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크리스마스 호러 스토리 (A Christmas Horror Story.2015) 요괴/요정 영화




2015년에 캐나다에서 그랜트 하비, 스티븐 호반, 브렛 셜리반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베일리 타운스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 기묘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하나의 전체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4+1개의 스토리로 나뉘어져 있는 옴니버스 구성을 띄고 있는데, 한 번에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고 있어서 편집 방식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1번 이야기를 하다가, 2번 이야기를 하고, 다시 1번 이야기를 하다가, 3번 이야기를 하고. 이런 식이라 스토리의 맥이 뚝뚝 끊긴다. 하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서 되게 산만하다.

감독은 셋이고 각본가는 다섯이나 되는 만큼 각자 따로 이야기를 만들었을 텐데 왜 그걸 나누어 분류하지 않고 억지로 하나로 묶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본작의 다섯 가지 이야기는 전부 독립된 스토리로 서로 연관성이 거의 없다. 등장인물로 언급이 되거나 살짝 얼굴을 비춘 경우가 있긴 하지만 해당 스토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본편 스토리는 부제가 따로 나오지는 않지만, 임의로 제목을 붙이자면 고스트, 체인즐링, 크람푸스, 산타 클로스 워킹 데드+크리스마스 라디오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스트편은 세인트 조셉 스쿨에 다니는 몰리, 벤, 딜런이 교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해 제한 구역이 된 지하실에 몰래 들어갔다가 떼몰살 당하는 이야기다.

배경이 학교 지하실인데 방 3개, 화장실 1개, 복도로 구성되어 있어 장소가 워낙 좁고, 미스테리의 실체에 접근하는 게 주인공 일행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드러난 게 아니라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방에서 잠만 자고 있는데 알아서 모든 게 밝혀져 이야기 자체의 한계가 금방 드러났다.

심령 스팟에 캠 카메라 들고 취재 갔다가 참사 당하는 걸 보면 블레어 윗치풍의 파운드 풋티지(페이크 다큐멘터리)물 같지만, 실제 본편 내용은 촬영의 중요성이 너무 떨어져 그냥 지박령한테 몰살당하는 귀신물에 가깝다.

귀신은 달랑 하나 뿐인데 실체를 드러내어 위협을 가해오는 건 맨 마지막의 일이고. 그 전까지는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환영처럼 보이는 게 전부라서 되게 싱겁다.

체인즐링평은 고스트편의 살인사건 때 충격을 받고 휴직을 한 전직 경찰 스캇이 아내인 킴과 아들 윌을 데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로 쓸 나무를 구하러 숲에 갔다가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나무를 베어 갔는데, 집에 돌아온 뒤에 윌이 어딘가 이상해지는 이야기다.

체인즐링은 요정의 인간 아이 바꿔치기 전설이다.

요정의 아기를 인간의 아기랑 바꿔치기 한 것으로,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짓을 일부러 해서 요정의 아기 스스로 자기 정체를 털어놓게 하거나, 겁을 주어 인간의 아기를 되찾는 이야기다.

그걸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인간 가정에 침투해 가정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요정으로 해석했다.

작중에 나온 요정은 트롤인데, 보통 판타지물의 몬스터를 떠올리기 쉽상이지만 본래 트롤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사악한 요정이다.

부부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게 아니라,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부부 관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아들의 모습을 한 요정 때문에 파멸에 이르러서 시종일관 불길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안겨준다.

특히 여주인공 킴이 작중의 상황이 체인즐링이란 걸 깨달은 시점에서 아들의 탈을 쓴 트롤과 대치할 때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호러 장르로 분류하면 차일드 호러물에 가깝고, 본편 스토리 4가지 중에 호러물로선 가장 볼만했다.

크람푸스편은 교장한테 학교 마스터키를 훔쳐서 몰리 일행한테 건네 준 딜런의 여자 친구 카프리가 이모댁으로 가족 여행을 갔다가 크람푸스와 조우해 위험에 처하는 이야기다.

