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패치] 살인구락부(殺人倶楽部.1986) 2019년 한글 패치 게임







1986년에 리버힐 소프트에서 PC8801/PC9801용으로 만든 추리 어드벤쳐 게임. 원제는 ‘살인구락부’. 영제는 ‘머더클럽’이다.

내용은 80년대 미국 리버티 타운의 헤링턴 대학 근처 주차장 차안에서 로빈스 상회의 사장 빌 로빈스가 허리에 칼을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한 시신으로 발견된 뒤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수사에 난항을 겪자 J.B 해롤드 형사가 사건 해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래 이 작품은 개발사인 리버힐 소프트의 출세작으로 JB 해롤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JB 해롤드는 본작의 주인공 이름이고, 시리즈화되어 2007년까지 무려 7개 작품이 출시된 바 있다.

본작은 1986년에 PC8801/PC9801용으로 처음 나온 뒤, 1988년에 사크 시리즈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 캐빈’에서 MSX2용으로 이식. 1989년에 슈퍼 리얼 마작 시리즈의 ‘세타’에서 패미콤으로 이식. 1990년에 봄버맨의 ‘허드슨’에서 PC-엔진 CD-ROM용으로 이식, 2008년에 ‘폰펀’에서 닌텐도 DS용으로 이식했다. (PC엔진 CD-ROM판의 제목은 영제인 머더클럽. 닌텐오 DS용의 타이틀은 ‘형사 JB 해롤드의 사건부 ’머더클럽‘이 됐다)

1991년에 페르시아의 왕자로 유명한 ‘브로더번드’에서 MS-DOS용으로 이식해 영문판도 나왔다.

탐정 주인공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라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어드벤처 게임이란 게 당시로서는 꽤 드물었고, 게임 플레이 방식이 정보 수집을 하면서 다양한 추리를 해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는 것이라서 꽤 본격적이라서 혹자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의 시초라 말하기도 한다.

본작은 기본적으로 커맨드 선택형 어드벤처 게임이다. MSX판이라서 기본 조작 체계가 키보드를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키보드의 숫자 키와 알파벳 키를 눌러서 커맨드를 선택해 진행해야 한다. 대사를 넘기는 리턴키(엔터키), 커맨드창을 닫아 취소하는 ESC키도 있다.

본작은 ‘수사상황’이라는 포인트 시스템이 있는데 외국 어드벤처 게임의 진행 포인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정 행동을 해서 포인트를 얻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본작의 수사상황은 증거품, 탐문, 취조, 정보, 진행으로 나뉘어져 있고 플레이 타임이 수사시간 항목에 기록된다.

수사상황은 형사부서에서 세이브할 때 확인할 수 있다.

형사부서에서 선택 가능한 커맨드는 수사시작(탐문에 들어감), 감식과로(증거 제출 및 확인), 자료실로(사건 자료 확인), 검사에게(수색영장/구속영장 발부), 취조실로(사건 용의자 취조), 수사재개(불러오기), 수사휴식(저장하기 및 수사상황 보기)다.

게임의 기본 전개는 탐문 조사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고, 형사부서의 검사에게 수색영장을 신청해 사건 현장을 조사하여 증거물을 획득. 그리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사건 용의자를 취조실로 불러와 취조하여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이동 가능한 장소는 A지구, B지구, C지구, 형사부서로 나뉘어져 있고 탐문을 통해 정보를 얻으면 갈 수 있는 해당 지구 내에 방문할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나게 되어 있다.

탐문 때는 특정 인물을 찾아가 7가지 커맨드를 실행할 수 있다.

1.인사를 한다
2.자신을 소개
3.관계자들은
4.다른 것은
5.다른 사람은
6.수색 영장을
7.나간다(해당 장소를 떠난다)

1번은 문자 그대로 인사하는 것. 2번은 사실 해당 인물의 프로필 질문으로 이름/연령/직업/혈액형/가족/취미/특기,자격/출신지/소속단체를 물어볼 수 있다.

언뜻 보면 캐릭터 설정 놀음 같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중요도가 꽤 높아서 사건 관계자, 방문 가능한 장소, 탐문 커맨드가 늘어날 때가 있어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3번은 해당 인물에게 다른 인물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다. 모든 캐릭터가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서 모르면 모른다는 말이 바로바로 나오긴 하는데, 조금이라도 알면 바로 정보를 주며 그 정보가 점과 같이 모이고 모여서 선이 되면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한다.

누가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어떤 말을 했는지 플레이어가 직접 정리하고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오묘한 재미가 있다.

4번은 해당 인물에게 사건 당일 밤 행동(알리바이)와 다른 기억 등을 물어봐서 정보를 갱신하는 것으로 3번과 함께 탐문의 핵심 커맨드다.

이게 한 번 물어본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두 번 이상 물어봐야 증언 내용이 갱신되고. 한참 나중에 다시 찾아가 새로운 증언을 들어야 할 때가 있어서 약간의 노가다 플레이가 필요하다.

5번은 해당 장소에 한 명 이상의 인물이 있을 때 상대를 바꿀 때 사용하는 커맨드다. 한 화면에 한 명의 인물만 나와서 1~4번의 커맨드를 실행할 수 있어서 그렇다.

6번은 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장소에서 한해서 사용 가능한 커맨드로 화면상의 인물에게 자리를 비우게 한 뒤. 화면상의 장소를 직접 조사해 단서를 찾는 것이다.

현장 조사는 앞서 언급했듯이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데 이때는 4가지 커맨드를 사용할 수 있다.

