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마 (36-15 Code Pere Noel.1989) 사이코/스릴러 영화




1989년에 프랑스에서 르네 만조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원제는 3615 코드 페레 노엘. 페레 노엘은 프랑스어로 산타클로스란 뜻이 있어 해석하면 ‘3615 코드 산타클로스’인데 정작 국제판의 영문 타이틀로 ‘게임오버’란 제목이 붙었다.

내용은 파리 근교의 대저택에 사는 8살 소년 토마스는 밀리터리 매니아이자 컴퓨터 천재 소년이면서 동시에 백화점 사장인 쥴리를 어머니로 둔 금수저지만, 일이 바쁜 줄리가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 대저택의 방과 복도를 전쟁터로 만들어 람보 코스프레를 하고 애완견 J.R과 할아버지와 함께 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지 않는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전산정보망 시스템을 해킹하고 집안의 방범 시스템을 조작해 CCTV로 촬영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사이, 줄리의 백화점에서 임시로 고용된 남자가 산타 알바를 하던 중 아이를 위협해 해고당해 거기에 앙심을 품고서, 쥴리의 지시로 토마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배달하려는 백화점 직원을 해치고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채로 토마스네 집에 쳐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하룻밤 동안 부유층 아이가 큰집에서 홀로 낯선 침입자와 맞서 싸운다는 컨셉은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나홀로 집에’를 연상시키는데, 사실 이 작품이 나홀로 집에보다 1년 먼저 나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큰집+꼬마의 저항이란 태그만 같지. 실제로는 다른 점이 매우 많다.

나홀로 집에에서는 주인공 케빈 혼자 남은 반면, 또마에서는 주인공 토마스 뿐만이 아니라 토마스의 할아버지, 애완견까지 2명과 1마리가 집에 남아 있다.

또 주인공이 혼자 남게 된 사연이 나홀로 집에는 가족 여행을 갔는데 케빈 혼자 빠진 것인데 또마는 어머니가 백화점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할아버지, 애완견과 함께 집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나홀로 집에의 낯선 침입자가 좀도둑 콤비였던 것에 비해 또마의 낯선 침입자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이코패스다.

본래는 아이에 관심이 있는 실업자였는데 크리스마스 행사 때 아이에게 수염이 벗겨져 맨 얼굴을 드러낸 직후 빡쳐서 거친 행동을 하여 해고당한 뒤. 백화점 주인 쥴리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고서 복수하러 가고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애완견 J.R이 케이크 나이프로 찍혀 죽은 걸 제외하면, 사실 백화점 직원이나 경찰관이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과 엎어진 시체로만 나와서 살인의 직접적인 묘사는 없지만.. 크리스마날 밤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주인공 아이를 죽이러 온다는 설정은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줄지도 모른다.

작중 토마스와 산타클로스가 대저택 안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내용이 재미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만 하다.

산타클로스는 진짜 죽일 기세로 덤벼들고 쫓아오기 때문에 꽤 살벌하게 묘사된다. 차고까지 가서 차 안으로 피신하니 차를 쾅쾅 내리치고 차 유리창 깨서 기어코 차 밖으로 쫓아내는가 하면, 케이크 나이프를 흉기 삼아 죽이려고 쫓아오는 씬 등을 보면 생각 이상으로 오싹하다.

특히 토마스의 할아버지와 토마스의 친구인 필로우가 산타클로스한테 쫓기는 씬들이 긴장감이 넘친다.

토마스를 쫓던 중 수차례 반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쫓아오는 끈질김도 갖추고 있어 호러물의 악당으로 제격이다.

토마스는 밀리터리 매니아+컴퓨터 천재 기믹을 가지고 있는데 단순히 얼굴에 위장 크림 바르고 머리 띠 하고 장난감을 몸에 덕지덕지 붙여 람보 코스프레하는 걸로 끝난 게 아니라, 밀리터리 지식을 이용해 장난감으로 부비트랩을 만들고, 집안에 전화기가 박살나자 컴퓨터 지식을 바탕으로 팩스로 구조 요청을 보내는 것 등등 주어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맞서 싸운다.