크람푸스는 동유럽의 전설에 나오는 악마로 산타클로스의 숙적이자 안티테제로 몸에 사슬을 두른 채 커다란 자루를 들고 돌아다니며 나쁜 아이를 벌주는 악마다.

본작에선 카프리, 던컨 등 아이들이 잘못을 했지만 카프리네 가족 전원이 크람푸스의 타겟이 되어 설산에서 조난 당해 쫓기다가 하나 둘씩 잡혀 죽는 이야기로 크리쳐 호러물로 분류할 수 있다.

작중에 묘사된 크람푸스는 원전의 검은 반인반수 산양 악마가 아니라 눈처럼 새하얀 반인반수 산양 악마로 근육빵빵한 육체파로 나온다.

사슬을 던져 사람을 낚아채는 것 이외에는, 사람을 직접 죽이는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사람이 죽는 암시만 주지 죽는 장면은커녕 시체조차 묘사하지 않아서 완전 속 빈 강정이 따로 없다.

크람푸스에 대한 설정 자체도 되게 애매하게 만들어 놨다. 그냥 사람이 빡치면 크람푸스로 변한다고 퉁 치고 넘어가서 되다 만 늑대인간 같은 느낌을 준다.

산타클로스 워킹 데드편은 장난감 공장의 인부인 엘프들에게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요정 좀비가 되어 산타클로스를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엘프하면 반지의 제왕을 시작으로 한 판타지물의 종족이 생각나겠지만, 트롤과 마찬가지로 이쪽도 본래는 전설/민담의 요정이 원조다. 산타클로스를 돕는 일꾼 요정들이 대표적인 엘프 중 하나다.

본편에선 그 엘프들이 좀비가 되어 공격해오자, 산타클로스가 지팡이 창 한 자루 들고 산타무쌍을 펼쳐 좀비들을 척살하고 자신의 숙적인 크람푸스와 맞서 싸우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산타클로스가 근육질은 아니지만 거체에 육중한 몸을 가지고 있고 장난감 공장 여기저기서 습격해 오는 엘프들을 도륙하는데 좀비 액션물 특유의 호쾌함이 있다.

막판에 가서 크람푸스와 일기토가 벌어지는데 흡사 산타 복장을 한 야만용사와 산양 뿔 달린 크레토스가 박터지게 싸우는데 액션 연출 자체는 분량이 워낙 짧아서 그냥저냥이지만 이 둘의 대결 구도 자체는 비주얼적으로 꽤 멋지게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포스터 표지도 이 둘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아쉬운 건 산타클로스와 크람푸스의 장대한 대결로 마무리 짓는 게 아니라, 거기에 실은 큰 반전을 숨겨 놓았고 다섯 가지 이야기 중 오프닝/엔딩을 담당하는 크리스마스 라디오와 연결이 되면서 다소 맥 빠지는 결말이 나온다는 거다. (인디 게임 스카이힐, 스티븐 킹 원작의 소설/영화 나이트 플라이어가 떠오르는 엔딩이다)

결론은 평작.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공포 이야기 모음집 구성으로 파운드 풋티지(페이크 다큐멘터리), 차일드 호러, 크리쳐 호러, 좀비 등 4가지 장르가 들어 있어 구성만 보면 호러 영화 종합 선물 세트로 다양한 장르의 맛이 있지만.. 작중의 이야기가 다 독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옴니버스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 스토리로 이어붙여 놓는 바람에 이 이야기 하고 저 이야기 하면서 스토리의 맥이 뚝뚝 끊기고 시점 변화가 산만하기 짝이 없어 몰입하기 어려워서 편집이 엉망이라서 온전히 맛을 음미할 수 없는 작품이다.

제대로 옴니버스 방식으로 만들던가, 아니면 아예 각각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분리해서 TV 시리즈로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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