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의 집 (The Snare.2017) 2017년 개봉 영화




2017년에 C.A 쿠퍼 감독이 만든 영국산 호러 영화. 2014년에 나온 동명의 영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제목이 동일해서 정보가 잘못 기입되는 경우가 많다. 본작은 2017년에 나왔다.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바로 IP 시장으로 넘어가 네이버 N스토어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내용은 부동산 중개인을 아버지로 둔 앨리스 클락이 아버지 몰래 휴가용 숙소 열쇠를 훔쳐 칼 웨스턴, 리지 아벨 등 두 친구와 함께 그곳에 놀러갔는데, 겨울이라 숙소가 텅 비어 있어 필요한 물건을 사들고 건물 맨 윗층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가, 다음날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 숙소 방에 꼼짝 없이 갇혀서 심령 현상을 겪는 이야기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유령이 나오는 하우스 호러물 같지만 실제 결과물은 굉장히 애매하다.

일단, 유령이 나오는 건 맞는데 그게 핵심적인 요소가 되지는 못한다. 본작의 핵심 요소는 사실 집에서 출몰하는 유령의 위협보다는, 집 자체에 갇혀서 외부로부터 고립된 상황에서 찾아오는 공포다.

건물 꼭대기 방에 갇혀서 아래로 내려가지 못한 채, 물과 음식이 동이 나 갈증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심신이 약해져 급기야 정신착란에 빠지는 내용이라서 재난물에 가깝다.

수도가 고장 나서 물도 못 마시고 있어서 비가 오니까 베렌다에 나가 컵이란 컵은 죄다 꺼내와 물을 받아 놓고. 급기야 비에 젖은 옷을 욕조에 짜서 물을 받아 놓으며, 먹을 게 다 떨어져 상한 닭다리에 벌레 득실거리는 걸 꾸역꾸역 먹다가 토하고 폭풍 설사를 하고, 급기야 인육까지 조리해 먹는 상황에 처하니 유령이 낄 곳이 없다.

작중에 나오는 유령은 정체불명의 아이와 노파의 유령인데 대부분 악몽과 환영으로 나타나며, 여주인공 앨리스만 그것에 시달리고 있어 다른 인물인 칼과 리지는 유령의 유자도 보지 못한 상태로 점점 미쳐 간다.

앨리스가 접하는 심령 현상 같은 경우도 아무런 메시지 없이 정체불명의 아이, 노파의 환영 같은 걸 무작정 보여줘서 거기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최소한 그게 집안에 깃든 유령이라면, 왜 그런 유령이 생겨났는지 본편 내에서 밝혀져야 하는데 본작엔 그런 게 일절 없고 마지막에 마지막 순간까지 유령의 실체와 목적이 드러나지 않는다.

유령에 관한 모든 부분은 작중 인물의 대사나 나레이션은커녕 설명 한 줄 나오지 않아 모든 게 의문에 쌓여 있고 죽음에 대한 암시나 상징만 계속 보여줄 뿐. 아무 것도 속 시원하게 밝혀지는 게 없어서 엄청 깝깝하다.

클라이막스는 물론이고 엔딩까지 그런 깝깝함이 지속되다가 존나 이상한 결말로 끝나기 때문에 뒷맛이 씁쓸하다.

사실 본작에서 유령보다 더 이해할 수 없고, 무서운 존재로 묘사되는 건 남자들이다. 작중 남자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행동들이 남자 혐오라고 할 만큼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앨리스의 아버지는 아내와 사별한 뒤 앨리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행을 저지른 전력이 있어 트라우마를 심어줬고, 앨리스의 친구인 칼은 리지란 여자 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앨리스에게 찝쩍거리고, 나중에 상한 음식 먹고 설사했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든 건지 리지와 앨리스를 겁간하다 요단강을 건너는 미친 캐릭터다.

단순히 ‘캐릭터가 미쳤다!’라고 하기에는 애네들 행동이 너무 이상하고 극단적이라서 안 그래도 내용 이해가 어려운 걸 더 어렵게 만들었다.

감독의 머릿속에는 모든 사건의 진실과 인물의 대사, 행동의 당위성이 들어 있을지는 몰라도. 보는 관객은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주변 상황이 부자연스러운 게 많다.

앨리스 일행이 앨리스의 아버지 몰래 놀러간 곳이 휴가용 숙소인데 이게 완전 외딴 산골에 있는 오두막 같은 게 아니라 숲속에 있는 아파트 2채다. 근처에 무슨 바다나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뭐 하러 숲속의 아파트에 놀러간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그 아파트가 무슨 10층 이상 높이의 고층 건물도 아니고 한 5~6층 정도 되는 아파트인데.. 비상계단 하나 없이 엘리베이터로만 이동이 가능해서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꼭대기 방에 갇힌다는 상황 자체가 좀 재난물로 분류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거기다 칼과 리지는 완전 놀러온 분위기로 즐기고 있는데 앨리스가 같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지 못한 채 혼자 붕 떠 있다.

캐릭터 설정은 세 친구일 텐데 다른 두 사람과 전혀 친구 같지 않은 분위기를 띄고 있다. 뭔가 양아치 날라리 커플 사이에 빵셔틀 같은 느낌이랄까. (줄거리대로라면 아파트 셔틀이다. 실제로 숙소를 제공한 건 앨리스니까)

작중 초반에 칼과 리지는 신나서 깔깔거리고 팻트병 물뽕 하고 스킨쉽하고 노는데 앨리스 혼자 존나 불안한 얼굴로 카메라 정면샷 단독으로 받으며 아무 말을 않는데 '불안해!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이 집에 뭔가 있어!'라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캐릭터 조합, 배치가 안 좋다.

결론은 비추천. 한국 번안 제목 악령의 집만 보면 유령 나오는 하우스 호러물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재난물에 가까운데, 무슨 초고층 건물도 아니고 6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갇혀서 재난을 겪는 내용이라 스케일이 너무나 작아 재난물이라고 하기 민망하고, 유령이 나오긴 나오는데 갈증+굶주림의 콤보로 정신착란에 빠져 미쳐 죽는 사람에 초점을 맞춰서 유령 따위 아무래도 좋다는 전개라서 이럴 바에 대체 왜 유령이 나온 건지 이해가 안 되며, 아무런 단서와 설명도 없이 유령과 미치광이들만 보여주는데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아서 찝찝한 결말까지 더해져 전반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C.A 쿠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감독 겸 각본도 맡았다. 이전에 2009년에 토쳐드 러브, 2012년에 하프 데드라는 단편 필름을 만들었다.


덧글

  • 먹통XKim 2017/02/02 11:39 # 답글

    한국 포스터부터가 대충 만들었다 느낌이네요
  • 잠뿌리 2017/02/02 14:05 #

    포스터 내용하고 영화 내용이 좀 안 맞기도 하죠. 아파트 조난물에 가까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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