1.단서를
2.가진다
3.다른 곳으로
4.나간다

1번은 해당 장소를 조사해 아이템을 찾는 것. 2번은 찾아낸 단서(증거)를 입수하는 것. 3번은 장소 이동이다.

증거를 입수하면 그것과 관련된 인물에게 증거물에 대한 걸 물어볼 수 있지만, 대부분 모르거나 부인하는데 사실 그건 형사과에서 취조할 때 최대의 무기로 사용된다.

취조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커맨드는 다섯 가지다.

1.용의자를
2.진술을
3.증거품을 보이는
4.추궁하는
5.형사부서로

여기서 1번은 용의자 선택, 2번은 용의자 진술 듣기, 3번은 증거 제시, 4번은 추궁하기, 5번은 형사부서로 돌아가기다.

취조의 기본 진행은 진술 듣기를 한 다음, 증거를 제시해 용의자의 당황하는 반응을 이끌어낸 뒤, 다시 진술을 들으면 진술 내용이 바뀌며 진실을 고백하는 거다.

한 캐릭터 당 총 2번 진술이 바뀌는데 그 두 번째로 바뀌는 진술까지 이끌어냈으면 그 캐릭터는 더 이상 취조할 필요가 없다.

다만,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들은 진술이 바뀔 때까지 특정 증거품을 계속 제시하면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다음 진행이 가능하다. (난 이걸 몰라서 게임 거의 끝까지 가서 엄청 헤맸다)

본편 스토리는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이라, 추리를 통해서 살인 수법의 트릭을 밝혀내는 것보다 살인 사건에 얽힌 인물을 조사하면서 그 진상을 파헤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인물 관계를 굉장히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다. 그래서 인물 관계를 파고들어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는 진행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주인공이 탐정이 아니라 형사라서 형사 지위를 적극 활용해 탐문 조사하고 사건 용의자를 취조하는 것 역시 기존의 추리 어드벤처와 다른 느낌이라 신선한 맛이 있다.

본작의 제목인 살인구락부가 왜 그렇게 지어졌는지 그 내막이 본편 스토리 마지막에 밝혀지기 때문에 엔딩도 깊은 여운을 안겨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BGM이 없고 효과음만 있다는 것과 포인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너 번 물어봐야 증언/진술 내용이 바뀌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노가다 플레이가 필수라는 점이다.

특히 어드벤처 게임의 노가다 플레이 요소는 안 좋은 것이라 빠르고 심플한 전개를 원하는 유저라면 좀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또 구속영장을 발부 받은 캐릭터는 취조실로 넘어가서 현장에 있을 때의 모든 대화 플레그가 소멸해 무작정 잡아들이다 보면 중요 플레그가 사라져 스토리 진행이 불가능할 때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1회차 플레이 때 거의 끝판 직전까지 간 걸 리셋해서 2회차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화살표 방향키를 지원하지 않고 오직 코비드 숫자/알파벳 키만 지원해서 조작성이 좀 안 좋은 것 같지만.. 사실 80년대 당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오히려 몇 가지 키만 가지고 커맨드를 선택해 진행하는 이 조작 체계가 접근성이 더 높아진 거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MSX의 천국’에 키티야(kkitty5452) 유저가 MSX2판의 100% 한글 패치를 만들어 배포했다. 어드벤처 게임이라 텍스트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한글화가 가뭄의 단비와 같다.

결론은 추천작! 탐정의 추리가 아닌, 형사의 탐문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사건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는 형사 설정을 충분히 반영해 만들어낸 ‘탐문/조사/수색/구속/취조’ 시스템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사건을 인물 관계 중심으로 풀어낸 본편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재미있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여담이지만 JB 해롤드 시리즈를 리버힐 소프트가 만든 1986년부터 1995년까지고 2006년부터는 알티에서 만들었는데, 알티는 리버힐 소프트 직원이 모여서 만든 곳으로 JB 해롤드 시리즈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1995년에 나온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블루 시카고 블루스’가 사실상 본편의 최종작에 해당하고, 그 뒤에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나온 3개의 후속작들은 모바일용으로 나왔고 본편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덧붙여 본작은 시리즈 첫 작품이라서 캐릭터 일러스트가 만화풍이지만, 이후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실사풍으로 바뀐다.

X68000/FM-Towns판은 ‘머더 클럽 DX’란 제목으로 개량판이 출시되어 캐릭터 그림이 실사로 바뀌면서 표시 메시지도 일본어와 영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2008년에 닌텐도 DS로 리메이크된 버전에서는 100% 클리어하면 추가 시나리오도 즐길 수 있다.

추가로 본작의 엔딩에서 주인공 J.B 해롤드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는 나레이션을 하는 게 데이터 이스트의 간판 추리 어드벤처 게임인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에 나오는 명대사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이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보다 1년 먼저 나왔다.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신주쿠 중앙공원 살인사건은 1987년에 나왔다)

마지막으로 현재 ProjectEGG에서 판매하는 복각판은 PC9801판이다.


덧글

  • 라무 2017/01/01 15:35 # 답글

    한글화로 nds판으로 접해서 그게 첫 시리즈인줄 알았네요
  • 잠뿌리 2017/01/01 16:34 #

    NDS판이 이 PC용 원작을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 블랙하트 2017/01/02 09:48 # 답글

    PC엔진판은 X68000/FM-Towns판이 베이스라서 동일한 실사 그래픽에(해상도 차이상 어느정도 열화) 일어,영어 언어 선택이 가능했죠.
  • 잠뿌리 2017/01/04 13:04 #

    유튜브에 플레이 영상 올라온 게 PC엔진판이 많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06636
5192
944867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