이를 조정할 수도 있다.

작중 방해몹인 노이드는 일반 폼과 무기 폼 두 종류로 나오는데 일반 폼에서는 날라차기, 무기 폼은 휴대용 유탄발사기를 들고 나와 미사일을 쏘아댄다.

특히 노이드의 날라차기를 맞아 쓰러진 뒤,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 피자를 스톰핑해서 짓밟는 노이드 묘사가 디테일하다. (목숨은 거두지 않는다, 피자만 파괴할 뿐인가)

그렇게 피자가 훼손되어 죽으면 노이드가 클로즈업되어 깔깔거리며 웃는데 엄청 얄밉게 다가온다. PC 스피커로 구현한 웃음소리가 얄미움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노이드 이외에도 발이 닿으면 아래층으로 추락하는 함정, 피자의 열기를 감지하고 발사되어 쫓아오는 미사일 등의 장애물도 나온다.

함정은 추락해도 단순히 밑에 층으로 떨어지는 것뿐이라 패널티가 크지는 않다.

노이드는 처음에 피해서 지나가면 그냥 지나쳐 가지만, 층을 점점 올라갈수록 피해서 지나가면 뒤돌아서서 쫓아오거나 머릿수를 엄청 늘려 물량으로 승부를 보는 등 점점 압박을 가해온다.

열기 추적 미사일도 층이 올라가면 좌우에서 동시에 발사되거나, 두 발의 미사일이 시간차를 두고 날아오는 경우도 있어서 만만하게 볼 수가 없다.

노이드와 미사일의 공격은 기본적으로 피해 다닐 수밖에 없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피자배달 소년에게 지원되는 기본 액션 자체가 걷기, 뛰기, 구르기 3개 밖에 없어서 회피 플레이가 핵심이다.

서서 뛰기, 달리다 뛰기도 할 수 있고 뛰기에 구르기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보다 움직임이 꽤 부드럽다.

피자 배달이 핵심 요소란 걸 잊지 않은 듯, 걷기/뛰기/구르기를 할 때도 피자가 망가지지 않게 챙기는 모션을 보면 되게 꼼꼼하게 만들었다.

유일한 공격 무기는 ‘노이드 어보이더스’라는 것인데 사실 특정한 무기로 묘사되는 것은 아니고. 화면상에 보이는 노이드, 미사일 등 모든 방해 요소를 소멸하는 화면점멸형 폭탄에 가깝다. 잔탄 제한이 있으니 위급할 때만 써야 된다.

라이프 포인트와 같이 오직 전화로만 보충이 가능해서 게임 플레이 전체를 통틀어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없다.

전화는 가까이 가서 엔터키를 눌러 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 ‘꽝’ 요소가 있어서 잘못된 걸 받으면 노이드가 낄낄거리며 폭탄을 터트려 죽인다.

각 층마다 평균적으로 한 두 개 씩 나오는 잠긴 문은 열쇠를 입수해서 열어야 하는데, 열쇠로 문을 여는 모션에 약간의 딜레이가 생겨서 노이드와 미사일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의외의 스릴을 안겨준다.

29층에 나오는 반짝이는 문은 디지털 잠금 장치로 되어 있어서 비밀 번호를 입력해 디지털 락을 해체한 다음,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어야 한다.

18층에 있는 수화기, 20층 좌측에 있는 수화기, 26층에 있는 수화기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숫자를 알려줘서 순서에 맞춰 숫자 3개를 입력해야 된다.

숫자 하나라도 틀리면 폭발해서 죽는다.

30층의 둠 인더스트리즈는 문을 여는데 열쇠 3개가 필요한데, 거기까지 진행했으면 더 이상 열쇠가 없어서 옥상에 올라가 라스트 액션을 펼쳐야 한다.

옥상에서는 열쇠가 무한정 나오지만 깜빡임과 함께 위치가 변경되고, 복엽기를 탄 노이드 두 마리가 좌우로 날아다니며 물풍선을 마구 투하해 방해한다.

열쇠 자체가 블링크 효과 때문에 쉽게 얻을 수 없는데 노이드의 물풍선은 한 번에 투하하는 횟수도 많고 스플래쉬 효과가 있어서 바닥에 닿은 순간 물보라가 폭발처럼 일어나 거기에 조금만 스쳐도 피자가 젖어 죽기 때문에 공략 난이도가 엄청 높다.

