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람푸스 (Krampus.2015) 요괴/요정 영화




2015년에 레전드리 픽쳐스에서 마이클 도허티 감독이 감독/각본/제작 총 지휘를 맡아서 만든 호러 영화. 유니버셜 픽쳐스에서 배급을 맡았다. 레전드리 픽쳐스에서 같은 해 11월에 발표한 코믹북 ‘크람푸스: 섀도우 오브 세인트 니콜라스’를 베이스로 하여 실사 영화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크리스마스 사흘 전 맥스네 가족이 사촌인 하워드 일가를 초대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로 했는데 하워드 일가의 무례한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 입은 맥스가 사존 가족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를 찢어 버리자, 고대의 악한 힘인 크람푸스가 깨어나 엘프와 사악한 인형 요정들을 거느리고 맥스네 가족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이클 도허티는 사실 감독보다는 각본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시리즈 중 2탄, 3탄의 각본과 슈퍼맨 리턴즈의 각본을 쓴 바 있다. 본인이 감독/각본/제작 총 지휘까지 맡은 작품으로는 ‘트릭 오어 트리’ 다음으로 이 작품이 있다.

본작의 크람푸스는 동유럽의 전설에 나오는 악마로 산타클로서의 숙적이자 안티테제인 존재로 사슬을 몸에 두른 채 자루를 들고 다니며 나쁜 아이들에게 벌을 준다.

같은 해인 2015년에 나온 ‘어 크리스마스 호러 스토리’나 ‘크람푸스 더 레커닝’에서는 크람푸스가 반인반수의 크리쳐로 묘사되는 반면. 본작에서는 거의 마왕급의 요정으로 묘사된다.

디자인상으로 다른 영화에서 크람푸스가 반인반수의 근육질 산양 악마로 묘사되는 반면. 본작의 크람푸스는 고목처럼 말라붙은 노인의 얼굴에 길다란 손가락과 손톱을 지녔고 3미터는 훌쩍 넘어 보이는 거체에 누더기 산타 후드를 뒤집어쓴 채 사슬을 두르고 자루를 들고 다닌다.

지붕 굴뚝으로 내려 들어오고, 선물 상자를 열면 인형 요정들이 일제히 덮치며,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용서하기는커녕 조롱하는 것 등등. 산타클로스의 안티테제 설정을 극대화시켰다.

건물 지붕 위를 초도약으로 뛰어다니고, 가면을 뒤집어 쓴 엘프들과 인형 요정들을 지휘하는데 주변 일대를 눈폭풍에 휩싸이게 하는 건 물론이고, 타겟을 고유 공간에 가두어 놓는 듯 강대한 요력까지 가지고 있는데 약점이 전혀 없으며, 그 존재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로 공포에 떨게 하고 실체를 접한 순간 절망에 빠트리게 하여 코즈믹 호러물의 사신 같은 느낌이다.

나쁜 짓을 한 아이에게 벌을 주는 개념이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부정한 아이의 바람에 따라 깨어난 고대의 사악한 힘으로서 결코 보상이 없는 영원의 처벌을 내린다.

크람푸스에 한정해서 본다면 러브 크래프트가 생전에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단편 소설을 썼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크람푸스를 떠나서 보면 사실 본작을 하드 캐리하는 건 크람푸스의 부하들이다. 정확히는, 가면 쓴 엘프들을 찬조 출현에 가깝고 막상 대활약하는 건 인형 요정들이다.

상자에서 튀어 나오는 피에로 인형, 조류의 날개 깃털이 달린 아기 천사 인형, 뾰족한 기계 촉수로 찔러 들어오는 로봇 인형,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는 테디 베어 인형, 진저 쿠키 3인방 등으로 후반부에 한 번에 몰아서 나온다.

인형 호러 파트만 보면, 퍼펫 마스터 시리즈로 인형 호러 영화가 특기 분야인 ‘풀문 픽쳐스’가 생각나지만.. 그쪽은 저예산이라 인형 티가 많이 난 반면. 이쪽은 제작비가 1억 달러를 넘어가서 CG를 적당히 쓰고 인형 디자인 자체도 차별화를 두어 풀문사의 인형 호러물보다 더 나은 비주얼을 가지고 있다.

특히 웜 같은 지렁이 괴수가 피에로 탈을 뒤집어 쓴 상자 속 피에로 인형과 조류의 깃털 날개 달린 천사 아기 인형은 조금 후덜덜했다. 전자는 사람을 꿀꺽 삼켜서 잡아 먹고 피에로 가면의 입이 십자 형태로 열리며 잇몸,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는 씬, 후자는 기괴한 얼굴로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날아와 공격하는 씬이 인상적이었다.

진저 쿠키 3인방은 작중에 벌인 행적이 사악하긴 한데 생긴 거나 리액션이 꽤 귀여워서 순간 호러 영화 보고 있다는 걸 잊게 만들어줬다. 드림웍스의 슈렉 보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인형 요정들의 습격과 거기에 맞서는 집안 어른들의 분투가 집약된 후반부 액션 파트는 상당히 재미있지만 문제는 그 분량이 짧다는 거다.

주인공 맥스를 비롯한 아이들은 무려 다섯이나 되지만 그 누구도 활약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하는 피해자의 역할로만 나와서 캐릭터 낭비가 심하다.

집안 어른들은 그나마 후반부에 활약하긴 하는데 크람푸스가 직접 나서는 시점에서 빛의 속도로 리타이어해서 결국 작중 인물 전원이 별 다른 저항도, 생존에 대한 발악도 해보지 못한 채 리타이어해서 캐릭터 운용이 안 좋다. 쓸데 없이 머릿수만 많을 뿐이다. 톰 일가, 하워드 일가 애완견까지 다 합쳐서 총 숫자가 13명이나 된다.

고대의 사악한 신적인 존재 앞에서 인간은 무력한 존재고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것을 통해 코즈믹 호러를 표현하고 싶었다면 성공적이라고 할 만 하지만, 인간이 너무나 무력한 존재로 묘사되고 예정된 파멸을 맞이해 반격의 재미를 포기한 것 같아 그 부분이 좀 아쉽다. (모든 저항, 생존을 무효화시키는 엔딩 내용 자체가 코즈믹 호러임을 방증한다)

의외라고 할 만한 점은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은 거의 안 나온다는 거다. 일부 인형 요정 디자인이 기괴해서 그렇지, 작중 인물들이 리타이어해도 죽는 걸 대놓고 보여준 게 아니라 상자 속 피에로 요정한테 잡아먹힌 거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크람푸스의 부하들에게 잡혀간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주인공이 어린 아이인 맥스란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가족용 호러 영화에 가깝다.

원작 코믹북은 크람푸스 일당에게 마을 사람들이 공격 받는 내용이라서 영화판과 전혀 다르다.

결론은 평작.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삼고 크람푸스를 소재로 삼은 가족용 호러 영화를 가장한 코즈믹 호러물로 고대의 사신 같은 크람푸스 묘사가 인상적이고 사악한 인형 요정들의 활약이 볼만한데.. 주인공 진영이 사람들 머릿수만 엄청 많지 제대로 된 저항도, 생존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하는 역할로만 나와서 반격의 재미가 떨어져 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비평과 흥행 양쪽으로 꽤 선전했다. 영화 평점으로는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65%, IMDB 평점은 6점대고, 제작비 1억 5천만 달러로 만들어 박스 오피스 흥행 수익 6억 1500만 달러를 거두어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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