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믹스] 괴담도시 (2015) 2020년 웹툰



2015년에 기담 작가가 투믹스(구: 짬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시즌 3/총 66화로 완결된 공포 만화. 2015년에 다음 웹툰 리그에서 연재되었다가 같은 해에 짬툰(현: 투믹스)에서 정식연재됐다.

내용은 기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남자 고등학생 권의식이 실은 귀신을 볼 줄 알아서 귀신과 연관된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목인 ‘괴담도시’만 보면 도시 괴담 소재의 옴니버스 스토리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즌별로 하나의 메인 소재를 가지고 풀어 나가는 스토리툰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누군가 괴담을 이야기하거나, 괴담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귀신을 볼 줄 아는 주인공이 그 특성 때문에 괴기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는 것에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건이 주로 빵셔틀이나 성폭행 피해자가 억울하게 죽은 뒤 사건의 흑막에 의해 귀신으로 부활해 귀신 와이파이로 주살을 하거나, 사람을 조정해 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것 등 복수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저주 테러가 아니라 타겟을 확실히 정해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라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면 좀 무서움이 덜하다.

그나마도 사실 시즌 1 와이파이 셔틀편에서 호러에 집중하지. 시즌 2 손톱정리편과 시즌 3 마지막 이야기편으로 넘어가면 퇴마물로 변모한다.

권의식이 고양이 귀 정령 같은 모습을 한 신칼을 만난 시점에서 원귀들을 성불시킨다는 목표가 생기고. 또 사건의 흑막이 구사하는 능력은 거의 초능력 수준에 가깝게 묘사된다.

문제는 이게 너무 판타지스러워서 호러 색체가 옅어졌다는 점이다.

퇴마물의 관점에서 보면 밀도가 떨어진다. 권의식은 신칼을 소유했고 귀신을 볼 줄 알지만 별 다른 퇴마술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퇴마사 캐릭터도 아니라서 포지션이 애매한 편이라 활약다운 활약을 하지 못한다.

이야기 자체가 퇴마보다는 캐릭터 간의 관계 설정과 갈등 해소, 떡밥 회수에 치중해서 호러 색체가 옅은 것뿐만이 아니라 퇴마 색체도 희미하다.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그렇게 장르보다 캐릭터에 집중한 결과. 작중에 던진 떡밥은 전부 회수됐고 모든 인물 갈등 요소가 해소되어 해당 캐릭터들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다는 것 정도다.

그리고 시즌 1 내내 혼자 두려움에 떨고 상황을 방치하던 권의식이, 나중에 갈수록 귀신의 위험에 노출된 주변 사람들을 구하려고 노력하면서 점차 성장하고. 여주인공 한지혜와의 커플링도 무난히 진행해서 결실을 맺으니 그건 괜찮았다.

작화는 배경은 건실하게 그려 넣는데 인물 묘사의 디테일이 떨어진다. 각도, 구도에 따라 얼굴이며, 손가락이 어색하게 보일 때가 많다.

기본 컷 구성을 위에서 아래로 일렬로 나열해서 좀 단순하지만 가독성은 나쁘지 않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시즌 1 한정으로 특이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 권의식이 일상을 볼 때와 일상 속에서 숨은 귀신을 목격할 때의 컬러가 달라진다.

일상의 사람들이 풀 컬러로 채색된 반면. 귀신이 보이는 시야에서는 색깔이 사라져 회색 톤만 남고. 귀신 자체도 단색으로 진하게 표현되며 형체의 재질이 일반적인 귀신의 투명함이 아니라 액체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묘사되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RPG 게임의 속성으로 치면 기존의 귀신 묘사가 바람 속성이면, 본작의 귀신은 물 속성이랄까)

그런 색 변화에 맞춰 배경 색깔도 검게 변해서 귀신 시야의 깊고 어두운 공간의 느낌을 잘 살렸다.

아쉬운 건 그런 게 다 시즌 1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인데, 귀신을 본다는 게 더 이상 특별한 설정이 아니게 된 시점에서 특유의 연출도 사라지고 말았다.

결론은 평작. 호러에 집중한 시즌 1은 귀신의 저주 타겟이 딱딱 정해져 있고, 희생자들이 죽어야 할 이유가 워낙 명확해 감정 이입의 측면에서 볼 때 호러물로서의 무서움은 덜하지만, 귀신을 볼 줄 아는 주인공의 특성을 잘 살린 귀신이 보이는 시야 연출 방식 덕분에 본작 만의 개성이 있었는데.. 본격 퇴마물로 바뀐 시즌 2부터 시즌 3까지는 너무 캐릭터에 집중하느라 퇴마 장르의 밀도가 떨어져 결국 호러와 퇴마. 그 어느 쪽도 되지 못한 어중간한 작품이다.

호러와 퇴마는 두 마리의 토끼가 아니다. 한 마리 토끼라서 한 번에 잡아야 된다.


덧글

  • 기담 2016/12/28 16:53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본작을 그린 기담입니다. 써주신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꼼꼼이 보시고 단점을 알기 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ㅎ 덕분에 더 좋은 작가로 거듭날 수 있는 조언들을 얻어 갑니다.
  • 잠뿌리 2016/12/29 20:23 #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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