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믹스] 시발 괴담 (2016) 2020년 웹툰


 
2016년에 강산 작가가 투믹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12월을 기준으로 19화까지 올라온 공포 만화.

내용은 악플 때문에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서 스토리를 짜내느라 끙끙 앓던 공포 웹툰 작가가 이야기를 하는 것,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저주를 받는 괴담을 소재로 웹툰을 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을 그린 강산 작가는 다음 웹툰에서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는데 SF 코믹 만화인 ‘마지막 5일’, ‘지구 전세냈냐’, 코믹 복싱 만화인 ‘펀치 로드’, 코믹 드라마인 ‘마음을 주세요’ 등등 코믹 장르에 주력하다가, ‘괴담 콜렉터’를 통해서 본격 호러 장르에 입문했고, 투믹스에서 발표한 이번 작품 역시 호러물이다.

타이틀 시발 괴담의 ‘시발’은 언뜻 보면 욕의 순화된 말 같지만 실제로는 일이 ‘첫 출발 지점/처음 시작되는 계기’를 뜻하는 시발점의 시발(始發)이다. (욕과 시작의 동음이의어를 노린 언어유희로 지은 제목이 아닐까 싶다)

괴담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괴담을 듣는 것만으로도 저주에 걸린다는 슬로건은 오노 후유미의 괴담집 괴담백경의 100번째 이야기인 ‘잔예 ~살아서는 안되는 방~’이 떠오르게 하지만, 본작은 사실 그게 메인 설정은 아니고 특정한 주제, 목표가 없는 옴니버스 스토리다.

매 에피소드 후기를 보면 작가가 일상에서 본 사진 혹은 풍경, 사물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또 아이디어를 얻을 만한 기이한 사진 모집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나온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이야기 자체의 오리지날리티는 그리 높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공포 영화나 공포 드라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에피소드가 몇몇 보인다.

이를 테면 ‘폐가’편은 ‘파라노말 액티비티’류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분노 조절 장애는 에드가 앨런 포우의 검은 고양이. 거울동화는 ‘거울 속으로’. 이상한 남편은 ‘분리인간(국내 출시명: 보디 파츠)’등이다.

다만, 이게 아이디어를 얻은 정도고 본편 내용 자체는 전혀 다르다.

각 에피소드는 짧게는 1편. 길어도 2편으로 끝나기 때문에 에피소드별 평균 분량이 적은 관계로 이야기 시작과 전개는 그럴듯해도 결말이 좀 싱겁거나 혹은 급하게 끝나는 경향이 있다.

본래 괴담의 결말이 모호할 때가 많다고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한 편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이 좀 떨어질 때가 있어서 스토리 밀도가 좀 떨어진다.

이야기 자체로 무서움을 주기 보다는, 살인마나 귀신 출몰 등 공포의 포인트가 될 만한 몇몇 장면만 힘을 주어 묘사해 깜짝 놀래키고 끝나는 느낌을 주는데.. 이게 공포물에 내성이 적은 사람이 볼 때는 흠칫 놀랄 수 있지만 공포물에 내성이 강한 사람이 보면 좀 허무하게 느낄 수도 있다.

몇몇 에피소드는 설정이나 상황이 그럴 듯해서 좀 더 이야기를 진행해도 좋을 것 같은데, 무리하게 짧게 끝내서 이야기가 중간에 뚝뚝 끊어질 때가 있다. 결말이 깔끔한 에피소드가 몇 개 안 된다.

작화는 평범하다. 인물은 평범하고 배경은 나름 충실한 편이며, 컬러는 공포물이라 좀 어두운 느낌을 준다. 일부 연출적인 부분에서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분노 조절 장애’편에서 조명의 깜빡임에 따라 주변이 밝아질 때 드러나는 죽은 고양이의 환영, ‘유체이탈’편의 꼬마 귀신 흔들거리는 씬 등등이다. 플래시 기반의 애니메이션 연출로 과거 네이버에서 호랑 작가가 그린 옥수역 귀신, 봉천동 귀신 등에 쓰인 것과 같은 기법으로 웹이기에 가능한 연출들이다.

웹툰 만이 가능한 기법을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근데 인터넷 짤방 패러디씬들은 어쩐지 좀 어색하게 다가온다. 정확히는 ‘유체이탈’편 초반에 나온 씬들로 ‘달라졌어요 게임만 하는 아들’과 ‘이건 사야만 해!’인데 본작 자체가 웃음기 싹 지운 공포물이고. 에피소드 전반적으로 인터넷 짤방 패러디를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갑자기 그런 게 나오니 안 어울렸다.

결론은 평작. 타이틀에 괴담이 들어가지만 도시/학교 괴담보다는 공포 영화/드라마에 영향을 많이 받은 공포 이야기로, 옴니버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에피소드별 분량이 워낙 짧아서 결말이 모호하게 끝날 때가 많아서 스토리의 밀도가 떨어지는데 스토리의 밀도가 떨어지는 게 좀 아쉽지만.. 그림 연출적인 부분에서 웹툰 만이 가능한 플래쉬 효과 기법을 적극 활용한 건 좋았던 작품이다.


덧글

  • 샹크스징 2017/02/13 09:26 # 삭제 답글

    아이 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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