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 : 저주의 시작 (Ouija: Origin of Evil, 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2014년에 스틸즈 화이트 감독이 만든 ‘위자’의 후속작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했다.

내용은 1967년 미국 LA의 한적한 교외 마을에서 가짜 강령술로 고객들을 등쳐먹으며 살던 과부 앨리스 잰더가 리나 잰더, 도리스 잰더 등 두 딸과 함께 살다가 새로운 사기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위자 보드를 사왔는데 절대 혼자 해서는 안 된다는 위자 보드의 룰을 어긴 막내 딸 도리스의 몸에 악령이 씌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에서 여주인공 일레인이 위자 보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정신병원에 가서 과거 위자 보드 사건의 생존자인 리나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씬이 있는데. 본작은 그때 리나가 일레인에게 들려 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일레인이 사는 집은 리나가 사는 집과 같은 곳이고, 일레인 일행이 위자 보드를 하다가 불러낸 입이 봉해진 소녀의 유령 도리스가 왜 그렇게 됐는지 사연이 밝혀지는 것이라 작품 사이의 연관성이 깊다.

전체 러닝 타임은 99분인데 전반부 약 40분 동안은 밤에 잠 잘 때 이불 잡아당기는 거나, 검은 그림자의 환영이 어른거리는 소소한 심령 현상이 발생한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일 없이 잰더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좀 지루한 편이다.

평범한 가족이 집 자체 혹은 어떤 물건 때문에 초자연적인 현상을 접하고 막내딸이 악령이 들려서 신부를 호출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참극을 맞이하는 게 본편 스토리 요약본인데 이게 하우스 호러물의 클리셰라서 스토리 자체가 식상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위자 보드의 악령이 도리스에게 빙의되는 씬을 기점으로 악령 들린 도리스에 의해 참극이 빚어지는 후반부 전개는 전반부의 지루함을 한 번에 날려 보낼 정도로 분위기가 싹 바뀐다.

보통, 빙의 소재가 들어간 작품은 악령의 실체 혹은 빙의 당한 사람이 마각을 드러내는 게 극후반부 전개라서 영화 끝나기 전에 몰아치는 반면. 본작은 중반부부터 악령의 실체를 보여준 다음 악령 들린 도리스의 존재를 대놓고 드러내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작중 인물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등 뒤, 벽, 천장 구석 등 여러 장소에서 눈이 뒤집혀 흰자위를 드러낸 도리스가 등장해 입을 쩍 벌린 채로 다가와 영적 공격을 가해서 꽤 위협적으로 묘사된다.

도리스의 몸에 씌인 위자 보드의 악령은 말로서 상대를 저주하고 조종해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괴성을 질러 소닉붐으로 표적을 쳐 날리거나 저주의 언령을 쏟아 부어 ‘목소리’가 영적 능력의 핵심으로 나와서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저주의 언령이 목소리가 미치는 소리의 범위형 공격이 아니라, 접촉을 통해 표적의 귓가에 속삭이는 설정이라서 이 연출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게 어떻게 보면 아무런 말도 없이 다가와 째려보는 사다코나 제대로 된 대사 한 마디 없이 꺽-꺽 거리며 기어와서 얼굴을 들이미는 가야코로 대표되는 J호러를 기반으로 한 귀신 묘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전작은 캐릭터 운용이 엉망이었지만 본작은 조금 나아졌다. 최소한 왜 나왔는지 모를 캐릭터는 없다. 모두 저마다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크고 작은 역할을 맡고 있어서 각자 밥값은 충분히 하고 있다.

이를 테면 앨리스는 미망인으로 두 딸을 키우며 심령 사기로 돈을 버는데 심령 현상을 믿지 않다가 도리스의 영능력이 개화된 이후 바로 믿어주고 그걸 통해 돈벌이를 하며 학교 신부인 톰 호건과 썸을 타고. 리나는 어머니와 다르게 동생의 능력에 위화감을 느끼며 초자연 현상을 부정하며 톰에게 도움을 청하며, 도리스는 위자 보드를 하다가 영능력이 개화되지만 악령에 씌여 참사의 원흉이 되고, 마이키는 리나의 남자 친구로서 첫 번째 희생자가 된다.

작중 여주인공 리나 잰더 배역을 맡은 배우인 애너리지 바쏘는 본작의 감독 마이크 플래너건이 이전에 만든 하우스 호러물 ‘오큘러스’에서 어린 카일리 역으로 나와서 낯익은데, 사실 본작을 하드캐리한 건 리나가 아니라 리나의 여동생인 도리스 잰더 배역을 맡은 룰루 윌슨이다.

아역 배우지만, 연기력이 출중해 악령 들린 도리스 역을 워낙 잘 소화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장 떨리게 만든다.

올해 나온 호러 영화 중에서는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의 딸로 악령에게 빙의 당한 소녀 효진 배역을 맡은 김환희에 견줄만하다.

시리즈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관계로 약속된 저주의 배드 엔딩이 나오는 관계로 작중 인물이 무력하게 당하기만 해서 작중 인물 중에 튀는 인물이 전혀 없고, 사건이 온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기 때문에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결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스토리 구성과 진행의 자유도가 낮은 게 시리즈물 본편의 기원을 다루는 프리퀼의 한계인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전반부는 기묘한 이야기 느낌의 일상물이라 좀 지루한데 악령의 실체가 드러난 중반부를 기점으로 후반부 내용은 공포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하면서 악령 씌인 소녀 도리스가 작품 자체를 하드캐리하면서 호러물에 충실하며, 악령 들린 사람의 저주 언령이 영능력의 핵심이 된 게 신선하게 다가오고 캐릭터 운용도 괜찮았지만.. 다소 식상한 소재와 정해진 결말로 인하여 스토리의 자유도가 낮은 프리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훨씬 볼만한 후속작이다. 프리퀄이라 시리즈의 기원을 이야기하니 이 작품을 먼저 보고 전작을 봐도 무관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는 쿠키 영상이 있다. 전작인 위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다.

덧붙여 룰루 윌슨은 2017년에 개봉 예정인 데이비드 F.샌드버그 감독, 제임스 완 제작의 애나벨 2에서 조연으로 나올 예정이다.

추가로 이 작품은 전작만한 속편은 없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했다. 제작비는 약 900만 달러인데 흥행 수익은 약 8000만 달러로 제작비의 9배 가까운 수익을 거두었고, 비평적인 부분도 전작보다 더 낫다는 평가와 함께 호평을 받아서 꽤 성공했다.

로튼 토마토 지수가 전작은 달랑 7%인데 본작은 82%까지 올라갔었지만, 제작비 대비 흥행 성적 자체는 전작인 위자가 압도적으로 높다. 위자는 제작비 500만 달러로 1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덧글

  • 루트 2016/11/28 21:05 # 답글

    데이비드 F.샌드버그가 애나벨2를 맡는군요. 감각이 나쁘지 않게 좋은 감독이기 때문에 이것도 소모포어징크스를 극복할 공포영화가 되지 않을까...
  • 잠뿌리 2016/11/30 20:25 #

    애나벨은 사실 1편이 졸작이라서 2편이 나온다고 해도 더 떨어질 구석이 없는 작품이긴 합니다. 1편보단 좀 낫길 바라는 작품이죠.
  • 역사관심 2016/11/29 23:40 # 답글

    이 포스팅과 라이트아웃 포스팅을 같이 읽었는데, 역시 후자부터 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잠뿌리 2016/11/30 20:26 #

    라이트 아웃은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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