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키메 (のぞきめ.2016) 2016년 개봉 영화




2012년에 카도카와 서점에서 미쓰다 신조가 발표한 동명의 호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2016년에 미키 코이치로 감독이 영화로 만든 작품. 전 AKB 48의 1기 멤버 이타노 토모미가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보도국에서 제작부에 근무 중인 신입 AD 미시마가 편집 작업을 잘 못해서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고 홀로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하게 됐는데 보도부의 요청으로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나갔다가 로코부 언덕에 MT을 갔다오던 중 저주를 받아 죽은 유타로 사건을 보도하여 보도 부장에게 호평을 받고서, 해당 촬영 때 찍은 의문의 살인 사건에 대해 취재하라는 비공식적인 지시를 받고 공포 소설가를 꿈꾸는 남자 친구 신지와 함께 취재 여행을 떠나서 로코부 언덕의 망령과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소설 원작은 작가인 미쓰다 신조 본인의 작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됐고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본작은 오리지날 캐릭터를 등장시켜 주인공으로 삼았다.

본작은 전형적인 J호러로서 ‘저주의 희생자<저주의 연쇄<사건을 조사하던 중 저주 받은 주인공<저주를 풀기 위해 노력<원혼의 사연을 듣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냄’의 태그 트리를 타고 있다.

기본 스토리 라인이 여기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아서 굉장히 식상하다.

여주인공 미시마는 전 AKB 48 소속 이타노 토모미가 배역을 맡았는데 상당한 발연기를 선보인다. AKB 48 멤버가 주연으로 나오는 호러 영화 중에 상당수가 망작인데 이 작품도 거기에 속한다. 단순히 이타노 토모미의 아이돌 가수로서의 인기에 편승하려고 한 것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연기력이 너무 나빠서 작품을 하드캐리할 수 없었다.

연기력이 나쁜 것과 또 별개로 영화 속 캐릭터 자체도 되게 포지션이 되게 애매하다.

사건 조사를 적극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저주를 받아 피해 받는 걸 무력하게 보고만 있는다.

주인공이 직접 나서서 밝혀내야 할 사건의 진상 대부분은 작중 중요 NPC가 술술 털어 놓아 거의 다 알려주고, 주인공이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는 막판 전개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노조키메가 보여주는 과거의 사건이 재현 드라마마냥 눈앞에서 펼쳐지는 걸 보기만 하니 진짜 작중에서 하는 게 없어도 너무 없다.

이것은 주인공 설정 자체가 숙련된 기자가 아니라서 무슨 활약을 어떻게 넣을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문제도 있다.

본작에 나오는 노조키메는 순례자의 망령으로 순례 여행 도중 토모라이 마을에서 노잣돈을 노린 마을 사람에게 끔살 당해서 원령이 된 것으로 나온다.

기존의 J호러 장르의 원귀와 주살로 사람을 죽이는데 특이점이 있다면 사안(死眼)을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노조키메라는 말 자체가 ‘엿보는 눈/엿보는 여자’란 뜻이 담겨 있어서, 작중에 나온 도리야마 세키엔의 화도 백귀야행 스타일의 삽화에서도 외눈을 가진 거대한 도깨비/수십 개의 눈동자 형태의 요괴로 그려졌다.

종 소리와 함께 순례자(수행승)차림으로 홀연히 나타나 시선을 마주 한 사람은 무조건 저주를 받고, 저주의 희생자는 언제 어디서든 틈 사이로 노조키메의 엿 보는 시선에 시달려야 한다. 노조키메의 엿보는 시선을 마주한 순간 검은 진흙과 소녀의 망령을 기반으로 한 환영에 시달리다가 허리가 뒤틀린 채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작중 노조키메가 사안을 발동할 때 눈을 크게 뜨는 게 CG 티가 너무 많이 나서 되게 구리지만, 그래도 어쨌든 저주의 전개 방식을 시선으로 설정한 건 나름 신선했다.

다만, 환각에 시달리던 저주의 희생자들이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하는 대처 방식은 이런 장르의 클리셰라고 봐야 할 만큼 흔한 내용이었고, 실제 바디 카운트가 2~3명 밖에 안 되는 관계로 저주의 위협과 침식 과정을 자세히 다루지 않고 대충 넘어가서 저주 공포 묘사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후반부에서 노조키메가 망령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의 사연이 드러나고 그걸 동정적으로 묘사해서 공포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더니, 결말 부분에서는 노조키메가 망령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내어 뒤통수를 치니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다.

도대체 이걸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노조키메가 존나 사악한데 실은 불쌍한 귀신이었다? 아니면 조키메가 존나 사악해서 불쌍한 척 연기한 것뿐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간에 반전에 집책하여 개연성을 상실한 것이라 좋게 볼 수가 없다. 신파극이든, 반전이든 둘 중 하나를 넣어야 되는데 둘 다 넣느라고 무리수를 던진 거다.

전반부에서 실컷 저주로 사람 괴롭혀 죽이던 망령이 사실 존나 불쌍한 존재라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기구한 사연이 있다고 접근하는 건, 한국의 K호러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문제인데 이걸 J호러에서 보니 진짜 이쪽도 완전 퇴보됐다는 게 느껴졌다.

결론은 비추천. 소설 원작에 나오지 않았던 여주인공이 캐릭터 자체가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해서 쓸모가 없고, 해당 배역을 맡은 이타노 토모미의 발연기가 너무 심각해 캐릭터 운용 이전에 메이킹 자체가 실패한데다가, 저주 공포 묘사의 밀도가 낮아서 시선으로 죽인다는 거창한 설정에 비해 볼거리가 적고, 망령의 기구한 사연에 초점을 맞춰 동정적으로 묘사하다 별안간 뒤통수치는 찝찝한 엔딩 때문에 감동도, 개연성도 없는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남자 주인공 신지의 풀 네임은 ‘미츠다 신지’로 소설 원작자인 ‘미츠다 신조’ 작가를 캐릭터화시킨 것이고, 실제로 에필로그에서 신지가 맹인 작가로 공포 소설 발표한 게 노조키메이며, 서점에서 진열된 책은 노조키메 원작 소설판이다.

이 작품에 남은 유일한 게 소설 원작자가 자신과 자기 작품(원작 소설) 광고 했다는 것 밖에 없다.

덧붙여 작중 인물이 집안의 틈을 죄다 테이프로 막아 놓고 공포에 떠는 것도 이미 한 번 나온 바 있다. 2004년에 나온 ‘일본의 무서운 밤’이란 작품으로 여기 수록된 다섯 가지 에피소드 중. 츠루타 노리오 감독이 만든 ‘틈’ 에피소드 내용이 방안에 있는 모든 틈을 껌 테이프로 봉하지만, 미처 테이프를 붙이지 못한 틈에서 귀신이 나타나 잡아가는 이야기다.

추가로 이 작품 시사회 때 영화 관련 사은품 증정한 게 눈깔 스티커, 눈깔사탕, 노란 박스 테이프였다. 저렴하지만 영화 본편과 관련이 있는 아이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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