1층부터 30층까지 올라오는 것보다 옥상에서 열쇠 얻는 게 더 힘든 수준이다.

무사히 열쇠 3개를 얻어 둠 인더스트리즈의 문을 열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데 남은 제한 시간이 스코어 점수로 올라간다.

고객한테 무사히 피자를 배달하는 엔딩 컷 자체는 나름대로 만족감을 주지만.. 보통, 게임을 클리어하면 엔딩 장면에서 END 표시가 뜨는데 본작은 엔딩 장면에서 GAME OVER 표시가 떠서 그게 좀 옥의 티로 남는다.

결론은 추천작. 도미노 피자 광고용 게임이란 이력이 독특한데 그런 것 치고 게임을 허투루 만들지 않고, 간편한 조작성에 피자 배달에 초점을 맞춘 내용과 설정, 그리고 노이드의 방해 공작과 얄미운 리액션을 잘 살려서 아기자기하게 잘 만든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은 1.0 버전과 1.1 버전이 있다. 1.0 버전은 CGA 그래픽에 PC 스피커를 지원하는 버전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1.1 버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EGA 그래픽에 애드립 사운드를 지원하며, 어려운 난이도를 고려한 것인지 치트 파일도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덧붙여 본작은 C64, MS-DOS용으로만 나오고 다른 기종으로는 일절 이식되지 않았지만, 1990년에 CAPCOM에서 노이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요! 노이드’를 패미콤용으로 출시했다.

근데 요! 노이드는 오리지날 게임이 아니라, 캡콤이 같은 해에 일본에 출시한 패미콤용 게임 ‘가면의 닌자 하나마루’를 기본 베이스로 삼아 도미노 피자와 협력해 마스코트 홍보를 위해 닌자 캐릭터를 노이드로 수정한 것이다.

북미와 일본에서 둘 다 발매됐는데 북미판의 매뉴얼 뒷표지에는 1달러짜리 도미노 피자 쿠폰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덧글

  • 루트 2017/02/18 14:20 # 답글

    어째 노이드 뒷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네요
  • 잠뿌리 2017/02/19 01:45 #

    당시로선 엄청 큰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이드가 마스코트 캐릭터로 귀환하는데 14년이 걸렸지요.
  • Hyth 2017/02/18 15:39 # 답글

    제가 이걸 맨 처음 해봤던게 초등학교 입학 무렵(바르셀로나 올림픽 했던 해;;)이었는데 출시는 그것보다 몇 년 앞이었군요. 오랜만에 봅니다. 요즘 컴에선 도스박스 속도 느리게 해야 그나마 할 수 있었던 걸로 기억나네요. 빠르게 하면 노이드 소리가 참 뭐랄까(...)
  • 잠뿌리 2017/02/19 01:46 #

    요즘 컴에서 도스박스 최신 버전으로 실행할 때 나오는 속도가 옛날 XT 시절 속도와 동일합니다. 1.1 버전 같은 경우는 치트 파일로 실행하면 자체적으로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게 있을 정도지요.
  • ㅇㅇ 2017/02/18 15:58 # 삭제 답글

    92년도인가에 했던겜이네
  • 잠뿌리 2017/02/19 01:46 #

    전 80년대 말에 국민학교 시절에 하던 게임이었지요.
  • 박달사순 2017/02/18 19:28 # 답글

    악랄한 난이도의 목숨건 피자배달 게임이면에 별의별 사정이 다 있었네요
  • 잠뿌리 2017/02/19 01:47 #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30분 이내에 피자 배달 못하면 고객이 할인을 받아 주인공이 직장에서 해고 당한다는 설정이 참 하드했습니다.
  • 곧휴잠자리 2017/03/12 04:12 # 답글

    30분 내에 배달을 못하는것은 거의 불가능 할듯 합니다. 리얼타임이라 시간이 무진장하게 남아 돕니다.
  • 잠뿌리 2017/03/14 08:54 #

    사실 이 게임은 30분이란 제한 시간이 다 지나가는 것보다 그전에 미사일이나 노이드, 전화기 폭탄이 당해서 게임오버당하는 일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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