토마스의 트랩 기술 중에 인상적인 것들은 와이어를 건드리면 석궁의 방아쇠가 당겨져 다트가 날아가 목에 꽂히는 석궁 함정, 바닥에 석유 붓고 불붙인 빨판이 장전된 장난감 총을 발사해 화염 데미지를 입히는 것, 그리고 장난감 수류탄 안쪽에 구술과 폭죽 화약을 넣고 심지와 라이터를 연결해 장난감 기차에 실어서 보내는 트랩들이 있다.

그밖에 산타클로스에게 위치 추적기를 부착하거나, 다리를 베여서 피가 흐르자 상처에 소독약을 붓고 나무 의자를 꺾어서 목발을 만들어 착용하고, 죽은 애완견 J.R의 무덤을 만들어 장난감 나이프와 검으로 묘비를 만들어주는가 하면, 주인 없는 경찰차를 운전해 구조를 요청하며 위급한 상황에 진짜 총까지 쏘니 배우만 아역일 뿐이지. 액션 영화 주인공으로서 어지간한 건 다 한다.

배경이 되는 토마스네 집도 범상치가 않다. 달랑 3가족 사는데 집 넓이가 대저택 수준이라서 부분적으로 미로 구간이 있다.

창문과 문에 내려가는 창살과 집안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포함한 첨단 방범 시스템도 있는데 그게 오히려 발목을 잡아 집 밖으로 나가기 힘든데 공업용 토치로 배선반 뚜껑을 녹여서 구멍을 뚫고 코드를 입력해 방범 시스템을 해제하여 정문을 여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쯤되면 컴퓨터 천재가 아니라 천재 공돌이인데)

토마스의 할아버지는 어른이지만 고령의 노인이라 별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토마스가 할아버지를 안전한 곳에 피신시켜 놓거나 위장해 놓은 채로 산타클로스에게 맞서는 상황이라 본의 아니게 짐이 되지만.. 그 때문에 위험 난이도가 올라갔고, 또 할아버지가 노안이라 시력이 나쁜 걸 화면이 뿌옇게 보이는 카메라 시점으로 구현하여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썼고,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 몫은 충분히 다 했다.

결론은 추천작. 줄거리, 소재만 놓고 보면 나홀로 집에 아류작 같지만 사실 나홀로 집에보다 1년 먼저 나온 원조격인 작품인데 가족 영화가 아니라 사이코 스릴러 호러물에 가깝고, 주인공은 소년이지만 웬만한 액션 영화 주인공 같은 행보를 보여주며, 밀리터리 매니아와 컴퓨터 천재란 설정을 충분히 활용하고 장난감 부비트랩으로 미치광이 악당과 맞서 싸워서 긴박감이 넘치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90년대 당시 한국 만화 잡지에서 무단으로 코미컬라이징된 바 있다. 아이큐 점프 초창기 때 장태산 작가가 단기 연재했었다. 장태산 작가는 구니즈(구니스), 그렘린, 배트맨 등도 무단 코미컬라이징 했었다.

당시 한국 만화 잡지에서는 영화뿐만이 아니라 일본 특촬물까지 만화판을 그려서 실었는데 저작권 개념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본작에서 주인공 토마스 배역을 맡은 알랭 라레인은 프랑스 출신에 1978년생 아역 배우로 본작을 찍을 당시 12살이었는데,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 주연작이고 이후에 TV 드라마에 두어 차례 출현한 게 배우 활동의 끝이라 그쪽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비쥬얼 이펙트(시각효과) 프로듀서로 전업해 왕성한 활동을 했다. 비쥬얼 이펙트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 배트맨 다크 나이트, 아바타, 그라비티, 47 로닌, 엣지 오브 투모로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인디펜던스 데이 2 등이 있다.

