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믹스] 손 (2016) 2018년 웹툰



2016년에 이종권 작가의 원작 소설을. 신진우 작가가 글, 이동현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코미컬라이징해 투믹스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년 11월을 기준으로 19화까지 올라온 호러 만화.

내용은 주인공 부부가 잠을 자던 중, 남편이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실 변기 속에서 거대한 팔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는데, 그 팔이 스스로 움직여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편 스토리 전개가 시작부터 좀 부자연스러운 게 눈에 걸린다.

화장실 변기에서 튀어 나온 커다란 손을 보고 손의 주인이 화장실 변기에 빠져서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닐까 생각하며 119에 전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119 전화를 끊자마자 갑자기 올라온 아파트 경비가 주인공이 바지에 오줌 싼 거 보고 119에서 주인공보고 정신착란 증세가 있다고 말한 걸 납득하면서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하는 것 등등 극 전개가 작위적인 걸 넘어서 부자연스럽다.

주인공이 119에 전화하고, 아파트 경비가 올라오고, 119 구급대원들이 주인공 집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라서 극 전개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지만 화장실에 갇혀 화장실 변기 속 팔과 대치하는 메인 스토리에 돌입하면, 본작만의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화장실 변기 귀신으로 추정되는 존재가 나오는 인트로씬만 보면 귀신물인 것 같았고, 타이틀인 ‘손’을 보면 잘린 손이 스스로 움직여 사람을 해치는 손 소재의 호러물이 생각났는데.. 막상 보니 기존의 손 호러물보다는 괴물의 성격이 더 강해서 크리쳐물에 가깝다.

보통, 손 호러물에서 잘린 손의 기준은 최대 손목 부분까지고 손가락을 발가락처럼 사용해 바닥을 기어서 스물스물 움직이는 반면. 본작은 손목을 한참 지나 팔 전체가 이어져 있고 화장실 변기 속에 딱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모습과 성질이 전혀 다르다.

블리자의 RTS 게임인 스타 크래프트로 비유하자면, 기존의 손 호러물의 잘린 손이 ‘드론(일벌레)’라면, 본작에 나오는 화장실 변기 속 팔은 ‘성큰 콜로니(점막군체)’다.

잘린 손의 공격 포인트가 목 조르기, 나이프/권총 등의 무기 사용, 표적의 손을 잠식하는 것 정도인데 잘린 팔은 목을 조르는 수준이 아니라 뒤틀어 버리고 휘두르기, 잡기도 가능해서 더 위협적이다.

실제로 작중에서 화장실 변기 속 팔은 공격 범위 내에 있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해 잔혹하게 살해하기 때문에 호러물답게 살벌하게 묘사된다.

디자인만 보면 일본 학교 괴담의 측신. 한국 학교 괴담에선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귀신인데 얕보면 큰코 다치는 수준이 아니라 요단강을 건너간다.

단순히 화장실 변기 속 팔에 대한 공포만 다룬 게 아니라, 그 정체에 대한 의문을 던짐으로서 미스테리물의 성격도 띄고 있다.

화장실 변기 속 팔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충분히 제공하며 화장실에 갇혀 있는 배경 설정과 한정된 물건을 적절히 사용해 주인공이 대처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순도 100% 공포물은 아니고 등장 인물 설정, 인물 간의 관계, 리액션 등에 약간 개그가 들어가 있어 호러 코미디물의 성격이 강해서 B급 호러 영화의 색체가 강하다.

화장실 변기 속 팔에게 죽거나 혹은 공격당한 사람의 몸에서 새로운 팔이 튀어 나와서 전염성까지 갖춰 상황을 점점 더 악화시키는데 이게 좀비물보다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 같은 느낌에 더 가깝다.

작화는 무난하다. 주요 배경이 화장실로 한정되어 있지만, 구도와 시점에 따라 다각면에서 그려 넣어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인물 시점과 구도도 다양한 편이고, 화장질 변기의 팔에게 공격받을 때의 액션씬도 생각보다 꽤 박력이 있어서 크리쳐물에 걸맞다.

인상적인 씬은 화장실 변기의 팔이 위로 솟구쳐 올라서 작중 인물들을 내려 보는 듯한 시점 묘사. 그리고 전방위 시점을 그릴 때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장면을 그릴 때다.

작중 인물의 시야 범위만 중심에 둔 게 아니라 마치 카메라로 작중의 상황을 촬영하는 것처럼 묘사를 해서 영화 같은 느낌도 준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도입부의 부자연스러운 상황과 급전개가 약간 눈에 걸렸지만, 본편 돌입 후 본격적인 크리쳐물로 진행되면서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해 지고, 배경이 화장실로 한정되어 있으나 구도, 시점이 다양하고 입체적인 화면 묘사가 영화를 보는 느낌을 줘서 B급 호러 영화 감성이 충만해서 고유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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