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숨 (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6년에 이두환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아프리카 TV에서 공포 방송을 진행하는 BJ 야광과 박PD가 레전드 방송을 위해 자극적이고 위험한 공포 소재를 찾아다니던 중, 무인도인 자영도에서 벌어진 굿판을 본 후. 실종된 여고생의 혼숨 영상 제보를 받고서 여고생 혼숨 실종 사건의 벌어진 에이 플러스 독서실에 찾아갔다가 거기서 아프리카 TV 방송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아프리카 TV 생방송을 소재로 하고 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보다는 ‘블레어 윗치’ 스타일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조사하다가 영적인 존재와 조우해 떼몰살 당하는 전개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장르 자체는 좀 식상한 편이다.

20세기 때는 블레어 윗치, 21세기에는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저예산 대비 빅히트를 쳐서 이런 장르의 호러 영화가 양산되었기 때문이다.

본작도 장르적으로 보면 양산품에 속한다. 하지만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점도 꽤 있다.

아프리카 TV의 BJ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아프리카 TV 생방송을 메인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이게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관점에서 보면 꽤 신선한 발상이다.

아프리카 TV의 특징상 화면 우측에 채팅창이 상시 열려 있어 시청자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아프리카 TV의 방송 방식에 대한 고증이 잘 되어 있어서 그 묘미를 잘 살렸다. (별풍선, 쪽지 대화, 채팅창 얼리기 등등)

실제 아프리카 TV 방송과 비교하면 화질이 너무 선명하고 좋아서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의 리얼한 색체는 옅지만 영화란 걸 인식하고 보면 문제가 없다.

영화적으로 다양한 시점을 묘사하기 위해 선택한 게 메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에이 플러스 독서실 건물 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심지어 카메라를 부착한 드론을 공중에 올려 보내 상공에서 촬영한 시점까지 들어가 있다.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카메라맨의 시점과 카메라를 직접 든 주인공 시점에 의존해 시점의 제한이 컸던 걸 생각해 보면 본작은 그런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다.

문제는 아이디어까지만 딱 좋았다는 거다.

애석하게도 호러물에 적합하지 않은 캐릭터가 블랙홀처럼 주위의 모든 걸 빨아 들였고, 아프리카 TV 만큼이나 잘 살렸어야 할 또 다른 메인 설정인 혼숨에 대한 중요도와 묘사의 밀도가 낮아서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주인공 BJ 야광은 류덕환이 배역을 맡았는데 배우 자체의 연기력은 나무랄 곳이 없지만 캐릭터 자체가 좀 문제가 있다.

캐릭터 설정이 약간 나르시즘이 있고 평소 겁이 없어서 놀라는 리액션을 거의 하지 않는다. 혼숨의 부작용이 드러난 극후반부를 제외하고 작품 전반에 걸쳐 겁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공포물로서 몰입하기 되게 어렵다.

뭔가 아프리카 BJ의 특성 중의 일부인 경망스러움과 자화자찬 성격만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아프리카 BJ란 설정만을 강조하고, 아프리카 BJ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이란 사실을 망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작위적으로 다가왔다.

그게 공포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흔들었다. 아무리 페이크 다큐멘터로서 픽션 같은 느낌을 주는 걸 지향한다고 해도. 겁 없는 주인공 캐릭터 원 탑 체재는 극의 긴장감을 밑도 끝도 없이 떨어트린다.

주인공이 겁이 없다면, 겁이 많은 캐릭터가 보조를 해줘야 되는데 그 역할을 맡아야 할 박PD가 항상 밖에만 있고. 안에서는 야광 혼자 행동을 하면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니 캐릭터 간에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 작품은 실제 공포 컨셉을 잡은 아프리카 BJ 방송보다 훨씬 나은 환경, 상황, 소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문제로 인해서 공포도가 아프리카 BJ들이 폐가 탐험하는 것보다 못한 수준이 됐다.

캐릭터보다 더 큰 문제는 혼숨 설정이다.

본래 혼숨은 나홀로 숨바꼭질(ひとりかくれんぼ)이라고 해서 2009년 2월 경에 2CH 오컬트 게시판에 올라온 강령술로 일본의 현대 인터넷 괴담이다.

당시 꽤 흥한 괴담이라서 각종 소설/만화/영화 등에서 즐겨 쓰이는 소재가 됐는데 지금은 벌써 나온 지 7년이 지난 괴담이라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

물론 아프리카 TV 같은 BJ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어지간한 공포 컨셉 BJ는 다 해봤고 또 그게 방송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소재 자체가 식상하다.

소재를 잘 살려도 식상함의 문제 때문에 재미의 한계가 있는데, 본편 내에서 혼숨은 사건의 발단 역할만 할 뿐.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설정이 되지 못했다.

혼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프리카 TV 방송이 중요해서 방송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만 모든 심력을 기울여서 그렇다.

혼숨하다 악령에 씌인 여고생의 존재와 행적에 포커스를 맞추는 바람에 혼숨 악령의 위협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아서 공포 포인트를 놓쳤다.

거기다 혼숨 악령의 실체도 밝혀지지 않은 채 끝까지 미스테리한 존재로 남아서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결론은 평작.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아프리카 TV 방송을 접목시킨 아이디어 좋고 주연 배우의 연기도 괜찮지만, 호러물에 적합하지 않은 겁 없는 캐릭터의 작위적인 설정이 극의 긴장감을 뚝뚝 떨어트렸고, 혼숨에 대한 묘사가 부실하고 메인 설정으로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완성도가 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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