추가로 본작의 음악은 영국 웨일즈 출신의 가수 보니 타일러가 맡았다. 브피티시 팝의 전설로 일컬어지며 1979년과 2012년에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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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6/12/18 16:24 # 답글

    으허... 이 영화를 보다가 솔직히 말해 정말 많이 무서웠습니다. 적이 귀신이라든가 악마라든가 하는 허상이나 마귀가 아닌 인간이란 점에서 더 공포감이 배가되었다라고 할까요.
  • 잠뿌리 2016/12/19 16:37 #

    직장에서 해고 당해 복수심에 불타는 정신병자란 설정이 리얼하게 다가와서 귀신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보다 더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 블랙하트 2016/12/18 17:05 # 답글

    예전에 줄거리만 봤을때는 그냥 나홀로 집에 스타일의 애들 영화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보니 굉장히 어두운 내용의 영화더군요. 특히 결말은 아이 마음에 트라우마가 엄청나게 남았을 모습이라...
  • 잠뿌리 2016/12/19 16:38 #

    영화 맨 마지막에 나오는 대사도 되게 어둡죠. 멘붕 온 토마스가 엄마 품에 안겨서 욺조리는 말이..
  • 명탐정 호성 2016/12/18 17:27 # 답글

    사람을 한두명도 아니고 엄청 죽이는 영화도 있습니다.

    울지 않으리
  • 잠뿌리 2016/12/19 16:39 #

    작중 산타클로스 악당이 개인 사정이 딱하다고 해주기엔 살인을 너무 많이 저질렀지요.
  • 나이브스 2016/12/18 17:55 # 답글

    본래 제목과 정말 동 떨어진 '또마'라는 이름은 대체 누가 생각해 낸 건지 참...

    근데 진짜 보면 흥미 진진한 영화였죠.

  • 잠뿌리 2016/12/19 16:39 #

    트위터에서 어떤 분이 또마가 프랑스어로 토마스를 부를 때의 발음이라고 하네요.
  • 포스21 2016/12/18 17:58 # 답글

    안본 영화인데 왠지 줄거리가 익숙하다 싶더니만 장태산씨가 만화로 연재한 거였군요. ^ ^
  • 잠뿌리 2016/12/19 16:39 #

    장태산 작가의 만화판이 아이큐 점프 초창기에 연재됐던 기억이 언뜻 납니다.
  • knrser 2016/12/19 18:54 # 삭제 답글

    뿌리형이 결론은 추천작 하면은 자막이 없어도 그냥 보는거다
  • 잠뿌리 2016/12/22 16:31 #

    자막없어도 볼만하지.
  • 잠본이 2016/12/19 23:03 # 답글

    이걸 미쿸식으로 코미디화한 게 나홀로 집에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콜럼버스 감독은 진실을 알려나?
  • 잠뿌리 2016/12/22 16:32 #

    호러 색깔을 빼고 코미디로 어레인지한 게 확실히 나홀로 집에 맞지요.
  • 시무언 2016/12/20 04:30 # 삭제 답글

    영화 자체도 흥미롭지만 주연 배우가 성공적인 전업을 한것도 재밌네요. 다른 것도 아니고 다크 나이트같은 유명한 작품에서 작업했다니...
  • 잠뿌리 2016/12/22 16:32 #

    시각효과로 전업한 뒤 경력이 화려해졌습니다. 네임드급 영화들에 많이 참여했지요.
  • 시몬벨 2016/12/25 21:39 # 삭제 답글

    장태산작가가 옛날에 연재했던 건 1부는 영화와 비슷하게 가다가 2부 부터 외계인과 촉수괴물이 나오는 SF 호러물로 바뀌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잠뿌리 2016/12/26 22:08 #

    2부가 있고 거기다 장르가 SF 호러물이라니.; 원작 파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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