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의 습격: 잃어버린 도시(Another World.2014) 2016년 개봉 영화




2014년에 아이탄 루벤 감독이 만든 이스라엘산 좀비 영화. 한국에서는 2016년에 수입되어 IP 시장으로 바로 넘어와 VOD 서비스됐다.

내용은 어느날 갑자기 세상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서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됐는데 그 와중에 살아남은 대령, 마법사가 좀비를 학살지대(킬 존)으로 유인해 퇴치하면서 거점을 옮겨 가며 이동하던 가운데. 병원에서 여의사와 딸을 만나 합류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이스라엘에서 만든 좀비 영화라서 그런지,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간을 경과시킨다. 정확히는 본편 스토리 중간중간에 쉬는 구간에서 구약성서 창세기의 천지창조 일주일을 나레이션으로 인용한다.

주인공 일행인 대령, 마법사, 여의사, 딸은 본편 내에서 실명이 밝혀지지 않고 별명과 지칭으로만 나온다.

대령은 군인 출신, 마법사는 음모론을 반박하는 블로거 출신으로 공대 지식이 뛰어나 수제 폭탄과 트랩을 만들어 그런 별명으로 불린다.

여의사는 그냥 닥터. 딸은 여의사와 같은 일행인데 대령을 보고 자기 아버지처럼 완고하다고 해서 별명도 아닌 지칭으로 캐스팅 네임에 써있다. (의사와 더불어 딸은 작중에서 한 번도 이름이 호명되지 않는다. 대령과 마법사는 그나마 그 별명이라도 언급되는데)

본작이 좀비물로서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작중 인물이 특정 장소를 거점으로 삼고. 학살지대(킬 존)을 만들어 좀비를 유인해 퇴치하면서 탄약/식량을 확보해 이동한다는 점에 있다.

주인공 일행이 달랑 넷에 전문 전투요원은 사실 대령 밖에 없지만, 다른 셋이 함께 하는 동안 전투에 익숙해져 좀비를 곧잘 척살한다.

나이프, 톱, 해머 같은 근접 무기는 전혀 쓰지 않고 오로지 총기만 사용하는데. 작중에 탄약이 떨어지는 씬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널널하게 좀비를 처치한다.

주인공 일행의 거점에 좀비들이 먼저 공격해 오는 게 반복되서 누구 짓인지 몰라 당황한다는 설정이 있지만.. 그런 것 치고 좀비들이 오면 오는 대로 전부 척살하고 거점의 탈을 쓴 따듯한 집 안에서 잠잘 거 다 자고, 먹을 거 먹고, 떠들 거 떠들고 잘만 산다.

작중에 묘사되는 좀비는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달려서 쫓아오기만 하고. 사람을 해치는 씬은 초반에 잠깐 나오고 그친다. 초반부 이후로 주인공 일행에게 포커스를 맞추면서 좀비들이 죄다 퇴치 당해서 그렇다.

물론 하이라이트씬에서 주인공 일행 측에 사상자가 발생하긴 하지만 그러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애초에 본작은 좀비물인데도 불구하고 좀비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좀비 재난 속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일행 넷이 티격태격하면서 엄격하고 매사에 부정적인 대령과 킬 존용 폭탄을 만드는 걸 천지창조에 비유하면서 들 떠 있다가 대령에게 잔소리 듣고 풀 죽는 마법사, 사랑과 희망을 믿는 여의사, 딸 등이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좀비와의 싸움과 생존이 아니라, 이념의 대립을 통해 말싸움을 하는데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어서 되게 깝깝하다.

저예산 영화인지 좀비의 수 자체도 적은 편이고, 앞서 말했듯 좀비에 집중하지 않아서 고어한 장면도 별로 나오지 않으며, 작중에 벌어진 상황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선택한 연출이란 게 고작 카메라 시점을 흔드는 것뿐이라서 정말 볼거리가 없어도 너무 없다.

대령의 부정적인 성격은 너무 극단적으로 묘사돼서 캐릭터의 매력이 부족하고. 마법사의 킬 존 폭탄 제조는 천지창조에 비유하면서 딸과 로맨스에 빠지는 전개는 좀비물의 관점에서 보면 되게 뜬금없어서 작위적인 느낌마저 든다.

마법사가 뭔가 만들어 낸 뒤 혼자 들떠 있다<대령이 그거 보고 잔소리 한다<풀 죽은 마법사를 딸이 위로해주면서 서로 친해진다. 이 패턴을 계속 반복한다.

주인공 일행이 밤마다 듣는 라디오 방송은 작중의 나레이션인데 존나 뜬금없이 공룡 시대 이야기나 하고 앉아 있다. 이 방송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후반부에 가면 방송을 빼먹고 안 들어 그냥 넘어가기도 해서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애초에 좀비물인데 난데없이 구약성서 창세기를 인용하는 것부터가 당최 이해를 할 수 없다.

작중에서 주인공 일행의 목적은 살아남는 것. 거점을 옮겨가며 탄약과 식량을 확보. 그 방식으로 계속 이동하는 것과 식량을 잔뜩 싣고 사막의 은신처에 숨어 사는 두 가지 방식 중 무엇을 방침으로 삼을지 대립하는 것 정도만 나오는데 대체 여기 어디에 성경이 끼어들 공간이 있다는 건가.

그것뿐만이 아니라 딸의 아버지가 어부 출신이라 어린 시절 바이킹 장례식에 대해 들었는데, 막판에 가서 대령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사건의 진상을 실토하며 셀프 악담을 퍼붓다 죽는데 갑자기 바이킹 장례식을 치러주며 경건하게 떠나 보내주니.. 작중 인물들 행동의 당위성이 없어서 그 감정선을 따라잡기도 힘들다.

대령의 최후 자체가 비장미 넘치게 묘사한 것도 아니고, 죽는 것 자체가 되게 뜬금없다.

문제는 대령의 고백으로 좀비 창궐 원인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좀비한테 상처를 입어도 금방 좀비가 되지 않는 이유와 좀비 떼들이 먼저 공격해 오는 이유. 그 이외에 다른 생존자나 정부의 대처 등등. 회수되지 못한 떡밥이 많아서

결론은 비추천. 좀비물인데 좀비와의 싸움이나 인간들의 생존에 집중하기는커녕 부정적인 사고와 긍정적인 사고의 대립으로 말싸움하는 것만 지겹게 나오고, 작중 내내 탄약/식량이 항상 완비되어 있어 절박함과 긴장감이 없고 좀비의 위협이나 잔인성을 부각시킨 것도 아니라 좀비물로서 볼거리가 전혀 없으며,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공룡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레이션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총체적인 난국인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국내 포스터 표절이다. 국내판 포스터 전방에 있는 좀비는 바이오 하자드 2의 컨셉 아트를 복사+붙여넣기 했다. 특히 오른쪽 탱크탑+숏팬츠 입은 여자 좀비는 바이오 하자드 2 좀비다. 구글에 바이오 하자드 2 우먼 좀비라고 검색하면 바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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